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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24일 06시 11분 등록

목요편지

아! 가을인가

벌써 가을입니다.
목요편지가 두 번 배달되지 않았습니다.
기다리던 분께 죄송합니다.
일을 무리하게 하면서 몸에 탈이 났습니다.
평소 체력을 과신한 데 대한 경고장을 받았습니다.
경고장을 한 번만 더 받으면 어떻게 되는지 아시죠?
지금부터 조심해야겠습니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주여, 때가 왔습니다.
지난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로 시작하는
릴케의 <가을날>이라는 시가 생각납니다.
올 여름은 힘들었습니다.
긴 장마까지는 즐기면서 보냈는데 두 번의 태풍은 많은 피해를 남기고 갔습니다.
태풍의 설거지를 하는데 많은 땀과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올해는 너무 쉽게 가을이 왔습니다.
늦더위 속에 가을이 이미 있었는데 그걸 느끼지 못한 것이겠지요.
여름의 흔적을 지울 시간도 없이 계절이 바뀌었습니다.
갈수록 계절의 경계가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성공과 실패, 사랑과 이별, 행복과 불행, 삶과 죽음도 그렇습니다.
종이 한 장 밖에 되지 않는 그 경계 속에서 우리는 울고 웃고 합니다.

태풍으로 쓰러지거나 많이 기울어진 대나무를 베어냈습니다.
30도 이내로 기울어진 것은 그대로 두었습니다.
그것까지 치우면 너무 힘이 들 것 같았습니다.
마당에 있는 몇 개의 소나무를 전지하였습니다.
몇 해 전에는 전문 조경사를 불러서 했는데 이번에는 직접 하였습니다.
유튜브로 검색하여 배워서 해보니 크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이제 전문가로 사는 것이 어려운 세상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지를 할 때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를 모델로 하였습니다.
나무 하나를 버린다는 마음으로 과감하게 쳐냈습니다.
그 전에는 가지가 무성하여 보기만 해도 답답하던 그 소나무가
이제 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우리의 삶에도 잔가지치기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부수적인 것을 쳐내면 본질적인 것만 남습니다.
소나무를 볼 때마다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술이 일상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곧 추석입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반쪽 추석 밖에 안 되는 느낌이지만
마음만은 풍성한 한가위가 되길 바랍니다.
마음이 뭔가 허전할 때는 채우기보다 비우기가 오히려 효과적입니다.
일상에서 여러분들의 <세한도>를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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