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 김용규
  • 조회 수 4200
  • 댓글 수 2
  • 추천 수 0
2009년 7월 2일 09시 20분 등록
IMG_0002.jpg
<흔한 풀 명아주의 뿌리. 뿌리는 자신의 영양물질 섭취를 돕는 균근균과 상호작용하고 있었다>

두 주간의 편지를 통해 식물만이 스스로 영양물질을 만들어 삶을 영위하는 독립영양생물이라는 점을 상기해 보았습니다. 인간을 포함한 동물은 독립영양생물에 대해 의존적이고, 그래서 종속영양생물이라는 점도 이야기했습니다. 관련하여 생태학에서는 식물을 생산자로, 동물을 소비자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식물은 온전히 개별적이고 독립적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영양물질을 생산하는 것일까요?
 
식물 또한 고립된 섬으로 살아갈 수 없습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식물이 제 삶을 영위하고 또한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영양물질을 공급해야 합니다. 식물은 그 역할을 잎과 뿌리가 담당합니다. 잎은 햇빛과 이산화탄소를, 뿌리는 땅 속의 물질을 조달합니다. 빛과 이산화탄소야 잎을 향해 저절로 쏟아진다지만, 땅 속의 물질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것은 곧 다른 생물들의 사체라는 유기물질이 분해되어 물과 함께 흡수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즉, 나무가 스스로 그것을 만들어 공급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결국 지속 성장하기 위해 나무는 다른 생물들이 만들어내는 물질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처럼 생명의 시스템은 놀라운 상호의존 관계에 놓여있습니다. 생물계는 생명체들간의 놀라운 상호작용으로 상호 유지될 수 있는 것입니다. 엄지와 집게 손가락을 이용해 숲 바닥의 흙을 집어보십시오. 그 한 자밤의 흙 속에 대략 10억 마리에서 30억 마리 정도의 미생물이 살고 있습니다. 바로 그 미생물계의 도움으로 유기물질이 분해되지 않고는 식물계도 성장할 수 없는 것입니다. 물론 식물과 상호작용하는 미생물 중에는 더러 식물에게 해를 끼치는 관계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그 긴밀한 상호작용에 의해서 더욱 번영해왔음을 많은 과학자들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주지하듯 이것이 생태계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입니다. 건강한 상호작용이야말로 생태경영의 핵심인 셈이지요.

숲에 살면서 저는 이 원리가 일종의 도(道)라고 믿게 되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생(生)하는 상호작용의 원리를 차용할 때, 더불어 풍요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 가고 있는 것입니다. 정치판에서도 경제판에서도 상생을 말하고, 서양의 경영이론에서도 win – win 전략이 회자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우리 사회의 삶이 더 나아지려면 자연이 가르치는 그 원리를 우리의 삶에 실질적으로 적용하고 응용하는 일이 필요할 것입니다. 제게는 평생의 화두로 삼을 주제가 곧 생태경영이 된 셈입니다.

지난 주 오두막에 들른 어느 손님이 “무엇인가 이루고 싶거든 그 하나를 찾아 온전히 그것에 자신을 던져야 한다. 무엇인가 이룬 사람들의 공통점이 바로 그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저는 충분히 공감합니다. 그대는 어떠신지요? 그대에게도 평생을 바칠 주제가 계신지요? 어떤 주제인지요?
IP *.229.184.208

프로필 이미지
김덕분
2009.07.03 09:04:01 *.214.98.50
생명이 생명을
생명답게 한다면
생명과 생명은 무엇으로 통하는가?
나는 무엇으로 내 생명을 생명에 전하는가?
저의 화두는
왜 늘 그 소통의 스윗치를 켜 두고 있지 못하는가 입니다.
왜 나는 종종 스윗치를 끄고 있는지...
프로필 이미지
꽃마리
2009.07.03 17:05:58 *.102.99.114
얼마전 어느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했다가 ' 그 하나를 찾아 온전히 그것에 자신을 던지는' 분을 뵙고
그 분이 걸어오신 삶을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제가 고민하는 그것과 맞닿은 평생을 바칠 주제...꼭 찾고 싶습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96 삶도 하나의 방식이다. file [3] 단경(소은) 2009.07.07 2995
695 내 직업은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가? [3] 신종윤 2009.07.06 3235
694 내 마음 속의 프로크루스테스 죽이기 file [5] [1] 부지깽이 2009.07.03 9217
» 평생 화두로 삼을 그대의 주제를 가졌는가? file [2] 김용규 2009.07.02 4200
692 편지26- 모닝페이지는 흐른다 file [1] 단경(소은) 2009.06.30 3800
691 아인슈타인은 왜 기차표가 필요했을까? 신종윤 2009.06.29 3565
690 이름의 힘 file [3] 부지깽이 2009.06.26 3343
689 쌀 한 톨, 깨 한 포기에서 구하는 대답 [6] 김용규 2009.06.25 3124
688 이 십년 프로 마케팅, 떡볶이 대표 [4] 서지희 2009.06.24 3410
687 인터뷰:WCCF대표 대니박-리더라면 그대, 세상을 그렇게 만들어라 file [2] 소은(단경) 2009.06.23 6949
686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가? [3] 신종윤 2009.06.22 2985
685 삶의 기적 - 신화 경영 두 번째 이야기 file [11] 구본형 2009.06.19 4844
684 그대의 대답을 듣고 싶은 철학적 질문 하나 [17] 김용규 2009.06.18 2994
683 23- 유쾌한 택시 기사 [3] 지희 2009.06.17 2714
682 편지 23: 영혼의 소리로 노래하는 사람들 file [2] 신종윤 2009.06.16 3379
681 내일도 오늘만큼 할 수 있는가? [3] 신종윤 2009.06.15 2922
680 신화 경영 - 첫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며 file [7] 구본형 2009.06.12 3159
679 그대를 지탱하는 힘, 뿌리 file [7] 김용규 2009.06.11 3281
678 겸손한 그녀에게 배우는 것 [5] 지희 2009.06.10 2923
677 편지23: 당신을 칭찬합니다. [12] 단경(소은) 2009.06.09 3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