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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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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7일 03시 26분 등록

겨울비가 오래 내리고 있습니다. 낮에 산에 다녀 온 후 초저녁에 너무 깊은 잠에 빠져 들었습니다. 자정이 다 되어 깨어나게 되었는데 비가 다시 잠드는 것을 방해 합니다. 올해 그렇게 흔했던 비 소리 들은 지 참 오랜만에 여름처럼 쏟아지는 비를 보니 잠이 오지 않습니다. 아침이 되었을 때, 그리하여 이 편지가 여러분들에게 도착하게 되었을 때는 이 비가 눈으로 바뀔지도 모르겠군요. 오늘 보내는 편지는 자정을 갓 지난 새벽 편지군요.

겨울에 여름 비소리를 들으니 나이 들어 젊음을 회상하는 듯합니다. 마침 나는 프랑크 쉬르마허의 ‘고령사회’를 읽고 있어 더욱 그렇게 느껴졌는지도 모릅니다. 그 속에 이런 글이 있군요.

“모든 인간에게는 젊은 시절이 있기에 모든 문화는 젊음을 알고 있다. 그러나 노년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우리사회의 문화사및 진화사에서 노년은 완전히 새로운 것이다....... 진화가 너무 더디기에 인간은 문화를 만들었다... 우리의 근육이 너무 약하기에 바퀴를 만들었고, 뇌가 너무 느리기에 컴퓨터를 만들었다. 그리고 영혼이 너무 외로워 예술을 만들었다”

분위기를 보니 오늘은 잠을 자기 다 틀렸군요. 책을 마저 다 읽으며 이 비가 언제까지 이렇게 쏟아지는 지 지켜보아야겠습니다. 이유는 없지요. 그러나 그래야 될 것 같은데 그 또한 이유가 없습니다. 지금은 ‘이유없음’이 나를 지배하도록 놔두기로 했습니다.

알 수 없는 것에 나를 맡기고 본능과 감각을 모두 열어 놓으니 아까 산에서 보았던 겨울에도 파란 잡초가 보이고, 저녁나절 식탁 앞 정원 감나무에 앉아 홍시를 쪼아 맛있게 먹던 그 새도 생각납니다. 생각은 생각에 꼬리를 물고 느낌은 느낌에 꼬리를 물어 그렇게 폭포처럼 바람처럼 새벽이 지나갑니다. 시간이 지나는 동안 책은 다 읽었고, 비는 여전히 쏟아집니다. 오늘은 허벌나게 일찍 시작했으니 하루가 참으로 길겠군요. 긴~ 금요일. 아주 긴 자유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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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12.07 14:04:04 *.70.72.121
겉도는 책장만 넘기며 독서실을 나올 때에는 어느새 비가 내려있었습니다. 하늘의 표정은 눈이 내릴 것 같았는데 비가왔네 하며 좁은 골목길을 총총 걸음으로 돌아와 노닐다가 늦은 잠(?), 사부님의 편지를 받을 무렵 저는 잠들었나 봅니다.

아침에 집을 나서다 보니 언제 눈이 내렸나 보더군요. 새벽에 서너시 경에 눈이 펑펑 쏟아졌다고 하네요.

그렇게 겨울비와 여름 빗소리와 하얀 눈이 소복이 다녀갔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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