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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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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14일 15시 39분 등록

사람들은 대단한 실적에 대해 인정받기를 원한다. 명판과 공식 팡파르 행사도 의미가 있다. 하지만 금전적 보상이 없으면 그것은 상당 부분 영향력을 잃게 된다. 심지어는 노벨상 수상자나 퓰리처상 수상자에게도 상금이 주어진다. - 잭 웰치, 『위대한 승리』 중에서

성과를 낸 사람에게는 적절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금전적인 보상은 그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했습니다. 성과에 따른 차별적 인센티브가 보장되어야만 개인들로부터 최고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그런 제도적 준비조차 없이 개인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조직을 야만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런 제게 잭 웰치의 일갈은 통쾌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이런 생각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흔히 말하는 성과는 타고난 능력과 흘린 땀의 양, 그리고 운에 좌우됩니다. 그런데 이 중에 능력과 운은 선택의 영역 밖에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 된 것이지요. 그렇다면 답은 분명해 보였습니다. “얼마나 노력했는가?”를 가늠하고 여기에 보상을 연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성과가 아닌 과정에 대한 인센티브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습니다. 누가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는지, 또 그 순도는 어떠했는지를 알 수가 없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성과와는 달리 과정에 투여된 땀은 측정하기도 어려웠고, 측정한다고 하더라도 그 결과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어렵다고 해서 차선을 택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제가 예전에 재테크를 위해 부동산 경매를 했었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는데요. 직장인이 부동산 경매를 하려면 제약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주중의 근무시간에만 문을 여는 관공서와 관련된 업무들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습니다. 대신 움직여줄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공동 투자였습니다.

필요에 의해 여러 개의 공동투자에 참여했지만 어느 하나도 쉽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면 어느 정도의 잡음과 소란은 당연한 일이지만 돈을 목적으로 모인 사람들이다 보니 유독 소동이 잦았습니다. 단골로 등장했던 주제는 바로 ‘누가 얼마나 더 많은 일을 했는가’였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내가 ‘이만큼’ 했으니 너도 ‘요만큼’은 해야 한다고 소리지르던 똑똑한 사람들은 결국 분을 못 이기고 떠났습니다. 대신 다른 사람이 얼마만큼 일하던 간에 묵묵히 자신의 몫을 해내는 사람들은 그 속에서 빠르게 성장해나갔지요. 그들은 땀을 흘리는 사람이 가장 많이 얻게 된다는 진리를,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는 기회가 바로 인센티브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도덕경을 뒤적이다 보니 이런 구절이 눈에 들어오네요. ‘다른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것을 채우면 당신이 필요한 것을 얻게 될 것이다.’ 앞으로도 한동안은 흘린 땀을 계량해서 인센티브로 연결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이어갈 생각입니다. 그러나 흘린 땀이 그 자체로 인센티브임을 잊지는 않겠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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