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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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약한 괴물이 있었다. 그러자 그 괴물을 잡아먹으려는 또 하나의 괴물인 아귀가 나타났다. 피골이 상접하고 사방으로 머리카락이 뻗쳐 사자의 갈기 같았다. 첫 번 째 괴물이 놀라 시바신에게 달려가 자비를 구했다. 그러자 시바신이 아귀에게 첫 번 째 괴물을 잡아 먹지 말라고 했다. 아귀가 항변했다
"그럼 나더러 어찌 하라는 것이요. 나는 배고파 죽겠오. 신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으니 나는 이 괴물을 먹어야겠오. "
그러자 시바 신이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배가 고프면 너 자신을 먹어라"
아귀는 발부터 시작해서 자신을 차례로 먹기 시작했다. 결국 아귀가 있던 자리에는 얼굴하나만 덩그렇게 남게 되었다. 시바신을 그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이렇게 말했다.
"이것이 삶이다. 내 너를 '키르티무카' 라 부르리라. 누구도 너를 예배하지 않는 자는 내게로 올 수 없다"
키르티무카는 '영광의 얼굴'이라는 뜻입니다. 시바신이나 부처의 대좌 밑에 가면 이 가면 같은 영광의 얼굴을 볼 수 있습니다.
생명은 생명을 먹고 살아지게 되어있습니다. 삶은 다른 것을 죽여 먹어야 살아지는 것입니다. 매일 세 끼 씩 우리는 이 의식을 치룹니다. 그래서 육체를 가진 우리는 밥을 떠날 수 없고, 밥 속에는 그렇게 많은 눈물이 들어 있는 것입니다. 언젠가 책을 읽다 이것이 삶의 기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때 나는 삶에 불평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다른 것들의 죽음으로 공양된 당신의 오늘, 찬란하시기를. 키르티무카.
그 소고기가 , 그 돼지고기가 어디서 와서 왜 나의 식탁에서 나의 입맛을 행복하게 해주는지
전혀 생각하지도 않고 알고싶지도 않고 그저 돼지나 개처럼 개걸스럽고 맛있게 먹으면 고맙고 행복하니까요.
박승오님에게 한가지 비밀(?)을 알려줄까요.
인간의 유전자가 해독되었다는 말은 들으셨죠?
그 인간의 유전자가 일반 동물들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합니다.
침팬치하고는 98.7%가 똑같다고 하고
애기장대라는 식물보다는 인간의 유전자가 적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인간은 지구상에서 다른 모든 동식물과 별반 차이가 없는 존재인데
단지 지능, 그 지능이 높다는 것 밖에는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지능도 처음부터 인간이 갖추고 살아온 것이 아니라 엄청나게 오랜 시간 동안 느리게 진화해서
오늘날의 모습으로 발달된 것이고요.
원시시대때에 이런 컴퓨터가 어디있었으며 , 자동차가 어디 있었으며, 민주주의가 어디 있었겠습니까?
한마디로 말해서,
인간은 지구상의 모든 생물과 근본적으로 한 가족인 것입니다.
그런데 저녁식사로 소고기요리와 돼지고기를 먹었다는 것은 같은 가족을 잡아먹었다는 끔찍한 일이죠.
그래서 이 세상은 끔찍한 지옥 그 자체이고
그래서 부처는 삶이 곧 고통이라고 했던 것 같습니다.
구본형 선생님께서 쓰신 글의 뜻은
'인간은 자신을 딛고 일어 설 수 밖에 없는 존재'라는 말씀을 하신게 아닐까요?
어디까지가 나의 문제이고 어디까지가 사회의 문제인지...
해법은 보이지 않고 사회(국가)도 변하지 않으리라 봅니다.
욕망과 성공 : 이것을 자신이 정의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부귀공명이 자신이 지향하는 바라면 그 길로 가면 됩니다.
자신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살 수 있는 용기가 있고 그 길이 비주류의 길이어도 갈 자신이 있다면 그 길로 가는 것입니다. 정혜신 선생님의 글에서 인간이 독립해야 할 두가지 있는데, 첫째는 부모로부터 독립이고
둘째는, 사회로부터의 독립이라 합니다. 이 두가지가 순서대로 올 수도 있구요 순서에 상관없이 올 수도 있습니다.
정신적인 감옥에 일단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봅니다. 자신이 짓고 환경에 영향을 받고 그것을 내면화시켜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상태를 많이 겪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 좋든 나쁘든 내게 경험하고 받아들인 일체 모든것을 싸그리 베어버리고 묻은 후 다시 태어나야한다고 믿습니다.
구본형 선생님께서 말씀하고자 하신 뜻은 위와 같이 않을까 짐작하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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