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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재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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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2일 09시 11분 등록

[일상에 스민 문학] 

-자살한 커피왕, 강훈 대표님께 



커피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할리스와 카페베네를 모르시는 분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직접 그 커피의 맛을 본 적은 없더라도 간판은 지나가면서 한번 쯤은 보셨을 겁니다얼마 전저를 가장 놀라게 한 뉴스 중 하나는 그 창업자인 강 훈 대표의 자살 소식이었습니다그분는 국제적인 커피회사인 스타벅스의 국내 론칭 멤버로 커피와 처음 인연을 맺은 후에 우리나라 브랜드인 할리스와 카페베네를 잇따라 성공시키며 명성을 얻습니다. 그를 두고 '커피황제', '커피왕'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였습니다. 2010년엔 아예 본인 이름을 딴 KH 컴퍼니를 세우고, 처음부터 세계시장을 노린 망고식스를 내놓았습니다망고식스는 그의 야심대로 초반에는 돌풍을 일으켰으나고전 끝에 최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고 합니다성공의 질주를 하던 인물이 법정관리라는 실패 앞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입니다그의 소식에 저는 그만 망연자실해 졌습니다가끔씩 그의 성공 수기를 책이나 동영상을 통해서 접하며 힘을 얻기도 했지만동시에 저 또한 기업회생의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잘 나가던 회사가 갑자기 기업회생이라는 굴레에 들어가게 될 때의 그 참담함. ‘내 그럴 줄 알았다라는 조롱어린 사람들의 손가락질무엇보다도 내가 이럴려고 밤을 새가면서 일한 것이 아닌 데..., 라는 자괴감에 잠을 이루지 못한 적도 많았을 것입니다수 백 명의 프랜차이즈 회원들에게서는 또 얼마나 많은 원망의 목소리를 들었을까요.

 

그는 가족들과 떨어져 홀로 원룸에서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낮에는 채권자들로부터 갖은 욕설을 듣고 원룸에 들어오면 마음 깊은 곳에서 쓸쓸한 자기 비하의 목소리를 들었을지도 모릅니다어쩌면 인생에 대한 회한의 감정이 올라왔을지도 모르고요과거에 이루었던 성공에 대한 그리움과다시는 갈 수 없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몸서리 쳤을지도 모릅니다저 또한 그런 불멸의 밤들을 보냈거든요.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그 순간까지그는 어쩌면 누군가와 진정으로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그런 불안감과후회와 현재를 잊고 싶은 복합적인 마음들을요누군가 그에게 따스한 시집 한 권을 선물했으면 어땠을까요집에 들어오는 순간낮에 있었던 모든 시름을 다 잊고 잠시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는 그만의 세계를 선물했다면 어땠을까요그에게는 그런 그만의 세계가 필요했을지도 모릅니다저에게는 다행히 문학과 클래식 음악이었습니다기업회생으로 인해 피폐해진 마음을 달래주는 그 무엇이 저에게는 늘 주위에 있었습니다이해인 수녀님의 따스한 싯구절이윤동주 시인의 가슴 시린 별빛이그리고카프카의 고독이 늘 저와 함께 했습니다.

 

가끔은 친구와 수다를 떠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주위로부터 몸과 마음이 너무 심하게 상처를 입었다 싶으면 전문가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아야 합니다전문 상담사나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서 상담을 받는 것도 중요합니다약 처방을 받아 즉각적으로 복용하는 것도 필요하죠눈물 나는 영화를 보거나음악을 듣고 목이 터져라 따라 부르는 것친구를 만나 옆 사람이 쳐다볼 정도로 깔깔대며 웃는 것도 현실을 견디는 한 방법일 겁니다이 상황에서 절대로 자기 자신을 매몰시키지 말고 자신을 지켜내는 의지가 중요한 것 아닐까요.

 

지금혹시나 자살을 생각하는 분들에게 이 시를 한번 읽어보시라 말씀드리고 싶어요자살은 본인의 몫이라 생각하시지만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요자살을 하면그 몫은 온전히 남아있는 자의 몫이 됩니다꼭 힘내시라지금 누군가에게 적극적으로 손을 내미시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능력 있고우리나라 토종 커피를 위해 노력했던 강 훈 대표를 위해 이 시를 함께 읽어봅니다.



<자살한 독자 진에게>

   

              - 이 해인

 

눈부시게 햇빛 쏟아지는 날에는

늘 네 생각이 난다

 

너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네 언니가

나에게 알려주었을 때

 

땅은 어둡고

하늘이 노랬다

 

나에게 전화라도

한 번 하지 그랬니

조금만 더 햇빛을 그리워하지 그랬니

 

고운 꽃 나에게 사오지 말고

네가 나에게 꽃이 되지 그랬니

향기 초를 나에게 사오지 말고

네가 타오르는 촛불이 되지 그랬니

 

할 말이 그리 많았던 네게

시간을 충분히 내주지 못해

미안한 내 마음

 

이제는 네 무덤에 가서

떨쳐야겠구나

아직도 못다 피운 꿈이 많았던

서른 세 살의 너에게 내가 할 말은

무겁고 아픈 침묵밖엔 없구나


- <필 때도 질 때도 동백꽃처럼

 


정재엽 (j.chung@hanmail.net) 드림



*****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공지 ***** 

1. [알림] 나비프로젝트 3기 모집 안내
변화경영연구소 7기 연구원이자 나비앤파트너스의 유재경 대표가 나비프로젝트 3기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나비프로젝트는 자신과 타인에 대한 깊은 성찰과 이해를 통해 나에게 꼭맞는 커리어 로드맵을 그리는 프로그램으로, 이를 통해 자신만의 경력계발 계획은 물론 향후 자신의 나아갈 길에 대한 구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합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신청 바랍니다.

2. <(주)아티스트웨이> 베트남 다낭 힐링 투어 참가자 모집 안내
변화경영연구소 4기 연구원이자 <㈜아티스트웨이>의 이한숙 대표가 진행하는 베트남 다낭 힐링 투어에 참가할 신청자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오는 8월 24일부터 30일까지 6박 7일간 진행되며, 참가하시는 분들께는 커플코칭으로 유명한 황현호 코치의 커플코칭 워크샵은 물론, 이한숙 대표가 아침마다 진행하는 ‘아침(여행)일기’에 참여할 특전도 주어진다고 하니 많은 신청 바랍니다.

3. [출간소식] 『습관 홈트』(이범용 지음)
변화경영연구소 꿈벗 16기 이범용님이 새 책 『습관 홈트』를 출간했습니다. 이 책은 ‘카톡으로 시작하는 보통사람들의 습관 트레이닝’이라는 부제처럼, 카톡을 통해 실패하지 않는 습관 실천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항상 작심삼일로 인해 고민하는 분들과 좋은 습관을 만들고 싶어하는 분들에게 일독을 권해 드립니다.

4. [유로 에니어그램 연구소] ‘내면아이 60일과정’ 모집 안내
변화경영연구소 5기 연구원, <1인회사 연구소> & <유로 에니어그램 연구소>의 수희향 대표가 진행하는 ‘유럽 정통 에니어그램 내면아이 60일과정’에 참여할 분들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사회가 요구하는데로의 삶을 사느라 한번도 진지하게 들어주지 않던 진짜 내 이야기, ‘내면아이’를 만나 진정한 터닝 포인트를 시작하고픈 분들의 많은 신청 바랍니다.

5. [출간소식] 『엄마의 글쓰기』(김정은 지음)
변화경영연구소 10기 김정은 연구원이 『가족에게 권하는 인문학』에 이은 두 번째 책 『엄마의 글쓰기』를 출간했습니다. 이 책은 엄마와 아이가 일상 속에서 서로 간에 전하는 작은 손편지들을 통해 가정의 화목과 함께 성장을 하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글쓰기를 통해 사랑을 나누고자 하는 엄마라면 일독을 권합니다.


IP *.215.2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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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2 09:57:19 *.253.179.68

로그인 비밀 번호를 문득 기억해 내서 댓글을 달게됐다우.


누구보다 남달랐을 그대가 특별히 강훈 대표에게 보내는 글이기에 나도 마음을 내어 읽어보게 됐어.


자기 경험을 가진 이의 진솔한 글일 것이기에 무어라 썼는지, 남 달리 그대는 어떤 마음인지가 더 궁금했나봐.


담담히 써내려간 것 같은데 가슴이 미어지고 눈물이 핑 돌았어. 내 마음을 대신 전해준 것 같기도 하고 말야.


그도 '아줌마 수다'(ㅋ) 좀 떨 줄 알았더라면 ...?? 


객적어도 크게 익살스런 웃음을 웃을 줄 알았더라면....??

(이 대목에서 갑자기 사부님 생각이 나네? 흔하디 흔하고 별로 대수롭지 않은 것도 같은,

그저 소소한 누군가가 가진 그 만의 개성을 있는 그대로의 장점으로 발견해 주고 강점으로 애해해 주는 스승이 그에게도 있었더라면...?? )


대단했지만 남 몰래 너무나도 외롭고 힘들어 지쳐 죽어간 그에게 산자로서의 안타까움과 위로를 보내며...



그대 덕분에 올만에 댓글 달으며 비번 찾았으니 잊어버리지 말아야징

무더운 여름 잘 지내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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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3 11:56:04 *.215.23.91

앗! 써니누님! 


누님의 댓글을 오랜만에 보니까 제가 다 눈물이 핑 도네요. 


그러게요.... 


가만히 생각해 보면, 힘든 시기를 견딜 수 있는 힘은 다름이 아니라... "아줌마 수다" 역할도 크지 않았을까 싶어요. 

누군가를 만나서 크게 소리치고, 잠시 잊을 수 있게 깔깔댈 수 있는 힘.... 


그러게요....


갑자기 이 대목에서 사부님 생각이 나네요.. 흔하디 흔하고 별로 대수롭지 않은 것도 같은, 

그저 소소한 누군가가 가진 그 만의 개성을 있는 그대로의 장점으로 발견해 주고 강점으로 이해해주는 그런 참된 스승.... 


맞아요. 그저 들어 주고, 웃어 주고. 또 울어 주는... 


누님. 오랜만에 보게 되어서 반가와요. 그것도 무지막지. 


그리고..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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