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2020년 9월 27일 20시 41분 등록

세상 일은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일 것이라 미루어 짐작해 본다. 어쩌면 이것이 인간에게 주어진 인생 디폴트 값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때로는 내가 도저히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도전으로 힘들어 할 때 혜성처럼 은인이 나타나 나를 도와준 적이 있다. 내가 행운아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나는 특별한 존재로 태어난 것일까


그렇지도 않은 것이 나는 세상이 내 준 숙제 중 대부분을 풀지 못하고 좌절하고 상처받으며 넘어진 곳에서 수도 없이 넘어진 경험이 너무나 많다. 그럼 과연 무엇일까? 어떤 숙제는 결국 실패로 돌아가는 반면에 또 어떤 숙제는 내 인생 극장에 의외의 사람이 나타나 나를 도와주는 것일까



2019년은 나에게 새로운 도전의 한 해였다. 왜냐하면 직장에서 새로운 업무인 조직문화 담당자로 선정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조직문화 담당자의 임무는 한마디로 직원들이 행복한 직장생활을 하도록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는 것이다. 평가 공정성을 강화하고 팀원을 육성하고 열린 소통으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할 줄 아는 조직을 만드는 일이며, 비효율적인 업무를 제거하고 옆에 있는 동료들과 협업하여 서로 도움을 주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직원들이 눈뜨면 회사에 오고 싶은 마음이 들고 업무에 몰입하여 경영성과에 기여하는 선순환을 창출하는데 기여하는 중요한 자리다


너무 거창하게 말한 것 같다. 그렇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다양한 허드렛일도 해야 한다. 매월 팀원 전체 회식 장소도 알아봐야 하고, 분기별로 진행하는 조직활성화도 기획하고 준비물도 챙기고 사회도 봐야 한다. 그 과정 하나하나가 나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도전은 나를 늘 긴장하게 만들고 얼굴에서 웃음을 빼앗아간다. 어떻게 하면 동료들이 우리 팀을 사랑하고 맡은 업무를 힘들지만 즐겁게 처리해 나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고민했지만 쉽게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었다. 그런 막막한 마음이 들 때, 예상치 못하게 타 부서에서 2명이 우리 팀으로 새롭게 전입을 왔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그 중 한 명이 이전 부서에서 조직문화 담당자 역할을 했던 사람이었다. 나는 그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한 해 동안 수 많은 조직문화 활동들을 기획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었다. 그 결과, 조직문화 점수가 최하위 수준이었던 우리 팀이 연말 전사 조직문화 우수사례 발표 대회에서 50개 팀 중 당당히 2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습관홈트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나는 남의 옷이 아닌 나만의 옷을 입듯이 습관 목록도 나의 개인적 또는 직업적 꿈과 연결하여 엄선하라고 조언해 주었다. 하지만 꿈이란 것이 하루 아침에 뚝딱하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건이 아니지 않는가. 수 십 년을 찾아 헤매도 선명한 자태를 선뜻 보여주지 않을 만큼 까다로운 대상이 바로 꿈이란 놈이라고 생각한다. 운이 좋다면 하고 싶고 되고 싶은 나를 좀 더 빨리 발견할 수 있지만 우리 주위에는 오늘도 각자의 꿈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나도 습관홈트 참가자들에게 습관을 꿈과 연결하라고 조언은 했지만 솔직히 절름발이 조언이었다. 왜냐하면 어떻게 꿈을 찾으라는 본질적인 조언은 회피한 채 임시방편으로 1년 동안 정말 하고 싶은 일들을 빈 종이 위에 5개 정도 적어 놓고 그 중에서 우선순위를 정한 후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일을 1개 선정한 다음 그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기 위한 습관을 선정하라는 정도의 조언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난 늘 고민에 빠졌었다. 어떻게 나는 목적이 좌절되어 낙담한 상태에 있는 사람들에게 다시 시작할 용기를 부여하고 꿈을 다시 꾸도록 조언해 줄 수 있을까? 그리고 그 가슴 뛰는 꿈과 습관을 연결시켜 꿈이 현실로 탈바꿈 하도록 조언해 줄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본질적인 대답을 찾아 헤매고 있었다. 그런데 2018년말 우연히 아내가 소개한 아들러 심리분석 전문가 과정에 신청하였고 아들러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어떻게 정체성 중심의 습관을 만들어 갈 수 있는지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어디 나 뿐만이겠는가


생각의 비밀저자이며 스노우폭스 회장인 김승호씨는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바를 매일 100번씩, 100일간 상상하고 쓰고 외치면서 원했던 바를 모두 이루었다고 한다. 실제로 그는 돈 한푼 안들이고 50만 달러짜리 비즈니스를 인수하기도 했고 400만달러짜리 계약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세계 최고의 베스트 셀러 작가이자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인 파울로 코엘료가 쓴 <연금술사>에서는 주인공 산티아고가 그렇게 간절히 만나길 원했던 연금술사를 만나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연금술사는 산티아고에게 이런 말을 건넨다. “사람이 어느 한 가지 일을 소망할 때, 천지간의 모든 것들은 우리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뜻을 모은다네


심리학 용어 중에 피그말리온 효과라는 것이 있다. 조각가인 피그말리온이 자신이 조각한 여인상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는데, 이를 지켜본 여신 아프로디테가 피그말리온의 사랑에 감동하여 여인상에게 생명을 불어 넣어 주었다는 신화에서 유래한다. 즉 간절히 원하고 기대하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는 효과를 일컫는다


솔직히 나는 과거 선풍적인 인기를 이끌었던 시크릿류의 허황된 주문, 즉 온 마음을 다하면 우주의 기운이 우리의 꿈을 이루도록 도와준다는 식의 허황된 주장에 손사래를 쳤던 사람이었다. 그러던 2016년 어느 날 우연히 습관 관련 책을 읽고 습관을 실천하면서 내 생애를 통틀어 처음으로 미친 듯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생각의 틀이 깨지고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 당시 직장에서 맡은 업무가 미궁 속으로 빨려 들어가며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고 있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주말도 반납하고 회사에 출근했었다. 밥맛도 없었다. 그런데 점심 시간에 식당으로 향하는 다른 직원들의 얼굴엔 여유와 웃음이 넘쳐났다. 그들이 부러웠다. 얄밉기까지 했다. 저들은 업무 스트레스가 심하지 않아 저렇게 웃으며 점심도 맛있게 먹는데 나는 전생에 무슨 대역죄를 지었길래 이렇게 일도 넘쳐나게 만들고 심지어 얼굴에서 웃음마저 빼앗아 간단 말인가? 라고 신세 한탄하며 세상을 향해 분노를 터뜨렸다


이대로 내 마음을 방치했다가는 버티기 힘들 것 같아 내가 맡은 프로젝트의 품질 담당자였던 회사 선배에게 고충을 토로했다. 그와 함께 점심을 먹고 산책을 하게 되었다. 햇살은 조금 따가웠지만 간간이 시원한 바람이 나무 잎들 사이를 뚫고 내 볼에 와 닿았다. 그리고 그 선배는 나에게 아직도 그 장면이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나의 뇌리에 선명하게 각인된 그 운명적인 말을 해 주었다


범용 차장, 온 마음을 다하면 세상엔 너를 도와 주려는 사람들로 넘쳐날 거야. 그러니 용기를 잃지 마‘ 


울컥했다. 간절히 원하고 온 마음을 다해 행동으로 옮길 때 은인이 나타난다는 그의 말에 죽어가던 용기란 놈이 다시 고개를 쳐 드는 것이 느껴졌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고 고민하면 세상은 우리에게 답을 던져준다. 그리고 때로는 은인을 보내준다. 품질 담당자인 회사 선배는 그 당시 나에게 하늘이 보내준 은인이었다. 그의 운명적인 말 한마디에 난 사표까지 던지려던 상처받은 나의 영혼을 달래 줄 수 있었다


이 일이 있은 후 나는 힘든 일이 있을 때 마다 마법사가 주문을 외우듯 확신에 찬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습관이 생겼다. ‘사람들은 선하고 세상은 아직 살만한 곳이다. 온 마음을 다한다면 나를 도와 줄 은인이 여기 저기서 나타날 것이다




* 알립니다


변경연 마음편지는 추석 연휴 기간 동안인 9.30(수) ~ 10.4(일)까지 쉽니다. 추석 연휴 가족과 함께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시고 10.5(월) 아침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IP *.62.202.208

프로필 이미지
2020.09.28 21:59:17 *.133.149.97

좀 동문서답하는 독후감 같지만 소망이나 꿈, 곧 목표에 대한 우리의 어떤 도전은 마음이 닿는 어떤 굳건한 믿음으로 부터 시작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랬을까요 '믿음은 바라는 것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의 증거다'라고 예수님이...!?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생각이란 다 헛되고 무의미한 것이지만 일관되게 하나의 생각을 품고 있다면 그것은 헛된 생각이 아니라 힘과 지혜를 주는 믿음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러다 보니 생각났네요  저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래서 기회가 되면 제가 하는 펜싱클럽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초대해서

인문학적인 글귀들이, 예를 들어 "생각하지 마라 생각하면 생각에 쫓긴다. 단지 긴장하라 ! " "보라, 생각하지 말고 3자의 관점에서"

"무엇이 오류이고 무엇이 진실인지 그리고 거짓말이 되는지 행동하며 느껴보라!" 

이런 이야기들이 어떻게 현실적으로 느껴지는지 함께 직접 몸으로 해보면서 느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636 목요편지 - 가을 시 [2] 운제 2020.10.22 1230
3635 머리칼이 바람에 엉클어지며 산 속에서 장재용 2020.10.20 1330
3634 [화요편지] 바다를 '나는' 여인들 file 아난다 2020.10.19 965
3633 [월요편지 30] 도미노 효과, 성공이 쌓이는 비밀 file 습관의 완성 2020.10.18 1353
3632 [알로하의 두번째 편지] 두번째 공연, 미스코리아 화장, 성공적... file [2] 알로하 2020.10.18 1048
3631 [용기충전소] 인생이 한 편의 이야기라면 [2] 김글리 2020.10.16 1045
3630 산과의 첫 만남 [1] 장재용 2020.10.13 876
3629 [화요편지] 막막함이 설레임이 되기까지 file 아난다 2020.10.13 1032
3628 [알로하의 두번째 편지] 너무 빨리 찾아온 두번째 기회 file 알로하 2020.10.11 1262
3627 [월요편지 29]직장에서 영어 동아리 2년 운영해 보니 습관의 완성 2020.10.11 1334
3626 [용기충전소] 한글날, 쉬어갑니다 file 김글리 2020.10.09 996
3625 목요편지 - 테스형 [1] 운제 2020.10.08 885
3624 ‘월급쟁이’ 내려놓고 ‘산’으로 [1] 장재용 2020.10.06 1086
3623 [화요편지] 다르게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솔직해지는 것뿐이었다. file [4] 아난다 2020.10.06 1075
3622 [월요편지 28] 나의 성장은 안전지대 밖에서 이루어졌다 [1] 습관의 완성 2020.10.04 1449
» [월요편지 27] 세상엔 나를 도와주려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1] 습관의 완성 2020.09.27 975
3620 [알로하의 두번째 편지] 세상의 필요와 나의 꿈이 만나는 곳 file 알로하 2020.09.27 1015
3619 [용기충전소] 새로운 변화가 필요할 때 [2] 김글리 2020.09.25 937
3618 목요편지- 아! 가을인가 운제 2020.09.24 946
3617 월급쟁이 무기력 장재용 2020.09.22 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