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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2일 08시 05분 등록

변화의 핵심은

자신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라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

자신이 누구인지 처음부터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

자신은 가장 알기 어려운 대상이다.

이것을 알아가는 것이 인생의 과제다.

점점 자기다워지는 것.

이것이 바로 진정한 변화다.

구본형의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중에서

나는 내가 누구인지 알았고

내가 왜 여기 있는지 알았고

거기에 삶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고

그래서 거기에 내 인생 전부를 썼다.

이렇게 살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라도 하겠다는 결단은

'지금 여기'를 지옥으로 느끼는 '충분히' 불행한 자들만의 특권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어디서 무엇을 하며 살더라도

자신이 누구인지, 왜 여기에 있는지를 몰라

그 삶에 의미를 부여할 수 없고, 그래서 거기에 몰입할 수 없는 사람이

'행복'해지기란 참 어렵습니다.

행복이란 외적인 조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앞서

말한 내적 각성에서 비롯되는 것이니까요.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만큼 '충분히' 불행했던 저는 망설일 짬이 없었습니다.

내적 미션을 클리어하지 않고는 행복해질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미션들을 받아들이는 것을 미룬다는 것은 삶에 대한 무례라고 여겼습니다.

소중한 삶에 대한 예의를 다하지 못하는 스스로를 용서할 수가 없었습니다.

미친 듯이 나를 찾아다녔습니다.

너무나 오래 나를 붙들고 있는

이 지긋지긋한 불안과 결핍감을 끝내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위대하고 멋진 또 다른 나'라고 믿었으니까요.

도대체 어디에 꽁꽁 숨어서 이렇게나 애를 태우는 건지 속이 상할 때마다

책을 펼쳐들었습니다.

어떤 책을 펴도 한결같이 말했습니다.

네게 필요한 것은 네 안에 다 있다고.

(아니, 네가 원하는 게 자기한테 다 있으니 얼른 와서 사가라는

저자들도 숱하게 있기는 했죠.

하지만 어쩐지 미덥지가 않았습니다.

면죄부를 파는 중세의 사제처럼 느껴졌달까요.

적어도 그런 방식으로 구원을 얻을 수 없다는 것 정도는 알아차리고 있었던 거죠.)

그렇게 10년쯤을 헤매다니던 무렵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즈음이 제 인생에서 가장 깜깜하던 시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고, 도저히 할 수 없을 것 같던 것들까지 시도해 봤는데도

제가 찾던 '위대하고 멋진 나'는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여기서 더 이상은 못 해.

한발짝만 더 가면 만날 수 있다고 해도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도 남아있지 않았으니까요.

인정.

100% 실패!

속 상했죠.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그런데요. 죽고 싶지는 않더라구요.

오히려 홀가분하고 시원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주인공과 조르바가 전재산을 걸고 하던 사업이

완전히 망하고 나서

함께 환호성을 지르며 춤을 추던 장면을 비로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달까요.

'폼나고 멋진 나'는 없는 게 확실해졌으니

남은 삶은 찌질하고 쪼잔하고 유치하고 느리고 한심하고 보잘 것 없지만

오래 나를 기다려주고 여전히 힘내서 살아있어준

지금 여기의 나와 잘 지내봐야겠다.

있지도 않은 먼 곳의 나를 그리워하느라

방치하고 구박하던 '나'에게 마음을 다해 사과하고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부터 다시 시작해야겠다.

그렇게 한참을 지내고 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스승이 말씀하신 '진정한 자신'이란

머릿속으로 그리는 이상적인 나가 아닌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앞으로도 숱하게 이 당연한 진실을 잊어버릴

나를 위해 스승의 글귀에 조그맣게 메모를 해 둡니다.

변화의 핵심은 자신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자신(지금 여기의 있는 그대로의 나)을

찾아가는(받아들여가는) 여정이라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

있는 그대로의 자기를

처음부터 잘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다.

자신은 가장 받아들이기 어려운 대상이다.

그것을 연습해가는 것이 인생의 과제다.

점점 자기다워지는 것.

이것이 바로 진정한 변화다.

여러분의 지금 모습 그대로, 이것이 바로 여러분이 평생 누릴 특권이다.

이 말에 저항이 느껴지신다면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세요.

지금 여기의 나를 떠나서 찾고 싶은 나는 과연 어디에 있는 걸까?

지금 여기를 포기하고 기다리는 '미래'란 것이 있기는 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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