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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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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4월 20일 00시 08분 등록
비 오고 제법 큰 바람이 붑니다. 꽃가루받이를 마치지 못한 꽃들의 외로운 낙화를 염려합니다. 비바람 거세지니 문득 그리워지는 나무가 있습니다. 백두산. 해발 1800~2100m 지점에 형성되는 수목한계선(Timber line)의 최전방을 지키고 있을 사스래나무입니다.



연구자들에 의하면 사스래나무는 혹독한 추위와 강풍을 세상에서 가장 잘 견디며 살 수 있는 낙엽활엽수라 합니다. 그 안으로 전나무를 비롯한 침엽수가 숲을 이룹니다. 사스래나무가 전나무의 울타리 노릇을 하며 바람막이가 되어 주는 셈이지요. 강풍에 가지가 꺾이고 잎이 찢기면서도 자신의 생을 구불구불 살아내는 사스래나무는 그래서 제 부모님을 닮은 듯도 하고, 척박한 토양에 두 발을 딛고 가난하지만 따뜻한 삶을 사는 우리 이웃들을 닮은 듯도 합니다.



그런데 이 전나무가 사스래나무의 영역을 빼앗는 모습에 마음이 아픕니다. 둘이 서로 인접해 있다보니 전나무의 씨앗이 왕왕 사스래나무 숲에 떨어져 발아하게 되는데, 어린 전나무는 사스래나무를 바람막이 삼아 무럭무럭 자라게 됩니다. 왕성한 식욕으로 본래 높이 자라는 전나무는 어느 순간 사스래나무의 키를 추월합니다. 이때부터 사스래나무는 햇빛을 빼앗기고, 양분도 양보해야 하는 신세가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의 자리를 조금씩 내어주며 밀려나게 되지요.



하지만 상생의 조화를 찾지 못하면 망하는 것이 섭리인 법. 결국 전나무의 지나친 욕심으로 사스래나무 군락이 사라지면 더 이상 그들의 바람막이는 없게 되고, 강풍에 꺾이고 뽑혀 나갈 운명이 고스란히 그들에게로 향할 겁니다. 숲에도 조화와 균형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조화와 균형은 숲에만 필요한 것이 아닐 겁니다. 규모와 효율의 이름을 빌어 왕성한 식욕으로 더 많이 차지하려 드는 인간들에게도 사스래나무-전나무 이야기는 강렬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 아닐지요.



비오고 큰 바람 부니 사스래나무를 닮은 사람들과 한 잔 하고 싶어집니다.
IP *.189.23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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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석
2006.04.20 13:07:35 *.199.134.109

안녕하세요? 김용규님. 꽃과 나무를 보면 그저 좋아만 했지. 이렇다 할만한 지식이 없는 저는, 오늘 김용규님의 편지를 보고 난 후에는 조금씩 꽃과 나무에 대해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알아야 제대로 아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 거지요. 계속해서 님의 '나무사랑'을 기대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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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놈
2006.04.21 18:57:01 *.237.208.151
한명석님, 안녕하세요? 김용규 입니다.
저도 요즘 나무를 공부해 가는 과정입니다. 참 즐거운 공부더군요.
한명석님의 나무 공부도 즐거움으로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따뜻한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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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기원
2006.04.25 05:46:14 *.190.243.167
용규님 나무을 닮고 싶어서 성도 숲으로 바꿨습니다.
나무에대한 이야기 많이 동감하고 있습니다.
다음편도 또 기대하겠습니다.
늘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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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놈
2006.04.27 11:22:33 *.237.208.151
숲기원님...^^
나무에 대한 이야기 공감하며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숲기원님은 이미 무성한 영혼의 숲을 이루신 분이셔요.^^
더 많이 배우겠습니다.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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