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지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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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신 크로노스는 그리스 최초의 신인 하늘 신 우라노스와 땅의 신 가이아 사이에서 태어났다. 자식에게 권력을 빼앗길 것을 두려워했던 우라노스는 자식들을 가이아의 자궁 속에 가두어 두고 나오지 못하게 했다. 가이아는 남편 몰래 크로노스의 손에 날카로운 낫을 쥐어 주었다. 그리하여 크로노스는 우라노스가 가이아 위로 몸을 숙여올 때 재빨리 낫을 휘둘러 아비의 생식기를 거세해 버렸다. 우라노스의 상처에서 흘러나온 피는 시간이 되었다. 그 후 크로노스 역시 결혼 했지만 자식들에게 타도될 운명이 두려워 아이를 낳자마자 삼켜 버렸다.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프라도 미술관에는 '아들을 잡아먹는 새턴'(크로노스)라는 섬칫한 그림이 걸려 있습니다. 고야가 그린 그림으로 유혈이 낭자한 크로노스가 아들을 두 손에 잡고 뜯어 먹는 장면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 그림은 '시간은 만물을 먹어치운다'는 시간의 유혈성을 상징하는 것 같습니다. 올더스 헉슬리는 그래서 이렇게 표현합니다.
"세상의 피, 시간은 그침 없이 흐르네
그 상처는 치명적인 나의 것이네"
로마의 철인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젊잖게 이렇게 말합니다
"시간은 사건들이 녹아 흐르는 강물이고, 그 물살은 거세기도 하다. 무언가가 나타나는 순간 휩쓸려가고, 곧 이어 다른 것이 그 자리를 차지하지만, 다음 순간 또 휩쓸려 사라진다"
영국의 시인 매튜 아놀드 (Matthew Arnold)가 참지 못하고 이런 정서를 아주 멋지게 이런 시로 표현합니다.
방랑자로 태어난 인생
시간의 강가에 놓인
배 안에서 태어났지
자기경영은 시간관리가 아닙니다. 시간은 우리보다 힘이 세기 때문에 우리 힘으로는 빨리 가게 할 수도 없고 늦게 가게 할 수도 없고 멈추게 할 수도 없습니다. 통제할 수 없는 것은 통제하려 하지 않는 것, 이것이 자기 경영의 지혜입니다. 되돌아오지 않는 지금을 진심으로 아끼고 즐기고 사랑하는 것, 이것이 시간에 관한 자기경영입니다.
봄입니다. 내 가슴에 무수한 꽃들이 피어납니다. 소리치고 재잘대면서 쑥쑥 꽃대가 솟아납니다. 봄날이 옵니다. 여러분의 봄날이 밀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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