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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11일 08시 22분 등록

괴테는 <이탈리아 여행기>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어떤 것의 진정한 본질을 전달한다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며, 정신적인 것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한 번 명확하게 실물을 보아두기만 하면, 책을 읽거나 다른 사람한테서 이야기를 들어도 흥미가 깊어진다. 그건 살아 있는 인상과 연결되기 때문이며, 그때 비로소 우리는 사색하거나 판단할 수가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제대로 볼 수 있을까요? 한 가지 방법은 양극적인 요소와 대립 관계를 놓치지 않는 것입니다. 양극적인 요소를 봐야 온전한 전체를 파악할 수 있고, 서로 다른 것이 시너지의 재료입니다. 예술작품도 그렇습니다. 특히 16세기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미술에서 이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인리히 뵐플린은 <르네상스 미술>에서 16세기 르네상스를 빛낸 거장들의 관점과 그 시선에서 나온 미술품에는 어김없이 대립적인 요소가 등장함을 강조합니다. “16세기에는 이런 대립 효과 원칙이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모든 고전적 구도들은 거기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는 이렇게 덧붙입니다.

 

사람들은 대립적인 것을 결합시켜야만 비로소 개별적인 모티프들이 완전한 작용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하였다. 머리 형식이건 몸 전체가 되었건 주변에 더 작은 것이 있어야 큰 것이 효력을 낸다. 다양한 것 옆에 세워야 단순한 것이 효력을 내고, 동작과 나란히 있어야 고요함이 효과를 가진다.”

 

거장들의 위대함은 그 대립을 인식하고, 그 속에서 아름다움을 보고, 그것을 절묘하게 통합적으로 표현했다는 점입니다. 레오나르도와 라파엘로, 그리고 미켈란젤로의 작품에는 수직선과 수평선, ‘십자형으로 상호 교류하게 만드는 처리 방식’, 직선과 곡선, ‘오른쪽 다리를 구부린 것에 대해 왼쪽 팔을 굽히거나 반대로 서로 상응시키는 방식(콘트라포스토)’, 눈길의 방향 대립, ‘어두운 배경과 역동적으로 튀어나오는 빛’, 밝음과 어둠(명암) 등과 같은 대립 구도와 명제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뵐플린에 따르면 16세기 이탈리아의 그림들이 눈에 쉽게 들어오고, 본질적인 것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이유 중 하나는 대립 효과에 충실하기 때문입니다. 대립 효과의 원칙은 관람자의 눈길을 안내하는 특별한 표지인 셈입니다. 실제로 미술 문외한인 내가 대립 효과를 염두에 두고 작품을 보자 그 작품은 이전과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대립 효과의 원칙은 미술품뿐만 아니라 자신을 바라보는 데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가령 내 안에 공존하는 상반된 감정을 균형을 위한 변곡점으로 삼을 수 있고, 감각과 직관, 사고와 감정 등 서로 다른 심리기능을 재료삼아 정신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괴테가 나는 주의를 건축가, 조각가, 화가에게로 돌려서 여기서도 자신을 발견하는 법을 배우려 한다고 했듯이, 나 역시 예술가와 미술품을 통해 스스로를 보는 법을 배우고 싶습니다. 이것이 내가 보는 법을 배우고자 하는 이유입니다. <르네상스의 미술>의 번역가 안인희는 미술의 표현방식이란 결국은 우리 눈이 보는 방식을 말한다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양식의 차이는 눈의 감각과 관계가 있지만, 더욱 근본적으로는 우리가 몸에 대해서 가지는 감각의 차이와 몸을 움직이는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한다. 곧 미술 작품에서 세계를 바라보는 눈길의 배후에는 인간의 자기이해 방식이 숨겨져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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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인리히 뵐플린 저, 안인희 역, 르네상스의 미술, 휴머니스트, 20025

 

*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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