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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월 10일 08시 13분 등록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는 현실과 다릅니다. 저는 이 분야의 오랜 팬이지만 어떤 것은 현실보다 이야기 속에서 더 영롱하게 만들기 위해 본질을 바꿔놓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치 뜨거운 설탕물을 입혀 실제 과일보다 더 반짝이게 하는 탕후루처럼, 현실의 빛깔이 아닌 영화적 현실이란 것이 생기는 것이지요. 저는 그 대상 중 하나가 '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내향적인 사람이라 학창 시절에 친구를 사귀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반면 제가 사랑했던 많은 애니메이션의 주인공들은 누구나 친구들을 자연스럽고 쉽게 사귀었지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기만 하면 에피소드가 생기면서 주인공과 가까워지고, 심지어는 적대관계에 있던 상대조차 갈등이 해소되면 친구가 되기도 하지요. 친구와 함께 모험을 헤쳐나가면서 멋진 우정을 나누는 장면들을 볼 때마다 부러웠습니다.


 그러다 회사에 입사하고 어쩌다 보니 저도 친구들을 많이 만들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본 결과, 함께 있으면 잘 맞고 즐거운 친구를 만나는 것은 상당한 운과 노력과 의지와 동기가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야기란 것은 본질적으로 기승전결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정이란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시행착오의 과정이 전부 생략되어 있습니다. 이야기로만 우정을 배운 사람은 우정을 찾아가는 과정이 생각보다 길다는 것에 놀라거나 지치게 됩니다. 모든 사람과 친구가 되는 이야기만 알고 있는 사람은, 현실에서 자신의 친구 영역에 들어오지 않는 사람을 만나면 자신을 자책하거나 무리하게 됩니다. 그러나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어울림, 혹은 케미라고 불리는 것이 존재하고 이를 발견하고 맞춰가는 것은 상당한 기술과 연습이 필요한 일입니다.


 한국 사회는 관계 중심적 사회이기 때문에 친구가 없다는 것이 때때로 놀림감이 됩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과 꼭 친구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놀이터에서 몇 시간 술래잡기를 했던 동네 아이까지 친구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같은 반이었다고 친구가 될 필요도 없습니다. 부모님끼리 친하다고 친구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케미가 느껴질 때는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현실에서 나와 잘 맞는 우정의 대상은 만나기 어렵기 때문에 일단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상대를 만난다면 내가 그 사람의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도록 나를 갈고닦아야 합니다. 저는 이게 우정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드림웍스에서 나온 슈렉 1편의 첫 장면은, 고전적인 동화책을 읽던 슈렉이 동화책을 한 장 찢어 화장실 휴지로 사용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저는 우정의 신성함을 강화시키는 많은 어린이용 도서들에 일침을 가해야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회성 함양이라는 취지는 좋으나 무리한 친구 사귀기의 환상은 나의 사회성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걸 너무 오래 걸리게 하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좋은 친구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과 소중한 친구가 될 순 없습니다. 그럴 땐 주변을 무리하게 맞추기보다 그들에게는 예의만 지키고 스스로가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수양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앞으로 어딘가에서 나의 친구를 만나게 될 때 그 사람도 나와 친구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기 위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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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13 07:57:17 *.9.140.76

많은 배움이 있습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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