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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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식구가 처음으로 한집에 모였습니다. 동생을 만나기 위해 한 달이 넘도록 엄마 품을 그리워만 했던 큰 아이는 신이 났습니다. 엄마와 서로 얼싸안고 볼을 비벼대는 모습은 이산가족 상봉만큼이나 애절합니다. 처음으로 집에 온 갓난 아이는 무엇이 보이기는 하는지, 쉴 새 없이 사방을 두리번거립니다. 이제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은 듯합니다.
본격적인 아빠 노릇도 시작됐습니다. 더듬더듬 기저귀를 갈고, 젖을 먹은 아이가 토하지 않도록 등을 두드려 트림을 시키고, 아이가 춥지 않게 속싸개를 단단히 여미는 모든 일이 새롭고 신기합니다. 첫 아이 때는 어땠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이렇게 하루하루 아이를 사랑하는 시간이 쌓여가겠지요. 그리고 이것이 바로 ‘기른 정’이겠지요.
어렸을 때 헤어진 부모와 자식을 다시 만나게 해주는 TV 프로그램을 본적이 있습니다. 얼굴도 기억 못하는 혈육이 서로를 그리워하다가 수십 년의 세월을 건너뛰어 눈물로 하나가 되는 장면은 제법 감동적이었습니다. 서로를 용서하는 ‘낳은 정’의 뜨거움에 공감해서일까요? 제 눈에도 눈물이 잔뜩 고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프로그램이 끝나고서도 그들이 잘 어울려 살아갈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들이 한숨으로 지샜을 수많은 밤을 폄하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그들 사이에 어려운 시간을 이겨낼 추억이 없다는 점이 염려스러웠던 거지요.
스캇 펙은 자신의 책, ‘아직도 가야할 길’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사랑이란 부지런한 자만이 성취할 수 있으며, 사랑하지 않음은 곧 게으름을 피우는 것과 같다.
누구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지만, 그들 모두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누구나 꿈을 꿀 수는 있지만 그 꿈을 정말로 이뤄가는 사람은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매일 조금씩 갓난 아이를 보살피는 마음으로 꿈과 함께 하는 시간을 쌓아가야겠습니다. 그래야 그 꿈과 우리 사이에 ‘기른 정’이 생기겠지요.
“주원아, 미소가 계속 우는데 엉덩이 한대만 때려줄까?”
“그…그래!”
절대로 안 된다고 할 줄 알았는데, 눈에 장난기를 가득 담아 그러자고 맞장구를 칩니다. 동생이 생겨서 좋다고 말은 하지만 살살 샘이 나기 시작한 큰 아이도 더 많이 사랑해야겠습니다. 좋은 아빠가 되려면 얼마나 더 부지런해져야 할까요? 다짐과 기도가 끝없이 이어지는 나른한 월요일 아침입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여러분의 한 주도 제 것만큼 눈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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