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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2011년 8월 19일 08시 31분 등록

그날 아레쪼의 그의 집에서 본 하늘은 참 아름다웠다네
- 페트라르카의 생가에서

맑고 달콤한 물이여
내게 오롯이 여인으로 보이던 그녀
아름다운 자태를 드리우던 곳
-나 한숨으로 돌이키노니-
그녀 즐거이 예쁜 엉덩이를 기대던 곳
풀이여 꽃이여
아름다운 옷자락
우아한 젖가슴으로 감싸주던 곳
고귀하고 해맑은 대기여
사랑이 아름다운 눈으로
내 가슴 열어 주던 곳
끝없이 외로운 나의 말에
함께 귀기울여 주오

우리는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시인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의 고향인 아레쪼 Arezzo의 언덕길을 걷고 있었지요. 푸른 하늘에 따가운 햇빛이 쏟아지고 어느덧 가을바람이 서성이는 거리를 지나 그의 집에 다다랐습니다. 그의 집에서 산넘어 하늘을 보니 이 사람이 어째서 시인이 되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대기는 맑고 하늘은 푸르고 마을은 아름다웠으니 날마다 그 속에서 구름을 따라 떠돌던 마음이 고운 여인을 만나 시가 되었겠지요.

페트라르카는 교황청이 아비뇽으로 옮겨 감에 따라 아버지를 따라 그곳으로 옮겨가 살게 되었습니다. 23살이 되던 1327년 봄, 아비뇽의 산타 키아라 성당 부활절 미사에서 라우라 Laura를 처음 만나게 됩니다. 그의 심장이 멎었지요. 그녀를 다시 만나기 위해 기다리는 1주일은 평생처럼 길었습니다. 


The first meeting of Petrarca and Laura in the church Sta. Chiara
 Marie Stillman


 라우라가 누구인지는 분명하게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위그 드 사드 백작과 결혼하여 그의 부인이 되어 있었다고도 합니다.  어쨌든 결혼한 여인이었기에 그의 사랑은 비탄이 되고 말았습니다. 



   라우라는 38살의 젊은 나이에 요절했지만 페트라르카는 평생 그녀로부터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그의 짝사랑은 그녀가 살아 있을 때도 죽은 다음에도 시가 되어 살아나곤 했습니다. 그리하여 아름답고도 슬픈 서정시집인 칸쪼니에레 Il Canzoniere 속 366 편의 소네트와 칸초네 등이 되었습니다.


오늘 모처럼 햇빛이 구름 사이를 어렵게 비집고 나온 날 아침, 그의 시 조금을 담아 보냅니다.

....

노래는 고통을 잠재우나니,
나는 노래하리라 한때는 얼마나 자유롭게 살았는지를
.....
오, 나는 누구인가! 누구였던가!
죽음에 이르러서야 인생을 기리고, 밤이 되어서야 하루를 찬양하는구나
내가 풀어가는 사랑의 잔인함에 사무쳐
큐피트의 화살에 맞고서도 내 옷은 끄떡없었기에
어느 당당한 여인을 보호하였네
....
나를 살아있는 사람에서 초록의 월계수로 변신시켜
추운 겨울에도 잎을 떨구지 않게 하였네

아레쪼 페트라르카의 생가는 지금은 책이 가득 쌓여있는 서재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잠시 그 방을 둘러보니 시간은 멈춰서 있고, 고서의 냄새 은은하여 잠시 발길을 잊고 서 있었습니다.  사람은 가고, 시는 남아 있었지요.  방안에 가득한 노래와 시를  주섬거리다  방을 나왔습니다.    그렇게 나의  휴가의 한나절이 지나고 있었습니다. 


 페트라르카는 1370년 이후 죽을 때 까지 몇년동안 파도바와 부근의 에우간네이 산지에 있는 아르콰 사이를 오가며 지냈습니다.  아르콰에 작은 집을 가지고 있었지요.   그는 일을 중단하지 않았습니다.   이전에 쓴 저술들을 수정하는 한편  새로운 소품들을 썼습니다. 〈후대인들에게 Posteritati〉에 새로운 장들을 덧붙였습니다. 〈후대인들에게〉는 후대에 보내는 자서전적 서한문입니다.    페트라르카는 1374년 아르콰에 있는 서재에서 일하던 중 죽었는데, 이튿날 아침 발견된 그는 베르길리우스의 원고에 머리를 묻고 있었다고 합니다.   죽는 날 까지 일했고, 일하다가 죽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일에 순직했습니다.  내가 바라는 것도 같습니다.  나도 그렇게 죽고 싶습니다.      

삶을 무엇으로 빛나는가 ?  
durch arbeit !  로뎅이 릴케에게 한 말입니다.  
일로 인해, 일을 통하여 삶은 남겨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살아있는 사람에서 초록의 월계수로 변신시켜
죽어도 죽지 않는 사람으로 남게 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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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11.08.19 11:26:50 *.128.229.239

(지난 주 금요일 아침 편지는 시간 맞추어 보냈지만, 이 홈페이지에는 여행중이라 미처 올리지
 못했던 것인데,  오늘 돌아와 여기 올려 둡니다)


여름이 너무 덥고 습기는 가득한데

나마저 내 맘에 들지 않을 때

한 번 보고 유쾌해 지기를 바라며

 

첫 번 째 방법 - 철학으로 뽀개기

 

'노자'(老子) 속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날 혜자가 장자를 찾아와 '자네 말은 하나도 쓸모가 없네'라고 말했다. 그러자 장자가 웃으며 '쓸모 있음'의 함정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탁월한 묘사를 해 두었다.

 

"그런가? 그러나 무용을 알아야 유용을 말할 수 있네. 대지는 한없이 넓지만 사람이 걸어 갈 때 필요한 것은 그저 발을 디딜 수 있는 넓이만 있으면 충분하네. 그렇다고 그 만큼만 남기고 나머지 땅을 황천에 이르기 까지 깊이 파 버리면 사람이 밟고 있는 그 땅이 쓸모가 있겠는가 ? "

 

마찬가지다. 사람은 유용함을 쓰지만 그 유용함만을 따로 떼어 가져다 쓸 수 없다. 유용함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없애 버리면, 발을 딛고 있는 땅만 남기고 그 주위를 황천까지 파냄으로써 그 유용함마저 쓰지 못하게 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단점과 모자람이 없다면 강점과 넉넉함이 빛날 수 없다.

 

둘째, 관계로 뽀개기

 

잘난 놈은 밉다. 웬지 그렇다. 누구에게나 그렇다. 그 놈과 함께 있으면 내 모자람이 돋보인다. 그러니 미울 수 밖에. 그러나 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그 단점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는 사람에게는 위험이 되지 않는다. 모자람과 단점을 상대의 경계심을 허무는 훌륭한 도구로 활용해 보자. 그것들은 관계의 접착제들이다.

 

나 이거 잘 못해. 속상해. 나도 너처럼 잘했으면 좋겠어. 나 좀 도와 줘.

이것이 상대에게 나를 여는 귀여운 엄살이다.

 

셋째, 강점으로 뽀개기

 

단점만 떼어내면 속상하다. 그러나 모든 단점은 강점의 대치물이다. 용기와 만용은 함께 간다. 상상력과 현실감의 결핍도 함께 간다. 감성과 이성 역시 한 쪽이 강하면 다른 쪽이 약하게 마련이다. 냉정한 사람은 감정이 결핍되어있고, 감성적이 사람은 이성적이기 어렵다. 강점이 단점의 이면이듯 단점도 강점의 이면이다. 동전의 양면은 모든 사람들의 속성이기도 하다. 따라서 단점을 강점과 연결된 고리로 이해해야한다.

 

단점이 보이면 그 이면의 강점도 재빨리 함께 보라. 그리고 얼른 약점의 뒤를 뒤집어 강점이 돋보이는 국면으로 전환 시켜라.

 

넷째, 연구로 뽀개기

 

자기 존중감이 떨어지고 늘 슬픈 주인공이 되고 열등감에 시달리는 사람이 있다. 심지어 남자 친구가 바람을 피워 헤어지게 되었는데, 화를 내다가도 스스로 '내가 매력적이었다면 그 놈이 바람을 피웠겠어? " 라고 자책을 하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그 여인은 예쁘게 생긴데다 사랑스러운 스타일이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해야할 이유가 없는데도 늘 그렇게 스스로를 비하하는 경향이 있었다.

 

나는 이 여인에게 '열등감'에 대하여 연구하라 했다. 자신의 문제를 객관화하여 책을 보고 공부하여 스스로의 문제를 풀어 보라 했다. 그래서 똑 같은 이유로 시달리는 많은 사람들은 구해 보라 했다. 기질적 약점은 잘 사라지지 않겠지만 연구하면 결코 두려워할 대상이 아니다. 밝은 불빛 아래서 열등감은 도망가게 되어 있다진지하게 왜 그러한지 스스로 연구해 보는 것이다.

 

다섯째, 무한한 낙천성으로 뽀개기

 

인생은 즐거운 것, 삶은 눈물을 흘기고 한숨을 쉬기에는 너무 짧은 것, 두려워 하기에는 너무 멋진 것. 누가 그 따위 단점과 약점에 신경 쓰겠어. 누구다 다 약하고 모자라는 것들을 가지고 살게 마련인 것을. 상처를 주는 자가 가장 상처 받은 사람이며, 나에게 가혹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도 가혹하게 대함으로써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것을. 그 불쌍한 자를 미워하기에는 오늘이 너무 아름다우니.

 

그리하여 이렇게 생각해 보는 것이다.

 

얼굴이 못나 마음을 예쁘게 다듬게 되었고

몸이 약해 평생 몸을 아끼고 보살피며 살게 되었고

부모가 가난했기에 열심히 일하는 것을 배웠고

강하고 모질지 못해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얻게 되었고

모두 비웃는 환상을 품고 있었기에 평생의 직업을 얻었다네

지금 생긴 이 힘든 일이

언제 더할 나위 없는 좋은 계기로 전환될지 알 수 없으니

지금 이 일은 신이 있으라 한 바로 그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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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니
2011.08.22 10:46:58 *.85.240.107
일단 뽀개야지~~~~~~~~~~~~~~~~~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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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
2011.08.20 18:35:46 *.246.68.139
둘째, 관계로 뽀개기

사부님.. 사부님처럼 깊이 있고, 감성이 살아 있는 글을 쓸려면 제가 뭘 어떻게 연습해야 할까요?? ㅠㅠ..
도와주세요오~~~~^_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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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옥
2011.08.19 16:45:38 *.237.209.28
지금 이 일은 신이 있으라 한 바로 그 일

가슴에 담아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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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
2011.08.20 22:17:28 *.240.72.6
사부님! 사부님! 사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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