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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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을 옮겨라. 샴스Shams를 향해 걸어라. / 두 다리가 점점 지쳐 무거워지면 / 그대의 날개가 펼쳐져 / 비상하는 순간이 올지니." - 루미, <너만의 신화를 펼쳐라Unfold Your Own Myth>
#1. 봄바람에 춤추듯
3기 연구원 수료식을 마쳤습니다. 드넓은 바다로 이어지는 강 끝에 선 듯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느닷없이 몰아치는 봄바람에 춤추는 푸른 잎들처럼 황망하게 마음이 뒤흔들렸습니다. 햇살이 좋은 봄날 오후, 1층 카페에 앉아 나부끼는 나뭇잎들을 보면서 자신을 돌아보았습니다. 알지도 못한 채 아는 척 한 것은 아닌지, 진심이 아니면서 짐짓 그런 척 한 것은 아닌지… 자신에게 가만히 물어봅니다.
#2. 사이사이 문화살롱
'사이사이 문화살롱'이란 재미있는 제목의 프로그램에 참가했습니다. 약 반 년 동안 매주 진행되는 워크샵을 통해 자신의 주제를 찾아 나가고, 팀 프로젝트를 통해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모색하게 됩니다. 첫번째 시간의 주제는 '느슨한 동기부여'입니다. 버려진 빈 상자 하나를 집어 들고, 종이, 풀, 가위, 테이프 등을 사용하여 손과 마음이 가는 대로 무언가를 만드는 시간입니다.
무언가를 만들기 전에 잠시 책상을 빠져 나와, 낯선 동네를 한 바퀴 돌았습니다. 잠깐의 공간 탐험이 제 마음에 무언가 경쾌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자리에 돌아온 저는 작은 상자에 그려진 그림을 자르고, 상자를 뒤집고, 테이프를 붙이고, 노끈으로 나무를 세웠습니다. 작품(?) 제목 그대로 테이프로 만든 런던 풍경입니다. 아주 유치하지만 즐겁습니다.
#3. 사람들이 그리는 풍경
지난 사진 수업 시간에 앙리 까르티에-브레송의 작품을 감상한 탓일까요? 자꾸 어떤 공간 속에서 사람들이 움직이면서 만들어내는 풍경에 마음이 다가갑니다. 미술관의 한 귀퉁이에 서서 이리저리 셔터를 눌러봅니다. 그 풍경 속에는 많은 사람들이 담기기도 하고, 한 두 명의 사람들이 드문드문 서있기도 합니다.
아주 당연한 일이지만 같은 장소임에도 같은 사진은 하나도 없습니다. 사진은 시간이 그려내는 이미지입니다. 빛과 움직임에 따라 무언가 미묘하게 바뀌어갑니다. 마치 우리를 무심히 스쳐가는 일상과도 같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의 풍경이 자꾸 저를 매혹합니다.
***
제 삶이 변화의 물결로 넘실댑니다. 여러 가지 프로젝트와 실험들이 저를 이리저리 두드려댑니다. 우선은 제가 다가온 이 우연의 고리들을 열심히 따라가보려 합니다. 힘껏 가다 보면 또 어딘가에서 새로운 문이 열리겠죠. 수료식을 하던 날, 사부님께선 건배를 제의하면서 이렇게 외치셨습니다. "자, 신화와 전설의 세계로!"
여러분도 자신만의 신화를 그려보세요. 그리고 그 풍경 속으로 힘찬 발걸음을 옮겨보세요. 데릭 월컷의 '사랑 뒤의 사랑'이라는 시의 한 구절을 끝으로 조금은 긴 오늘의 편지를 마칩니다.
그대가 무시한 자신의 모든 삶과
진정으로 그대를 아는 또 다른 자아를 위해
책꽂이에서 연애편지를 꺼내라.
사진과 절망의 글과
거울 속 그대의 모습일랑 지우고
다시 앉으라. 그리고 그대의 인생을 살라.
IP *.189.235.111
#1. 봄바람에 춤추듯
3기 연구원 수료식을 마쳤습니다. 드넓은 바다로 이어지는 강 끝에 선 듯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느닷없이 몰아치는 봄바람에 춤추는 푸른 잎들처럼 황망하게 마음이 뒤흔들렸습니다. 햇살이 좋은 봄날 오후, 1층 카페에 앉아 나부끼는 나뭇잎들을 보면서 자신을 돌아보았습니다. 알지도 못한 채 아는 척 한 것은 아닌지, 진심이 아니면서 짐짓 그런 척 한 것은 아닌지… 자신에게 가만히 물어봅니다.
#2. 사이사이 문화살롱
'사이사이 문화살롱'이란 재미있는 제목의 프로그램에 참가했습니다. 약 반 년 동안 매주 진행되는 워크샵을 통해 자신의 주제를 찾아 나가고, 팀 프로젝트를 통해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모색하게 됩니다. 첫번째 시간의 주제는 '느슨한 동기부여'입니다. 버려진 빈 상자 하나를 집어 들고, 종이, 풀, 가위, 테이프 등을 사용하여 손과 마음이 가는 대로 무언가를 만드는 시간입니다.
무언가를 만들기 전에 잠시 책상을 빠져 나와, 낯선 동네를 한 바퀴 돌았습니다. 잠깐의 공간 탐험이 제 마음에 무언가 경쾌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자리에 돌아온 저는 작은 상자에 그려진 그림을 자르고, 상자를 뒤집고, 테이프를 붙이고, 노끈으로 나무를 세웠습니다. 작품(?) 제목 그대로 테이프로 만든 런던 풍경입니다. 아주 유치하지만 즐겁습니다.
#3. 사람들이 그리는 풍경
지난 사진 수업 시간에 앙리 까르티에-브레송의 작품을 감상한 탓일까요? 자꾸 어떤 공간 속에서 사람들이 움직이면서 만들어내는 풍경에 마음이 다가갑니다. 미술관의 한 귀퉁이에 서서 이리저리 셔터를 눌러봅니다. 그 풍경 속에는 많은 사람들이 담기기도 하고, 한 두 명의 사람들이 드문드문 서있기도 합니다.
아주 당연한 일이지만 같은 장소임에도 같은 사진은 하나도 없습니다. 사진은 시간이 그려내는 이미지입니다. 빛과 움직임에 따라 무언가 미묘하게 바뀌어갑니다. 마치 우리를 무심히 스쳐가는 일상과도 같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의 풍경이 자꾸 저를 매혹합니다.
***
제 삶이 변화의 물결로 넘실댑니다. 여러 가지 프로젝트와 실험들이 저를 이리저리 두드려댑니다. 우선은 제가 다가온 이 우연의 고리들을 열심히 따라가보려 합니다. 힘껏 가다 보면 또 어딘가에서 새로운 문이 열리겠죠. 수료식을 하던 날, 사부님께선 건배를 제의하면서 이렇게 외치셨습니다. "자, 신화와 전설의 세계로!"
여러분도 자신만의 신화를 그려보세요. 그리고 그 풍경 속으로 힘찬 발걸음을 옮겨보세요. 데릭 월컷의 '사랑 뒤의 사랑'이라는 시의 한 구절을 끝으로 조금은 긴 오늘의 편지를 마칩니다.
그대가 무시한 자신의 모든 삶과
진정으로 그대를 아는 또 다른 자아를 위해
책꽂이에서 연애편지를 꺼내라.
사진과 절망의 글과
거울 속 그대의 모습일랑 지우고
다시 앉으라. 그리고 그대의 인생을 살라.
(2008년 5월 8일, 열아홉 번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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