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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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요?”
“왜요?? 어른이 부르면 ‘네~’하고 와야지!”
부르면 한 달음에 뛰어오던 아이에게서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당황스러웠습니다. 살짝 배신감을 느꼈다고나 할까요? 저희 세대만 해도 어른이 부르면 일단 가야 한다고 배웠지요. 그다지 권위적인 아빠는 아니라고 내심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했던 저로서는 툭 튀어나온 제 자신의 그런 반응이 아이의 대답만큼이나 뜻밖이었습니다.
“부르면 왜 부르는지 궁금한 게 정상 아닌가? 난 어릴 때 그랬는데, 오빠는 안 그랬어?”
아내의 말이 맞습니다. 부르면 왜 부르는지 궁금한 게 정상이지요. 그런데 그 당연한 걸 가지고 타박을 한 셈이네요. 그렇죠? 그러고 보니 갑작스러운 일은 아닙니다. 얼마 전부터 아이는 화수분마냥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부모로서의 고난과 수행(?)이 시작된 겁니다. 어른의 입장에서 볼 때 아이의 질문은 정말이지, 밑도 끝도 없습니다.
“하늘은 왜 파래요?”, “아빠는 왜 맨날 회사에 가야 해요?”
여러분이라면 이런 질문에 무어라 답하시겠습니까?
부모들이 아이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걸 힘들어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선, 귀찮기 때문이지요. 쉴새 없이 엉뚱한 질문을 던지는 아이 앞에서 부모의 인내심은 금새 바닥을 드러냅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확실한 이유가 있지요. 바로 아이들의 질문에 대답하기가 만만치 않다는 점입니다. 하늘이 파란 것은 당연하지만 그 이유를 설명하는 것은 쉽지 않지요. 매일 회사에 나가는 것 역시 당연한 듯하지만 그 이유란 것도 궁색하기 짝이 없습니다.
어렵다는 이유로 대답을 미루다 보면 자연스레 호기심은 퇴화되어가겠지요. 물을 주지 않은 꽃이 시들어가듯.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은 무얼까?’, 어렵다는 핑계로 답하기를 포기해버린 질문들 때문에 건포도처럼 거무튀튀하게 말라버린 우리 어른들의 호기심처럼 말입니다. 사회화란 거창한 이름 아래 아이의 호기심을 말려 죽이는 악역을 맡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아빠! 어른이 부르면 ‘네!’하고 대답하는 거죠?”
눈치 빠른 아이의 질문에 말문이 막힙니다. 뭐라고 하면 좋을까요? * 알림 1. ** 알림 2. 2기 연구원이신 한명석님의 글쓰기 강좌가 5월에도 마련된다고 합니다. 회를 거듭하며 열정적으로 진화하고 있는 프로그램인 만큼 글쓰기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께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글을 통한 삶의 혁명'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여기를 눌러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사람은 호기심을 잃는 순간부터 늙기 시작한다’는 말이 있지요.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호기심이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변화의 실마리라는 점입니다. ‘우리는 왜 좋아하는 일을 하며 먹고 살 수 없을까요?’ 꺼져가는 불씨를 살려내듯 호기심에 다시 부채질을 해봅니다. 작은 호기심과 질문으로 한 주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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