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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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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30일 16시 17분 등록


깨달음을 얻은 이후로는 내내 평화롭고 행복하기만 나날들만 이어졌을까? 에이, 설마. 솔직히 고백하자면 다 그만두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직장으로 돌아가 그냥 적당히 참으면서 버텨보려고 시도해보기도 했다.

휴직기간이 조금씩 연장되어 4년을 꽉 채울 즈음 나는 분명히 직장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일과 가정 사이를 오가며 소진되는 삶의 ‘대안’이라고 여겼던 이 세계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무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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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에게 희망을』(트리나 폴리스, 시공주니어 63페이지)

떠나온 애벌레 기둥을 그리워하는 호랑이

막상 본격적으로 현장에 들어서고 보니 엄마로서의 ‘성장’과 인간으로서의 ‘성장’이 하나를 추구하면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하는 제로섬의 관계가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상생하는 관계라는 깨달음은 간절한 희망에서 비롯된 개인적인 신념에 불과해 보였다. 더군다나 두 영역 모두가 이제야 가능성의 씨앗 정도를 발견한 왕초보 수준이었던 상황이니 그 신념조차 흔들리기가 일쑤였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새로운 길 위에 들어선 초심자로서 당연히 치러야 했을 통과의례였지만,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돌아갈 곳이 있다는 생각을 하자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재미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거기엔 내 자리가 있었는데...지금이라도 얼른 돌아가자! 돌아갈 직장이 없다면야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멀쩡한 직장을 두고 굳이 사서 고생을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한참 중요한 시기 밖에서 보낸 시간이 너무나 아깝게 느껴졌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도 그 시간들 덕분에 아이들도 많이 컸고, 가정도 어느 정도 안정되었으니 여기서 더 욕심내지 말자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전처럼 ‘일’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욕심만 버린다면 아이를 기르기에 월급 밀릴 걱정 없고 정년마저 보장되는 여기만한 일터가 또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들어가서 얼마간은 그럭저럭 재미있게 다녔다. 무엇보다 월급통장에 찍히는 숫자들이 새삼스럽게 흐뭇했다. 하지만 그 흐뭇함조차 느낄 여유를 잃어버리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스스로는 태어나서 가장 많은 성장을 했다고 믿고 있던 4년이었지만 조직에서 그 시간은 명백한 공백이었다. 노골적으로 ‘놀다 온’ 대가를 요구하는 조직의 처사가 억울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있는 힘을 다해 ‘당신들이 실수하고 있는 것’임을 증명해 보이는 것 뿐이었다.



--- 변경연에서 알립니다 ---

 

1. [출간소식] 『개발자 오디세이아』 이경종 저.

12기 연구원 이경종님의 첫번째 책 <개발자 오디세이아>가 출간되었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 문화 전문가’를 꿈꾸는 저자의 치열한 성찰의 결과물이자, 더 나은 개발자의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연구한 수년 동안의 항해일지라고 합니다. 개발자로서 어떻게 성장 맵을 그려나가야 할지 막막하거나 아무 생각없이 프로젝트 톱니바퀴에 허우적대고 있는 분들을 위한 책입니다. 기술과 사람, 그리고 나 자신을 알아가는 여정에 동참해보시기 바랍니다:

http://www.bhgoo.com/2011/859181

 

2. [출간소식] 수희향 저. 『헤라클레스가 에니어그램을 알았더라면』

유로 에니어그램 연구소 수희향 대표의 7번째 신간 <헤라클레스가 에니어그램을 알았더라면> 출간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마음편지에서 짧게나마 소개해드렸던 내용으로 신화 속 영웅의 모험 이야기에서 현대인들의 어떤 모습을 발견한 건지 궁금하셨던 분들도 있으실텐데요, 드디어 9가지 영웅유형의 전체 스토리를 볼 수 있습니다. 작금의 시대에 서로의 다양성을 어떻게 수용하고, 자기성장 및 관계 개선을 이루어 갈지 이 책을 통해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http://www.bhgoo.com/2011/858989

 

3. [모집] 치유와 코칭 백일쓰기 41기 지원 안내

함께 성장인문학연구원 정예서 원장이 <치유와 코칭의 백일쓰기>  41기를 모집합니다. ‘나’ 를 글로 쓰기, 나를 향한 백 개의 질문, 나아가 책쓰기를 통해 나를 찾아 가는 치유와 코칭의 백일쓰기로 ‘나의 신화 완성하기’ 과정입니다. 삶을 전망하는 방향성이 선명해집니다. 혼자 습관 만들기가 어려운 분이나 한 가지 일을 시작해 마무리 짓지 못하던 분, 글쓰기를 통해 꿈을 키우는 여정에 함께 갈 분들의 도전 기다립니다:

http://www.bhgoo.com/2011/859132


IP *.130.11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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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3 20:21:35 *.180.157.29

그런 갈등의 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아난다로 성장했겠지요. 

그때는 힘들었겠지만 꼭 필요한 시간이었다고 봅니다. ^^

프로필 이미지
2020.04.07 06:32:29 *.130.115.78

이제야 웃으며 그리 말할 수 있게 되었네요.

알로하님도 그 어두운 시간을 버틸 수 있게 한 제 삶의 귀인 중 한 분이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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