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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4월 21일 06시 29분 등록


오래전 어느 시인이 보내준 시집을 보았습니다. 몇 개의 시 귀가 얽혀 나를 놓아 주지 않습니다. 여러분도 오늘 그 소리 들어 보실래요 ?



‘화병 속의 꽃은 허리부터 시든다’ (지는 꽃)



* 그래요. 화병 속의 꽃은 시들기 전에 허리가 먼저 꺽여요. 사람도 그래요. 갇혀있는 사람은 꿈이 지기 전에 먼저 허리가 꺽여요. 세상에 허리를 굽히기 시작하면 꿈을 피울 수 없어요. 피지도 못하고 허리가 꺽인 꽃처럼 가엾고 추한 것은 없어요.



‘우리의 적은 우리의 밥, 한 끼의 일용할 양식으로 뭉텅 잘려 나간 영혼’ (우시장의 예수)



* 사는 맛의 반은 먹는 맛이니 아무도 손가락질 할 사람 없어요. 가난한 사람은 밥맛에 굶주리고, 부유한 사람은 더 들어 갈 곳 없는 포만한 배를 미워해요. 정신도 항아리 같아서 한번 깨지면 되돌릴 수 없어요.



이 시인의 이름은 신종호인데, 우린 언젠가 서로 만났어요. 내가 시처럼 살고 싶다고 했더니, 이 사람은 나에게 ‘시인은 시처럼 살 수 없다’고 했어요. 시인의 역할은 다른 사람이 시처럼 살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정말 내 마음은 시인도 시처럼 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밥걱정 안하고말이지요.



그러나 한편 걱정도 됩니다. 배고프지 않고 시를 쓸 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배고픔이 창의력이니까요.



밥, 우리를 살리기도 하고 우리를 죽이기도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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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곤
2006.04.22 23:53:50 *.51.77.143
마침 '밥벌이의 지겨움'에 대해 글을 쓰고 있었는데 사부님의 '밥'편지을 보니 끈으로 얽혀 있는듯한 묘한 느낌이 듭니다. 죽는 날까지 때가 되면 반드시 먹어야 되는 진저리나는 밥이기도 하지만 한 상에 둘러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게 하는 공동체의 밥이기도 하지요. 시인이 될 수 없는 저같은 범인은 그저 일용할 양식에 감사할 수 있을 때 밥벌이의 굴레에서 다소나마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데 이 야심한 시각에 밥생각이 나는 까닭은??? 배고픔에 기대어 마저 글을 써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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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기원
2006.04.25 05:35:52 *.190.243.167
밥 세끼 먹는 것 단순하면 좋은 터인데...
대안은 단식 소식이 좋을 것같아요.
욕망을 놓아서 본마음을 볼 수있다면
밥에대해서도 자유롭게 되는 조화로움이 있을 것같습니다.
밥에대해 다시 생각할 수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산보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됩니다.
늘 좋은 날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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