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 한명석
  • 조회 수 3169
  • 댓글 수 3
  • 추천 수 0
2007년 9월 6일 04시 15분 등록
글쟁이가 되는 준비를 하겠다고, 백수생활에 진입한 지 꼭 1년이 되었습니다. 인생의 전반부를 살아내며 발견한 나의 기질, 강점, 욕구를 총망라하여 내린 결정이었지요.

그동안 알게된 것은, 약간의 표현력이 있다고 해서 책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문장력보다 아이템과 기획력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얘기지요. 저의 첫 번 째 원고에 대한 출판기획자의 피드백은 가혹했습니다. ^^ 하지만 구구절절 옳은 말이었습니다. 독자층이 마흔을 넘어가면 재미가 없다는 원론에서부터, 자서전적인 요소가 강하다, 인용이 많다, 문장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다...

초반 넉 달간 집중해서 썼지만 출판사 1차 접촉에서 실패한 후, 쳐다보기도 싫어 서너 달 밀쳐두었다가, 안되겠다 싶어 다시 손본 원고이니, 1년동안 그 원고와 씨름한 셈입니다. 그리고 결론은, ‘아까워하지 말고 버리자’였지요. 조금 착잡했습니다. 시행착오를 할 시간이 많지 않다는 불안과 자격지심이 몰려왔습니다. 그 기분은 그대로 슬럼프로 이어져,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 멍한 며칠을 보냈습니다. 다행히도 최근에 시작한 스케치와 명상이 위안이 되어주었습니다.

‘너는 겨우 1년동안 집중적으로 읽고 쓰는 연습을 했을 뿐이야. 너의 원고에 대해 받은 피드백을 전부 승복할 수 있다면 그만큼 성장한거야. 이제 네 이야기를 하고싶다는 발산욕구에서 벗어나, 읽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아이템을 찾아보는거야.

어쩌면 좀 더 장기전으로 봐야할지도 몰라. 시장을 읽기위한 감각을 활짝 열어놓고, 생활습관을 점검해서 유실되는 감정과 시간을 정비하고, 읽고 쓰는 맷집훈련을 계속하는거야.

무엇보다 그 과정을 즐겨야 할꺼야. 과정을 즐기지 못하고 목표에만 매달린다면, 내일을 위해 오늘을 저당잡히는거니까. 또 혹시 목표를 달성못할 경우, 네가 쏟아부은 시간은 실패가 되지 않겠어? 그러나 목표에 집중하되, 그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다면, 결과에 상관없이 너의 시간은 의미가 있을거야. 그것이 인생이기도 하고.’

어떤 체험도 그냥 지나가는 것은 없습니다. 나는 모든 체험에서 의미를 끄집어낼 수 있습니다. 그로해서 언제까지나 성장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


IP *.189.235.111

프로필 이미지
써니
2007.09.06 06:45:23 *.70.72.121
누구보다, 무엇보다 먼저 자신에 대한 깊은 성찰의 기회를 주었다면 목표에 이르기보다 먼저, 귀하디 귀하게 성공한 일상 자체가 아니겠습니까. 억만금을 주어도 결코 사지못할 체험이요. 소중한 교훈입니다. 현실적인 여러 중압감을 우리가 조금만 느긋하게 가져갈 수 있다면, 더군다나 선배님 정도의 실력이라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올거라 믿습니다. 글을 쓴다는 것이 무척 어려운 일이란 생각에 덜컹 겁이납니다. 귀한 글 감사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김신웅
2007.09.06 08:45:31 *.47.91.179
파릇파릇 싱싱함이 느껴집니다. 한 선생님~~ 파이팅 ~ !! ^^
프로필 이미지
명석
2007.09.06 10:40:52 *.209.110.33
두 분의 추임새, 감사드립니다. ^^
ㅎㅎ 써니님,
'나 정도의 실력' 정말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구요,
이제 서점에서 어떤 책들 보며,
흉보지 않게 되었지요.
표현이 아니라 focus가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요.

철들지 않고 나이드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는데,
나는 그 어려운 일을 하고 있네요. ^^
신웅님이야말로 파릇파릇 싱싱할 때
맘껏 푸르기를!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6 [라이프충전소] 나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나요? [1] 김글리 2022.03.17 1035
315 [월요편지 100] 부정적 생각에서 5초 만에 벗어나는 방법 [4] 습관의 완성 2022.03.20 1207
314 화요편지 - 침몰하는 가족과 느슨한 연대 사이, 코타로는 1인 가구 종종 2022.03.22 821
313 여섯가지 참회 [1] 불씨 2022.03.22 709
312 호기심이 이끄는대로 [2] 어니언 2022.03.24 715
311 [라이프충전소] '그렇게 될때까지 하라'는 말에 숨겨진 비밀 [3] 김글리 2022.03.25 963
310 [월요편지 101] 내 마음의 클루지, 서툴거나 세련되지 않은 [2] 습관의 완성 2022.03.27 719
309 [수요편지] 레이블링 게임과 기생충 [2] 불씨 2022.03.29 723
308 4월을 맞이하며 [4] 어니언 2022.03.31 753
307 [라이프충전소] 진짜 기다림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이들 [4] 김글리 2022.04.01 928
306 [월요편지 102] 90%가 이때 포기해요 [1] 습관의 완성 2022.04.03 841
305 화요편지 - 사자처럼 당당하고 양처럼 온화하게 [2] 종종 2022.04.06 730
304 [수요편지] 미스토리 [1] 불씨 2022.04.06 811
303 왜 하필 시였을까? [1] 어니언 2022.04.07 817
302 [라이프충전소] 이 길이 내 길일까? 묻고 있다면 [4] 김글리 2022.04.08 952
301 [월요편지 103] 그래 결심했어, 천천히 던질 것인가? 전력투구 할 것인가? [1] 습관의 완성 2022.04.10 844
300 화요편지 - 잘 봐, 언니들 인생이다! [4] 종종 2022.04.12 777
299 [수요편지] 씨앗 속의 사과 [2] 불씨 2022.04.12 818
298 [라이프충전소] 나답게 산다는 게 뭔지 보여준 한 사람 [2] 김글리 2022.04.14 742
297 [월요편지 104] 처음에 싸게 팔아야 하는 이유 [1] 습관의 완성 2022.04.17 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