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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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준비
며칠 전에 첫 얼음이 얼더니 오늘 아침에는 서리가 내렸습니다. 서리가 내리면 가장 먼저 잎이 큰 파초가 검게 변하면서 죽습니다. 그 다음에는 란타나입니다. 란타나는 우리집 입구에 있는 꽃인데 좀 늦게 피지만 늦가을까지 피는 꽃인데 서리가 내린 후 잎과 줄기가 말랐습니다. 양손 전지가위로 뿌리만 남기고 가지를 다 잘랐습니다. 그 위에 모아둔 잔디깎은 것을 뿌린 후 뽁뽁이로 덮었습니다.
옆집 노총각도 겨울 준비를 합니다. 어제 가까운 산에서 나무를 해왔습니다. 화목보일러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맘 때쯤이면 겨울 동안 쓸 땔감을 직접 준비를 합니다. 아침 저녁에 굴뚝에서 나는 연기가 보기 좋습니다. 총각이 힘들게 나무를 해놓으면 가마솥에 불을 땔 때 가끔 얻어쓰기도 합니다. 그게 시골인심입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라 삼계탕을 하면 한그릇 줍니다. 줄 때는 소주까지 한병 같이 주면 아주 좋아합니다.
아내는 지난 주말에 친정에서 대봉감을 많이 따가지고 왔습니다. 따면서 터진 것도 있어 마른 수건으로 닦아 장독에 넣어 홍시를 만들어 먹습니다. 오늘 저녁에는 집사람 후배 2명이 집에 감을 얻으러 와서 같이 차를 한 잔 했습니다. 저는 감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젊을 때 변비로 고생을 했는데 홍시가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어 지금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사람은 한 번 박힌 생각이 상황이 바뀌어도 고치기가 어려운 모양입니다.
약 20일 전에 이태리에서 왔던 둘째 딸이 주말에 돌아갑니다. 영국에서 같이 첫째 딸은 지난 주말에 갔습니다. 둘째는 아직 미혼이라 시간이 좀 자유로워 좀 더 오래 있을 수 있습니다. 그 동안 같이 대마도 여행도 하고 가까운 곳에 단풍놀이도 갔다 왔습니다.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많이 웃고 이야기 했지만 막상 간다고 하니 서운합니다. 이게 부모 마음인가 봅니다. 딸은 그 동안 몸 전반에 대해 병원에서 점검을 하였습니다. 의료시설이나 시스템은 우리나라가 훨씬 좋습니다. 딸도 멀리서 오면 손님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갈 사람은 가야 안정이 될 것 같습니다.
저도 연말까지 하기로 한 것이 많습니다. 이 상태도 가면 또 후회할 것 같습니다. 남은 기간 동안 좀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해야겠습니다. 체중도 3kg 정도 더 빼야됩니다. 힘들게 뺀 체중인데 딸이 오는 바람에 1~2kg 늘었습니다. 빼는 것은 어려워도 원래대로 가는 것은 금방입니다. 며칠 동안 춥다는 핑계로 운동도 게을리 했는데 겨울 운동을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11월도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벌써 송년회 모임이 시작되었습니다. 요즘에는 어디를 가도 술을 많이 마시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건강 잘 챙기시고 올해 계획한 것을 잘 마무리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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