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완
- 조회 수 5326
- 댓글 수 0
- 추천 수 0
가장 뜨거운 순간이 지나간 뒤에 더는 참을 수 없어 쏟아지는 빗줄기처럼 시는 제게 그렇게 다가왔습니다. 시가 빗줄기처럼 쏟아져 저를 때리면 저도 그 비를 다 맞았습니다. 치열하지 않으면 시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절절하지 않으면, 가슴을 후벼 파는 것이 아니면, 울컥 치솟는 것이 아니면 시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내 가장 뜨거운 순간이 담겨 있지 않으면, 간절한 사랑과 아픈 소망이 아니면 시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 도종환, <도종환 시화선집 :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詩란 가장 뜨거운 순간
그렇다면
내면에 시가 없을 때 존재는 시들합니다.
시가 없는 삶은 메마릅니다.
내면에 시를 품을 수 있다면
뜨거운 순간이 쌓여 있는 만큼
존재는 싱싱합니다.
치열함과 절절함이 함께 흐르는 삶은 풍요롭습니다.
한 해가 가고 있습니다.
하루의 궤적을 돌아봅니다.
뜨거웠던 순간들을 찾아 올해를 뒤적여봅니다.
옳거니!
몇 개의 장면이 잡힙니다.
그 순간 속에 존재의 골수가 펄떡입니다.
마음이 뜨거워집니다.
남은 열아흐레 동안
가장 뜨거운 장면 하나
가장 아름다운 장면 하나
만들어 보겠습니다.
내게 시인은 시를 쓰는 사람이 아닙니다.
시인의 마음으로 자신과 삶을 갈고 닦은 사람이 시인입니다.
시 같은 삶은 가장 뜨거운 순간을 발견하고 만들고 나누는 삶입니다.
그 길이 내 앞에 운명처럼 패여 있는 길이라면
더욱 가슴 아리고 그것이 내 발길이 데려온 것이라면
발등을 찍고 싶을 때 있지만
내 앞에 있던 모든 길들이 나를 지나
지금 내 속에서 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오늘 아침엔 안개 무더기로 내려 길을 뭉턱 자르더니
저녁엔 헤쳐온 길 가득 나를 혼자 버려둔다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 도종환,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중에서
* 도종환 시, 송필용 그림,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랜덤하우스코리아, 2007년
* 안내
변화경영연구소에서 ‘하루 2시간의 자기혁명 프로젝트’ <단군의 후예> 6기를 모집합니다. 100일간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는 새벽기상 습관화와 새벽활동 수련을 통해 자기실현의 토대를 만드는 자기계발 프로그램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클릭하세요.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16 | 눈물 머금고 피어나는 꽃 | 김용규 | 2013.04.25 | 5320 |
315 | 소풍길에 만난 태풍 | 변화경영연구소-김용규 | 2006.07.12 | 5321 |
» |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 승완 | 2011.12.13 | 5326 |
313 | 인생은 실험이다. [1] | 문요한 | 2008.09.30 | 5328 |
312 | 단 한가지 [2] | 최우성 | 2012.06.04 | 5332 |
311 | 깊은 책, 깊은 독서 [2] | 승완 | 2012.01.10 | 5335 |
310 | 인연 | 변화경영연구소-홍승완 | 2006.09.04 | 5339 |
309 | 우리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에 굶주려 있다 | 구본형 | 2006.09.01 | 5343 |
308 | 희망의 순환법칙 : 실패에게 절망을 허하지 말라 | 김용규 | 2013.05.23 | 5345 |
307 | 아마추어와 프로와 장인의 차이 [1] | 김용규 | 2012.02.16 | 5346 |
306 | 왜 공부하는가? [1] | 김용규 | 2012.10.18 | 5347 |
305 | 생명을 키우는 것은 성실함이란다 [1] | 부지깽이 | 2013.01.18 | 5347 |
304 | 바람과 햇빛으로 몸을 씻는 날이면 | 구본형 | 2006.09.08 | 5350 |
303 | 삶의 시인 | 승완 | 2012.01.03 | 5353 |
302 | 시가 내게로 왔다 [2] | 승완 | 2011.04.26 | 5362 |
301 | 한 사람의 발전성을 알 수 있는 방법 | 변화경영연구소-문요한 | 2006.08.01 | 5366 |
300 | 사람 풍경 | 최우성 | 2012.04.02 | 5370 |
299 | 더 소박하고 더 불편하게 살아야 하는 이유 | 김용규 | 2012.08.02 | 5370 |
298 | 내면의 황금(inner gold) | 승완 | 2011.11.22 | 5380 |
297 | 씨앗은 죽지 않았다 | 문요한 | 2012.09.12 | 538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