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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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이 내린 폭우에 놀란 것이 나 혼자만은 아니었나보다. (중략) 그러고 보면 모든 것에는 다 이유가 있을 것 같다. 맑은 하늘에 느닷없이 비가 내리는 것도 미처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이유가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너그러워진다. 이미 오래전의 어느 날에 내 가슴 한 편에 심어져 오늘 환하게 꽃을 피워내는 저 개쑥부쟁이 꽃. 이 꽃이 오늘 피어난 것도 헤아려 보면 분명 그럴 만한 어떤 이유가 있겠지 싶다. 하필이면 이 폭우 속에서 환하게 꽃 피어난 그 이유 말이다.”
- 이용성의 <야생초 차>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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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통해 만났던 어느 분이 이런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최근에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어요. 늦게 배운 말 하나 때문에요.” 순간 호기심이 솟아 그 말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상대로인해 기분이 안 좋으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거야.’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 전에는 내가 이해 안 되는 것은 받아들이기도 힘들었는데, 이 말을 배우고 나니까 어떨 때는 상대의 마음도 이해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마음이 참 편안해졌어요.”
아무리 나와는 다르다지만 사람들을 보면 참 이해 안 될 때가 많습니다. 별로 중요하지도 않는 일인데도 지나치게 신경을 쓰거나 흥분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 답답해집니다. 그렇다보면 상대를 가르치려들거나 무시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 자신의 생각과 기준일 뿐이지, 상대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기 쉽습니다. 이는 자신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때로는 이유도 모른 채 마음이 슬프거나 허전하거나 불안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왜 그러나 싶다가도 그냥 지나치기 쉽습니다. 사실 내 마음이 그런 것도 다 이유가 있는데 말입니다.
내가 존재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보이는 것이나 보이지 않는 것이나 세상 만물과 현상이 존재하고 일어나는 것도 다 이유가 있는 법입니다. 모든 것은 다 그럴만한 조건이 되었기에 잉태되어난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든 것을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바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해서 말 것이 아니라 한번 더 그럴만한 이유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럴수록 우리 마음의 시력은 향상되어 ‘나’와 ‘상대’와 ‘세상’이 점점 잘 보일테니까요.
당신은 선뜻 이해되지 않을 때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거야.’라는 말을 얼마나 쓰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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