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요한
- 조회 수 3272
- 댓글 수 2
- 추천 수 0
“느닷없이 내린 폭우에 놀란 것이 나 혼자만은 아니었나보다. (중략) 그러고 보면 모든 것에는 다 이유가 있을 것 같다. 맑은 하늘에 느닷없이 비가 내리는 것도 미처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이유가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너그러워진다. 이미 오래전의 어느 날에 내 가슴 한 편에 심어져 오늘 환하게 꽃을 피워내는 저 개쑥부쟁이 꽃. 이 꽃이 오늘 피어난 것도 헤아려 보면 분명 그럴 만한 어떤 이유가 있겠지 싶다. 하필이면 이 폭우 속에서 환하게 꽃 피어난 그 이유 말이다.”
- 이용성의 <야생초 차> 중에서 -
-----------------------------------------------
얼마 전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통해 만났던 어느 분이 이런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최근에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어요. 늦게 배운 말 하나 때문에요.” 순간 호기심이 솟아 그 말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상대로인해 기분이 안 좋으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거야.’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 전에는 내가 이해 안 되는 것은 받아들이기도 힘들었는데, 이 말을 배우고 나니까 어떨 때는 상대의 마음도 이해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마음이 참 편안해졌어요.”
아무리 나와는 다르다지만 사람들을 보면 참 이해 안 될 때가 많습니다. 별로 중요하지도 않는 일인데도 지나치게 신경을 쓰거나 흥분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 답답해집니다. 그렇다보면 상대를 가르치려들거나 무시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 자신의 생각과 기준일 뿐이지, 상대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기 쉽습니다. 이는 자신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때로는 이유도 모른 채 마음이 슬프거나 허전하거나 불안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왜 그러나 싶다가도 그냥 지나치기 쉽습니다. 사실 내 마음이 그런 것도 다 이유가 있는데 말입니다.
내가 존재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보이는 것이나 보이지 않는 것이나 세상 만물과 현상이 존재하고 일어나는 것도 다 이유가 있는 법입니다. 모든 것은 다 그럴만한 조건이 되었기에 잉태되어난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든 것을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바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해서 말 것이 아니라 한번 더 그럴만한 이유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럴수록 우리 마음의 시력은 향상되어 ‘나’와 ‘상대’와 ‘세상’이 점점 잘 보일테니까요.
당신은 선뜻 이해되지 않을 때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거야.’라는 말을 얼마나 쓰시는지요?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16 | [금욜편지 120- 책쓰기는 함께놀기다] | 수희향 | 2020.01.17 | 805 |
915 | [알로하의 맛있는 편지]_시인과 와인의 나라 3 [1] | 알로하 | 2020.01.19 | 933 |
914 | 라디오 생방송 출연 후기 [1] | 제산 | 2020.01.19 | 828 |
913 | [화요편지] 청소년 진로탐험 여행을 마치고 | 아난다 | 2020.01.21 | 832 |
912 | [수요편지] 존 스튜어트 밀과 월급쟁이 | 장재용 | 2020.01.21 | 828 |
911 | 목요편지 - 포근한 겨울 | 운제 | 2020.01.23 | 836 |
910 | [화요편지] 하필이면, 명절 전에 니나가 찾아온 이유 | 아난다 | 2020.01.28 | 907 |
909 | [금욜편지 121- 책쓰기는 강의다] | 수희향 | 2020.01.31 | 821 |
908 | <알로하의 맛있는 편지> 이번주 쉬어 갑니다 | 알로하 | 2020.02.02 | 830 |
907 | 함께 공부하시지요? | 제산 | 2020.02.03 | 832 |
906 | [화요편지]'인정받고 싶던 여자'의 격조있는 성취 | 아난다 | 2020.02.05 | 868 |
905 | [수요편지] 월급쟁이 전체주의 | 장재용 | 2020.02.05 | 781 |
904 | 목요편지 - 입춘 무렵 | 운제 | 2020.02.06 | 738 |
903 | [금욜편지 122- 책쓰기는 인생전환이다] | 수희향 | 2020.02.07 | 794 |
902 | [알로하의 맛있는 편지]_마지막 편지 [2] | 알로하 | 2020.02.09 | 783 |
901 | 당신의 소울푸드는 무엇인가요? | 제산 | 2020.02.10 | 806 |
900 | [화요편지] '묻지마 요원엄마'의 파란만장 경력세탁기 | 아난다 | 2020.02.11 | 775 |
899 | [수요편지] 월급쟁이 사룡천하(四龍天下) 1 | 장재용 | 2020.02.12 | 787 |
898 | 목요편지 -봄인가 | 운제 | 2020.02.13 | 826 |
897 | [금욜편지 123- 책쓰기에대한 이야기를 마치며] | 수희향 | 2020.02.14 | 7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