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 알로하
  • 조회 수 1507
  • 댓글 수 3
  • 추천 수 0
2021년 6월 27일 10시 03분 등록


bd7Exk3rWb9hnZRK8PLaFaxYmcCyxBj+BSORTY1qsEiGAAAAAElFTkSuQmCC


출처: https://news.joins.com/article/18672679

 

영어로 글쓰기를 해보라고 하면 번역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시 말해 우리말로 먼저 글을 쓰고 이를 영어로 바꾸는 작업을 하는 것이지요. 특정 주제에 대해서 글을 써보라고 하면 우선 우리말로 글을 씁니다. 그런 뒤에 각 단어에 대응하는 영어 단어를 적용합니다. 영어의 어순은 우리말과 다르다는 것은 알고 있으니 이에 맞춰 문장을 만듭니다. 이런 문장들은 문법적으로 말은 되지만 어색한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문장을 비슷한 패턴으로 단순하게 만들어 글이 단조롭습니다. 더 큰 문제는 단어를 잘못 쓰는 경우인데요. 특히 동사의 사용이 많이 틀립니다.

아이들과 글쓰기 수업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아이들은 꽤 말이 되는 글을 썼습니다. 처음부터 문장을 잘 만들던 혜성이는 물론,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 지 모르겠던 지훈이도 문장을 만드는 데는 익숙해졌는데요. 이 때 두 아이 모두 가장 큰 난관은 콩글리시적인 표현의 극복이었습니다. 아이들은 대부분의 문장을 사람주어 + 동사의 1형식이나 사람주어 + 동사 + 목적어의 3형식으로 만들어 왔습니다. 대부분의 문장이 3~4 단어로 완성되었지요. 이제 한단계 업그레이드 할 때가 된 것 같았습니다.

콩글리시 같은, 즉 뭔가 어색한 영어 문장을 만드는 건 우리말과 영어의 차이 때문입니다. 문장 구조 뿐만 아니라 표현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영어는 사물을 주어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말은 사물을 주어로 사용할 경우 매우 이상합니다. 때문에 모든 문장을 사람을 주어로 해서 한글로 글을 쓴 뒤에 이를 그대로 영어로 번역을 하면 뜻은 통하지만 어딘가 어색하거나 자연스럽지 않은 문장이 되는 것이지요. 아래 예문을 볼까요.


l  길이 막혔기 때문에 우리는 늦었다

è 1. We were late because the traffic was bad.

è 2. The heavy traffic made us late.


지훈이는 주말에 했던 일을 쓰라는 숙제에 먼저 한글로 글을 쓴 뒤 1번과 같이 문장을 만들었습니다. 문법적으로 틀리지 않으며 뜻도 잘 통합니다. 문제 없어 보입니다. 이 문장 하나로는 문제 없지만 이런 형식의 문장이 반복되면 글이 지루해집니다. 2번은 사물(날씨)이 주어인 문장입니다. 이 글을 우리말로 번역하면 ‘막히는 교통이 우리를 늦게 만들었다’라는 아주 어색한 문장이 됩니다. 하지만 원어민들은 사물을 주어로 하는 문장을 많이 사용합니다. 또한 예문처럼 목적어와 목적보어가 있는 5형식 문장을 많이 씁니다. 접속사(because)가 있는 복문, 1번에 비해 단문인 2번은 군더더기 없이 간결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문장을 사물이 주어이거나 5형식으로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1번과 2번 같은 문장이 섞여서 다양하게 사용될 경우에 단조롭지 않고 다채로운 글이 되겠지요.

콩글리시 같은 글이 되는 두번째 이유는 잘못된 단어의 사용 때문입니다. 우리말에 딱 맞게 대응하는 영어 단어가 없는 경우도 많은데요. 이런 경우에도 사전에서 찾은 단어를 그대로 일대일로 적용해서 문장을 만들면 매우 어색한 문장이 됩니다. 물론 반대로 영어 단어가 우리말에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에도 억지로 단어 하나하나를 그대로 번역할 경우에 소위 번역체라고 하는 이상한 문장이 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번역투가 아닌 자연스러운 문장을 만들 수 있을까요? 뻔한 결론 같지만 많이 읽기입니다. 글을 잘 쓰기 위한 첫 단계는 많이 읽는 것이라고 하지요. 영어 글쓰기도 마찬가지 입니다. 아니 영어는 외국어이기 때문에 특히 더 많이 읽어야 합니다. 읽으며 우리 말과 다른 특징, 표현을 이해하고 외운 뒤에 글을 쓸 때 적용해 보는 것이지요. 다시 한번 뻔한 결론이지만 그렇기에 글을 쓰는 것이 영어를 익히는 가장 완벽한 방법이 되는 겁니다.

 

이번주도 즐거운 한 주 보내세요. ^^



IP *.226.157.137

프로필 이미지
2021.06.28 02:41:31 *.9.140.150
딱 제 이야기 같네요 ^^  저도 혼자 공부를 해서, 그리고 경기장에서 주로 유럽에서 활동해서 
소통만을 위주로 해서 정확한 개념이 형성되지 않았었네요,  ^^ 부끄럽긴 하지만 ... 사실이니까. !! 
복문대신 단문으로 그리고 5형식 문장이라... 흠.~~~  감사합니다. ^^ 
프로필 이미지
2021.07.04 10:20:00 *.226.157.137

말하기랑 쓰기는 조금 다르게 접근해야할 것 같아요. 

말하기는 소통과 뻔뻔함이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 부끄러워하실 필요 없으세요.

다만 쓰기는 정제되고 세련된 표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2021.07.05 18:34:36 *.52.45.248

네~ 감사합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836 강남순 제3강 < 남성성의 신화와 ‘형제 코드 (Bro Code)' > 제산 2020.03.02 825
3835 [수요편지]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나를 더 강해지게 한다 [1] 불씨 2023.05.09 825
3834 <에코라이후 단기과정>을 시작하며 차칸양 2018.08.28 826
3833 [화요편지]10주차 미션보드_나, 세상의 중심 file 아난다 2019.10.29 826
3832 [용기충전소]실패를 장렬히(?) 무찌르는 법 김글리 2020.05.28 826
3831 [알로하의 맛있는 편지] 마음의 문을 여는 빵 2 file [4] 알로하 2019.06.10 827
3830 [화요편지]12주차 미션보드_아이와 함께라 더 행복한 엄마의 강점혁명 프로젝트 아난다 2019.11.26 828
3829 홍합을 씹어 삼키며 버티다 장재용 2019.12.04 828
3828 #따로_또_같이 하찮은 시작의 큰 가치 [1] 어니언 2022.03.03 828
3827 [수요편지] 한해를 마무리하며 [1] 불씨 2022.12.28 828
3826 65세, 경제적 문제없이 잘 살고자 한다면?(2편-국민연금) [2] 차칸양 2018.10.02 829
3825 [금욜편지 69- 기질별 인생전환 로드맵- 3번 공허한 성취주의자] file 수희향 2018.12.28 829
3824 [화요편지]7주차 워크숍_새 삶의 키워드 file 아난다 2019.09.24 830
3823 일상에 스민 문학 - 마키아벨리 <군주론> 정재엽 2017.09.20 831
3822 이제 막 인생2막에 발을 디디려는 너에게 [2] 차칸양 2017.10.24 831
3821 [수요편지] 세상의 가운데로 보낸 자기유배 [1] 장재용 2019.07.17 831
3820 [수요편지] 호찌민에서 만난 쓸쓸한 표정의 사내 장재용 2019.09.11 831
3819 가을은 깊어가는데 운제 2019.10.25 831
3818 분노와 용기라는 두 가지 에너지에 대해 [1] 불씨 2022.02.22 831
3817 1인 기업가 재키의 마지막 마음편지 [10] 재키제동 2017.12.15 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