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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월 13일 10시 30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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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bijaysinghworld.blogspot.com/2018/11/homework-extra-burden-to-kids-and-root.html

 


지훈이를 처음 본건 6학년을 앞둔 겨울방학 때였습니다. 지훈이 엄마는 그동안 지훈이에게 영어 공부를 강요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지훈이도 필요성을 못 느꼈던 듯 합니다. 5학년 2학기가 끝날 무렵의 어느 날, 지훈이는 학교에서 울면서 집에 왔습니다. 아마도 영어 시간에 시험을 봤나 봅니다. 다른 아이들은 모두 잘 대답하고 다 맞히는 문제를 혼자서 대답하지 못했다네요. 어린 마음에도 자존심이 상했는지 울면서 엄마에게 말했다고 합니다.

엄마, 나도 영어 공부할래.”

지훈이 엄마는 드디어 때가 왔다고 생각했고, 저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엄마는 아이가 스스로 깨닫고 공부할 마음을 가진 건 기특했지만, 한편으로 너무 늦은 건 아닌가 걱정이 되었습니다. 엄마의 교육관 때문에 아이를 방치했던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기도 했고요. 지훈이는 정말 너무 늦은 걸까요?

 

지훈이의 친구 혜성이도 영어 공부를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유는 달랐지요. 혜성이는 저학년 때부터 학원을 다니며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특히 단어를 아주 열심히 외웠다고 합니다. 어린 아이가 몇 년 동안 매일매일 단어 시험을 보다 보니 지쳤나 봅니다. ‘영어가 지긋지긋하고 너무 하기 싫다는 혜성이의 호소에 엄마는 고민이 됐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매일 수십개의 단어를 외우고, 더 높은 반으로 가는데 아이를 쉬게 하기가 불안했습니다. 하지만 하기 싫다는 아이를 억지로 끌고 갈 수는 없겠지요. 초등학생 때는 가능하더라도 학년이 올라갈수록 억지로 시키는 건 점점 더 힘들어집니다. 영어가 정말 싫어져서 아예 포기할 수도 있고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기 전에 엄마는 혜성이가 학원을 그만 두고 쉬게 했습니다. 아직 갈 길이 머니까요.

 

지훈이가 스스로 영어 공부를 해야겠다고 깨달았을 즈음에 혜성이는 이제 충분히 쉬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예전에 억지로 단어를 외우게 하던 학원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공부하고 싶었지요. 그 둘은 저와 함께 영어 공부를 하기로 했습니다. 영어를 거의 처음 공부하는 지훈이와 그동안 많이 공부했던 혜성이를 같이 가르칠 수 있을까요? 두 아이를 처음 테스트했을 때 확연한 차이가 느껴졌습니다. 지훈이에게는 생소하고 어려운 내용이 혜성이에게는 이미 여러 번 반복한 너무 쉬운 내용일 수 있겠네요. 하지만 둘은 가장 친한 친구였지요. 둘이 같이 하면 혜성이는 지겨운 영어 공부를 다시 한다는 생각보다는 친한 친구와 재미있는 시간을 보낸다는 느낌을 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지훈이는 훨씬 잘하는 혜성이를 보며 자극을 받아 학습 동기를 부여 받고 있었습니다. 단점보다는 장점이 크다고 판단되어 둘은 같이 공부를 하기로 했습니다.

 

둘의 수업은 읽기와 쓰기로 진행했습니다. 혜성이에게는 쉽지만 지훈이가 너무 어렵지 않게 느낄 책을 찾아 함께 읽기로 했습니다. 첫번째로 고른 책은 미국의 소설가 너새니얼 호손(Nathaniel Hawthorne:18041864)의 작품. 너새니얼 호손이 만년에 쓴 단편소설로 <큰 바위 얼굴(Great Stone Face)>이었습니다. 지훈이에게 다소 어려운 표현이 있더라도, 같은 표현이 여러 번 반복되고, 또 내용을 짐작할 수 있어서 큰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었지요.

유창하게 읽고 바로 해석을 하는 혜성이에 비해 지훈이는 영어를 읽는데도 우리말로 해석을 하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혜성이는 비웃거나 지루해하지 않고 기다려주었습니다. 지훈이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열심히 하려고 했습니다.

혜성이만큼 잘하고 싶어요.”

가장 친한 친구이지만, 또 가장 친한 친구이기에 창피할 수도 있을텐데 지훈이는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않고 얘기했습니다. 말 뿐이 아니라 실제로 혜성이만큼 잘할 수 있도록 노력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쓰기는 일상을 쓰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첫 숙제로 자신의 가족에 대해 써보라는 숙제를 내줬습니다. 다음 시간에 가져온 둘의 결과물은 뜻 밖이었습니다.

지훈이와 혜성이의 수업은 다음 시간에 이어가겠습니다.

 

날씨가 많이 더워졌습니다. 이제 진짜 여름이 오는 것 같네요. 이번주도 건강하고 행복한 한 주 보내세요. ^^


IP *.226.157.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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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18 11:19:04 *.9.140.76

좋은 선생님이자 지혜로운 선생님이시군요 ! 


프로필 이미지
2021.06.27 11:11:14 *.226.157.137

감사합니다.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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