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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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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18일 13시 31분 등록

이제 막 다섯 살이 된 큰 아이에게는 귀여운 ‘습관’이 하나 있습니다. 신발을 벗으면 다시 신기 편하도록 가지런히 정리하는 습관이 그것인데요. 정확하지는 않지만 아내가 TV 광고에서 신발 정리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고 흘렸던 감탄사가 이 녀석을 자극한 것이 아닌가 짐작해봅니다. 이 습관 덕분에 아이는 어디를 가던 칭찬을 받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아이의 날카로운 질문이 제게 날아들었습니다.

“아빠는 왜 신발을 안 예쁘게 벗어?”

지난 마음 편지에서 공언한대로 한 주 내내 습관에 대한 생각을 품고 지냈습니다. 여러 가지 책과 기사들을 읽고, 관련된 내용을 주제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한 방송사가 연초에 방영했던 ‘습관’에 대한 특집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습니다. 프로그램은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가득했는데요. 그 가운데서도 인상적이었던 ‘습관 고치기 3단계’의 핵심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단계 - 자기행동 계약서(Self Contract)
습관을 고치기 위해서는 선언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계약서를 만들고 서명을 하는 공식 절차를 만드는 겁니다. 조금 더 효과를 높이려면 배우자나 친구처럼 가까운 사람에게 결심한 내용을 알리고 상호 간에 계약을 하는 형식으로 문서를 만드는 겁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계약서는 구체적이고 강력한 시작점이 됩니다.

2단계 - 자기 기록(Self Recording)
습관을 고치기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깨어있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무의식이 주도권을 차지하는 순간 물리치기 어려운 유혹이 시작되기 때문이죠. 흡연을 예로 들자면, ‘담배 안 피우고 스트레스 받느니 그냥 맘 편히 피우는 게 어때?’라던가, ‘이렇게 해 봤자 얼마나 더 산다고?’라는 식의 의문이 자라나는 것이죠. 이처럼 수시로 떠오르는 무의식의 횡포를 막기 위해서는 체크 리스트 형태로 표를 만들고 과정을 상세히 기록해야 합니다.

3단계 - 자기 조절(Self Control)
졸릴 때마다 담배를 피우는 습관이 있는 사람이라면 ‘졸음’과 ‘흡연’ 사이에 또 하나의 행동의 끼워 넣음으로써 둘 사이의 고리를 끊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졸음이 오면’ -> ‘잠시 산책을 한 후’ -> ‘담배를 피우는’ 식이죠. 또한 목표치를 설정하고 결과에 따라 적절한 보상과 벌칙을 주는 것도 큰 효과가 있습니다.

실제로 6명의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9주 만에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흡연’, ‘정리정돈 미숙’, ‘습관성 구토’, ‘지각’ 등의 습관을 고쳤습니다. 프로그램의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해 일정 부분의 생략과 과장이 있었으리라 가정하더라도 놀라운 결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오래된 나쁜 습관을 고치고,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요. 습관(習慣)이란 말의 원래 의미는 ‘어린 새가 날갯짓을 연습하듯 매일 반복하여 마음에 꿰인 듯 익숙해진 것’이라고 합니다. 어린 새가 날갯짓을 배우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것처럼 ‘죽어도 좋다’는 비장한 결심이 있어야 비로소 습관을 만들 수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과학은 또 다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UCL(University College London)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새로운 행동이 습관으로 자리잡는데 걸리는 시간은 겨우 ‘66일’이라고 합니다. 이 말은 66일동안만 제대로 노력하면 원하는 습관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반듯하게 놓인 아이의 신발을 볼 때마다 부끄러워서 신발을 바로 놓기 시작한지 2달쯤 되어갑니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신발을 벗으면 돌아서서 가지런히 놓는 것이 자연스러운 하나의 습관이 되었습니다. ‘66일의 법칙’이 마냥 거짓말은 아닌 모양입니다.

한 해의 시작을 뜨겁게 달구었던 여러분의 결심은 무엇입니까?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기에 참 좋은 월요일입니다.


IP *.96.1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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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처럼나무처럼
2010.01.21 05:02:42 *.64.107.166
습...(習)...

종윤님 새해 복 많이 지으셔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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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4 01:44:30 *.67.223.154
"서양이 동양에게 길을 묻다."  출간 축하드려요.

이 책이 만들어지기까지....를 다음번엔 좀 알려주면 좋겠습니다.
나는 아직 그 과정에 대해서 저자에게 직접 듣지를 못했거든요.
부탁해요..

그리고 변하지 않는 것은 보석이 되기도 하는데...
목숨을 걸고 바꿔야할 습관이 ... 어디에 숨어있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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