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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13일 09시 13분 등록



태어날 때부터 댄서인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 미하일 바리시니코프


Admired by girls.jpg

출처: http://galleries.apps.chicagotribune.com/chi-131201-dance-along-nutcracker-ballet-pictures/

 

양구 공연 이후에도 크고 작은 대회들이 있었습니다. 양구 대회 동기 아이들은 거의 모든 대회에 참가했지만 저는 다른 대회에는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거리가 멀다거나 일이 바쁘다 등의 핑계를 댔지만, 우리 동네에서 열린 대회에도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1년 전 공연을 마쳤을 때와 마찬가지로 대회라는 퀘스트*를 수행했기에 더 이상 대회에 나갈 이유가 없다는 생각에서였지요. 사실 처음 벨리댄스를 시작했던 때에 생각했던 모든 퀘스트를 마쳤기에 더 이상 계속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쩐지 아직도 한참 부족하다는 생각에 계속 다니고 있었습니다.


중급반은 여전히 혼자였지만 초급반에 새로운 수강생들이 많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저와는 학원에 오는 요일이 달라 한번도 마주친 적이 없었는데요. 어느 날 중급반 수업에 참여할 수 없어 초급반 수업 시간에 와야만 했습니다. 학원에 도착해보니 열명 가까이 되는 학생들이 준비를 마치고 수업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처음보는 얼굴이라서인지 왁자지껄 시끄러운 속에서도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습니다. 수업이 시작됐고 기본 동작을 따라했습니다. 몇 달 만에 다른 사람들과 연습해보니 재미있었지만 뭔가 이상했습니다. ‘이렇게 쉬운 동작을 왜 저렇게 못하는 걸까?’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한다고 했나요. 제가 딱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이제 막 시작한 사람들이니 쉬운 동작도 못하는 건 당연했지요. 그런데 저는 마치 처음부터 잘했던 것인 양 우쭐해졌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었고, 저는 조금 더 자신감을 더해 잘난 척을 했던 것 같네요.

기본 동작이 끝나고 안무에 들어가자 저의 잘난 척은 보다 더 심해졌습니다. 그들이 몇 주 째 연습하면서도 못 따라 하는 동작을 그날 처음 하면서도 거의 완벽히 따라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이 모두가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지만 왠지 으쓱해졌습니다. 그동안 잘하는 아이들을 보며 나는 왜 아직도 저런 동작이 안 될까?’, ‘언제쯤 나는 은비처럼 예쁘게 웃을까?’라고 스스로를 꾸짖기만 했었는데요. 그때까지는 혼자서 연습해서 몰랐을 뿐 저도 계속 발전하고 있었던 겁니다.


다음 중급반 시간에 다시 선생님과 단둘이 연습하러 왔습니다. 전날 수업이 끝나고 제가 급히 나간 뒤에 초급반 학생들 사이에서는 작은 소동이 있었다고 합니다. ‘저렇게 잘하는 사람이 누구예요?’, ‘저렇게 예쁘게 하려면 얼마나 해야 하나요?’, ‘나도 2년 정도 하면 저런 예쁜 옷이 어울리게 될까요?’ 등 모두 제가 꼬마 댄서들을 보며 했던 질문들인데, 어느새 저도 그런 질문을 받는 사람이 되어있었습니다.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앞으로 자주 초급반에 가야겠다고 다짐했지요. ^^ 그날은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계속 웃으며 예쁘게 춤을 췄던 것 같습니다. 진짜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했습니다. 춤 뿐이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도 샘 솟았습니다. 퀘스트를 모두 수행했다고 생각했던 벨리댄스에 또 하나의 퀘스트가 떠올랐습니다.

새로운 퀘스트의 수행은 다음 시간에 이어가겠습니다.


창 밖으로 첫눈이 내리고 있네요. 첫눈 치고는 좀 많이 오는 것 같습니다. 이번 주도 건강하고 행복한 한 주 보내세요. ^^

 

* 퀘스트(quest): 사전적 정의는 탐구 탐색. 온라인 게임에서 게임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이용자가 수행해야 하는 임무나 특정 행동을 지칭한다





--- 변경연에서 알립니다 ---


[출간소식] 『인문학으로 맛보다 와인, 치즈, 빵』 이수정 저

"와인 마시고 치즈 먹을 때 무슨 이야기를 하면 좋을까?" 이 책은 와인, 치즈, 빵에 대한 전문 서적이 아니다. 미식 테이블이 낯선 당신을 위한가벼운 마음으로 읽는 이야기 책, 읽고 나면 와인, 치즈, 빵이 조금 더 편안하게 다가오는 바로 그런 책이다. 이 책 한 권으로 당신은 식탁 위의 재미있는 이야기꾼이 될지도 모른다.   

http://www.bhgoo.com/2011/864496



[출간소식] "CEO를 위한 Tax Talk" 박중환 저 

세금만 잘 알아도, 당신은 성공한 CEO가 될 수 있다! 세금 이야기는 언제나 화두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한 기업을 이끌어가는 CEO라면, 세금에 대한 고민을 피해갈 수 없다. 피할 수 없는 세금이라면 조금이라도 합리적으로 절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는 않을까? 저자의 해법을 따라가면 길이 보인다

http://www.bhgoo.com/2011/863572




IP *.226.157.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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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4 02:10:53 *.52.38.80

저는 그랬습니다.

"칼을 물고 태어나는 선수는 없어 !"

프로필 이미지
2020.12.20 08:55:15 *.226.157.137

멋지십니다.

다음 번에는 그렇게 인용해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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