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 김도윤
  • 조회 수 4812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08년 10월 2일 11시 51분 등록
gt40.jpg

 

"하나를 알려면 둘이 필요하다." - 그레고리 베이트슨

 


오늘이면 약 5개월간 진행했던 프로젝트가 끝이 납니다. 좁은 회사의 울타리를 벗어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낯선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그래서 힘이 들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재미도 있었던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며 지난 시간들을 잠시 되돌아봅니다.
'시원섭섭하다'는 표현이 지금의 제 기분을 표현하는데 가장 적합할 듯 합니다.

 

이제 다음 주면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 새로운 일을 하게 되겠죠. 회사에 업무를 조정해달라고 말해두었습니다. 기존의 업무에서 프로젝트 조율보다는 기획 업무의 비중을 좀 더 높여 보려 합니다. 아직 어디로 향하게 될 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안개를 헤쳐나가듯 조금씩 자신의 길에 다가가 보려 합니다.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해선 다른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자신을 비춰주는 일종의 거울과도 같은 대상입니다. 그것은 일일 수도 있고, 공부일수도 있고, 사랑일 수도 있고, 우정일수도 있습니다. 그게 무엇이든 상대를 잘 알게 될 수록, 깊이 이해하게 될수록 자신에 대해서도 더 잘 알게 됩니다. 그게 제가 요즘 관심을 가지고 있는 '기호학'의 기본 개념입니다. '남을 알수록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게 된다'는 신비로운 학문의 이치이기도 합니다.

 

당신은 요즘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어떤 사람을 만나고, 누구를 사랑하고 계신가요? 그게 무엇이든, 누구이든 대상에 당신의 모든 것을 쏟아보세요. 나와 당신 사이, 기표와 기의 사이, 남과 , 밤과 , 수많은 이항 대립 사이에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수많은 갈래길들이 존재합니다. 길을 열심히 따라가다 보면, 어느 맑은 얼굴의 당신을 만나게 되겠죠.

 

갑자기 기온이 낮아진 탓인지, 조금 무리를 탓인지, 환절기마다 겪곤 하는 감기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때문에 오늘은 몸이 공중에 있는 기분입니다. 가끔 이럴 때도 있는 거겠죠. 다시 열이 가라앉고 발에 땅이 닿으면, 저는 마음을 유혹하는 바람을 따라 떠나야겠습니다. 겨울이 오기 전에 신비한 안개 속으로, 수많은 사이의 풍경들 속으로 깊이, 아주 깊이 들어가봐야겠습니다.


 

“그대의 연마된 힘을 끄집어내어 그것을 뻗어내라

그 힘이 두 모순 사이의 깊은 간극을

이어줄 때까지..... 신께서

그대 안에서 당신을 찾고 싶어 하시기 때문이라.”

 

- 라이너 마리아 릴케



 


 

(2008 10 2 , 마흔 번째 편지)

logo.jpg

IP *.190.237.18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96 [수요편지] 목적을 위한 삶, 삶을 위한 목적 [1] 불씨 2024.03.06 4825
495 아버지의 굳은살 박승오 2008.08.25 4827
494 나의 장례식 변화경영연구소-홍승완 2006.10.09 4830
493 절망하고 이민을 떠나는 그대에게 김용규 2013.08.07 4831
492 깊은 물에 큰 배 뜬다 [1] 문요한 2013.05.29 4834
491 제주에서 일년살기 집 구하기 5일째 file 한 명석 2017.02.15 4835
490 그림 할머니 file [1] 최우성 2012.12.09 4841
489 분노를 이기고 사랑하라 부지깽이 2011.02.04 4844
488 하루를 똑 같이 다루는 것처럼 부당한 일은 없다 구본형 2006.09.22 4848
487 생각의 빅뱅 - 메디치 효과 (Medici Effect) [5] 부지깽이 2011.07.15 4852
486 그가 가진 것이라고는 실밖에 없었다 [3] 부지깽이 2012.08.31 4855
485 삶의 기적 - 신화 경영 두 번째 이야기 file [11] 구본형 2009.06.19 4856
484 [내 삶의 단어장] 호박, 마법 또는 저주 [1] 에움길~ 2024.02.06 4856
483 취미와의 동업 승완 2013.04.02 4857
482 사색의 힘 오병곤 2007.02.05 4863
481 편지2-:((주)봄바람 공동대표 김상아- 새로운 세상과 만나는 기대 file [17] 이한숙 2009.01.13 4863
480 길을 잃고 죽은 새 이야기1 [1] 김용규 2013.07.11 4865
479 물을 위해 투표하는 나라 [1] 김용규 2012.06.07 4869
478 농사꾼 말고 농부로 살고 싶은 이유 김용규 2013.01.24 4870
477 인연이 가장 추해질 때 file [5] 박승오 2008.10.13 48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