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 조회 수 5173
- 댓글 수 2
- 추천 수 0
한 달 동안의 여행은 내게 붉은 마음을 되돌려 주었습니다. 나는 펄펄 뛰는 기력으로 다시 삶 속으로 되돌아 왔습니다. 그리고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삶과 책을 다시 뒤적였습니다.
“내 행동으로 나를 판단하지 마라. 인간의 눈으로 나를 판단하지 마라. 신의 눈으로, 내 행동 뒤에 숨어있는 진정한 목적으로 나를 판단하라”
“ 성공한 곳을 떠나라. 그리고 실패한 곳으로 달려가라”
그가 떠나기 전 쓰기 시작한 ‘영혼의 자서전’은 다음과 같이 시작합니다.
“ 보이는 것, 들리는 것, 냄새, 감촉, 맛, 지성 나는 내 연장들을 거둔다.
밤이 되었고 하루의 일은 끝났다. 나는 두더지처럼 내 집으로, 땅으로 돌아간다.
나는 지치지 않았다. 일을 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피곤하지도 않다.
그러나 날이 저물었다 ”
그는 자신의 일을 마칠 수 있도록 시간을 조그만 더 달라고 신에게 애원을 했습니다. 그러나 날이 저물었습니다. 아무것도 두려운 것이 없는 사람처럼, 아무 것도 바라는 것이 없는 사람처럼 그렇게 자유롭게 살고 싶었던 그는 그 이듬해 1957년 일흔 두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적선하시오 내 형제들여. 내게 십 오분씩만 적선하시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뜨거운 삶의 구걸이 들리는데,
우리의 지갑 속에는 아직 쓸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군요.
참 다행입니다.
오늘 그가 그렇게 바라던 15분으로 무엇을 할 건지요 ?
댓글
2 건
댓글 닫기
댓글 보기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76 | 그래도 가야 할 길 [2] | 문요한 | 2010.07.14 | 5138 |
375 | 나는 연인으로 탄식했고, 아들로서 복종했다 [3] | 부지깽이 | 2012.07.20 | 5142 |
374 | 상상이 나를 창조한다 | 문요한 | 2012.11.07 | 5142 |
373 | 오래된 고마움 [1] | 최우성 | 2012.03.19 | 5146 |
372 | 정말 괜찮아? | 문요한 | 2012.02.22 | 5147 |
371 | 네서스의 셔츠- 치명적 선물 | 부지깽이 | 2012.06.15 | 5150 |
370 | 시골 할아버지 | 최우성 | 2012.08.06 | 5150 |
369 | 시방 여기가 꽃자리 | 한명석 | 2007.02.22 | 5155 |
368 | 굿바이 외로움! | 최우성 | 2012.01.23 | 5155 |
367 | 선택회피 증후군 | 문요한 | 2007.02.13 | 5157 |
366 | 사람과 책 | 승완 | 2012.04.24 | 5165 |
365 | 사막에 꽃을 피워내신 그 선생님 1 | 김용규 | 2012.11.07 | 5167 |
364 | 나훈아 따라잡기 | 한명석 | 2007.02.08 | 5168 |
363 | 내가 만난 평범한 그 사람들 [1] | 부지깽이 | 2008.10.17 | 5170 |
» | 내게 15분 씩만 적선하시요 [2] [7] | 구본형 | 2006.08.25 | 5173 |
361 | 문장은 끝이 나되 뜻은 끝나지 않았다 | 승완 | 2012.02.14 | 5177 |
360 | 차별적 전문성 [1] | 문요한 | 2012.04.18 | 5177 |
359 | 꽃과 꽃샘추위 | 김용규 | 2013.03.21 | 5182 |
358 | 104년만의 가뭄 | 김용규 | 2012.06.28 | 5183 |
357 |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뜻을 품을 때 | 문요한 | 2012.06.20 | 518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