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 조회 수 6338
- 댓글 수 0
- 추천 수 0
나는 심심하면 수시로 나에 대한 주요 정보들을 꺼내어 봅니다. 해가 바뀌거나 일 년이 중반을 흘러가고 있거나 어떤 감흥이 몰려오면 삶을 펼쳐놓고 여기저기 손을 봐 줍니다.
삶의 담장이 허물어져 있는 곳은 다시 흙을 이겨 보수하고, 너무 황폐한 곳에는 꽃나무를 한 그루 심어 줍니다. 으슥한 곳 잡초 가득하면 모자를 뒤집어쓰고 뽑아내기 시작합니다. 내 에고의 뒤편을 거닐며 나를 데리고 노는 것은 아주 재미있는 일입니다. 나처럼 내향적인 사람에게는 자신은 언제나 가장 훌륭한 놀이의 대상입니다.
그리고 삶은 고혹적인 계획입니다. 그것은 아름다운 건축이며, 바람을 타고 날리는 깃발이며, 희미한 주점의 대화이며, 그리움이며, 치열한 전투며, 나팔소리며, 흥건한 땀이며, 기분 좋은 휴식입니다.
나에 대한 수시진단 결과가 나왔습니다.
* 배가 나왔음. 3개월 동안 술을 멀리할 것. 그리고 배에 ‘王’ 자를 만들어 낼 것. 가슴 근육을 키우고 몸을 만들 것. 주위에 알려 다른 사람들이 내 계획을 돕게할 것.
* 집중할 것. 자제하고 근신할 것. 20%의 낡은 지식을 뒤집어엎어 새로운 지식으로 대체할 것. 최소한의 외부 출입만 할 것. 더 많이 산에 들어 생각할 것.
* 열정을 가지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투자를 중단할 것. ‘자신의 어제와 경쟁’하려는 전투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더 많은 열정을 집중하여 도울 것.
오늘은 내면의 뒷길을 걸으며 쓰레기들을 버리고, 진귀한 것들을 찾아내 돋보이게 하고, 하고 싶은 몇 가지 계획을 다듬어 보는 것은 어떤지요 ?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56 | 당신과의 인터뷰 [1] | 최우성 | 2012.03.26 | 6207 |
155 | 바위에 새긴 듯 매일 지켜야 이룰 수 있습니다 | 구본형 | 2006.06.23 | 6252 |
154 | 기도와 기회의 동시성 [1] | 박승오 | 2008.09.01 | 6273 |
153 | 민주사회에서 가장 두려운 일은 서서히 진행되는 노예화 | 부지깽이 | 2012.12.07 | 6273 |
152 | [화요편지]삶의 기쁨이 깨어나는 시간, 아난다 인요가 | 아난다 | 2020.12.22 | 6277 |
151 |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3] | 홍승완 | 2006.04.03 | 6284 |
150 | 다독(多讀)이 정독(精讀) | 승완 | 2012.04.10 | 6285 |
149 | 워렌 버핏, “인생은 눈덩이를 굴리는 것과 같다” [1] | 승완 | 2009.12.15 | 6298 |
148 | 나는 무엇으로 사는가 ? [1] | 부지깽이 | 2012.02.10 | 6318 |
147 | 절망의 강을 건너는 법 | 문요한 | 2012.10.03 | 6318 |
146 | 자기통제 강박증 | 문요한 | 2012.10.17 | 6320 |
145 | 농민자격증 [4] | 김용규 | 2011.07.14 | 6322 |
144 | 담배와 골목길, 그리고 영혼 | 승완 | 2012.07.17 | 6324 |
» | 나를 데리고 놀기 | 구본형 | 2006.06.02 | 6338 |
142 | 삶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4] | 문요한 | 2008.11.11 | 6341 |
141 | 천직이 찾아 오는 길 | 부지깽이 | 2012.04.20 | 6348 |
140 | ‘인문학적’이라는 건 무슨 뜻일까 | 승완 | 2013.07.30 | 6350 |
139 | 한 번은 턱을 넘어라 [2] | 문요한 | 2013.03.06 | 6366 |
138 | 풍요로움에 대하여 | 구본형 | 2006.06.09 | 6378 |
137 | 헤르만 헤세의 마지막 여름 | 승완 | 2012.07.03 | 64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