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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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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8일 09시 20분 등록
주로 집에서 일하고, 인터넷으로 모임도 하다보니, 외부활동이 크게 줄었다. 더불어 나의 활기도 함께 줄었고 기분도 함께 다운이 되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활기차게, 기분좋게 지낼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마침 강의 준비로 '행복'에 대한 자료들를 찾다가 흥미로운 것을 발견했다.

 행복연구의 대가 중 하나로 꼽히는 긍정심리학자 ‘소냐 류보머스키’에 따르면, 행복을 결정하는 값은 크게 3가지다. 1) 유전, 2) 환경 및 조건, 3) 노력이다. 이 중에서 환경이나 조건은 몇 퍼센트나 차지할까? 놀라지 마시라. 고작 10%다. 즉 아무리 살빼고, 복권에 당첨되고, 좋은 집을 사더라도 그로 인한 행복감 자체가 크지 않다는 것. 실제 연구에 따르면 특정 이벤트로 행복감이 올라가더라도, 그 행복감이 유지되는 기간이 짧고 금세 다시 돌아온다고 한다. 반면 유전적으로 결정되는 값은 무려 50%다. 우울기질, 비관기질 등의 성향은 유전될 수 있는데, 이런 타고난 성향은 어떤 치료로도 완전히 극복할 수 없다고 알려져 있다. 자신이 타고난 성향을 껴안고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해야한다는 뜻이다. 에이브라함 링컨이나 윈스턴 처칠도 타고난 우울기질의 소유자로 알려졌는데 그래도 큰 업적을 이룬 걸 보면 그나마 위안이 된다. 나머지 40%는 노력에 의해 결정된다. 행복을 '선택'이라고 이야기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행복을 선택이라고 하니, 떠오르는 장면이 하나 있다. 2003년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할 때였다. 당시 아일랜드 출신의 숀 아저씨네 집에서 월세로 지냈는데, 숀 아저씨는 필리핀에서 온 애니아줌마와 함께 살았다. 둘 다 이야기하는 걸 좋아해서 종종 함께 둘러앉아 음식도 나눠먹고 이야기도 나누곤 했다. 애니 아줌마는 키가 150cm이나 될까, 아주 조그마한 체구였는데도 항상 에너지가 넘쳤고, 늘 웃는 상이었다. 가진 것도 별로 없어보였는데도 늘 행복해보이는 애니 아줌마가 신기했다. 그래서 하루는 물어봤다. 

“애니 아줌마, 아줌마는 어떻게 매일 그렇게 행복해 보이세요?”
그랬더니 아줌마가 이런 명언을 남겼다. 
“나는 슬픈 게 싫어요. 슬플 이유가 어디 있나요? 난 다 가지고 있는데. 우린 ‘행복해야’ 해요. 지금 바로.”

나는 행복이란 건 특정 조건이 갖춰져야, 부족한 부분을 다 채워야 찾아온다고 생각하던 터라, 지금 당장 행복해야한다는 아줌마의 말이 아주 신선했다. 그 이후로 행복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왜 누구는 행복하고, 왜 누구는 불행한걸까? 다양한 사람들을 관찰하다보니 사실상 조건이 차지하는 영역은 류보머스키 교수의 말처럼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걸 볼 수 있었다.  그래서 류보머스키는 행복 추구라는 말보다 '행복은 창조하거나 만든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고 말한다. 우리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낼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떻게 행복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이론상으론 간단하다. 부정적 정서 (슬픔, 두려움, 불안, 좌절 등)을 최소화하고, 긍정적 정서(기쁨, 만족, 쾌락, 안정, 열정 등)을 높이면 된다. 이는 장미를 키우는 방법과 동일하다. 장미를 키우자면 뭐가 필요할까? 일단 수시로 올라오는 잡초를 제거해줘야 한다. 하지만 잡초를 제거한다고 장미가 저절로 자라진 않는다.  장미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도 만들어줘야 한다. 영양이 담뿍 든 거름도 주고, 물도 충분히 주고, 햇볕도 잘 받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여기서 잡초는 부정적 정서로, 장미는 긍정적 정서로 대입해서 볼 수 있다. 긍정심리학 창시자 마틴 셀리그만은 많은 사람들이 부정적 정서(잡초) 를 제거하면 행복해질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자신도 처음엔 환자들의 분노, 불안, 슬픔을 모두 없애게 도와주면 행복을 느낄 거라고 생각해 그렇게 했는데 결코 그렇지 않았다고 말한다. 슬픔만 제거되었을 뿐, 환자들은 여전히 공허했고 행복해하는 환자는 아무도 없었다. 

이처럼 불안감, 두려움이 사라진다고 행복감이 절로 떠오르지는 않는다. 행복감을 만들기 위해서는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셀리그만은 '긍정 심리 훈련'을 제안한다.  우리의 뇌는 자동적으로 비판적이고 비관적인 생각에 빠지기 쉽다. 살아남기 위해서 진화적으로 그렇게 세팅이 된 것인데, 문제는 부정적인 것에 몰두할수록 더욱 불안하고 우울해진다는 점이다. 의도적으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돌리는 것이 바로 긍정심리훈련이다. 감사하기, 친절 베풀기, 음미하기, 몰입하기, 건강 챙기기 등 여러 방법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잘 됐던 일 3가지'를 매일 적어보는 것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그날 있었던 일 가운데 잘 됐던 일 3가지를 적고, 그 일이 잘 됐던 이유도 함께 적는다. 셀리그만은 처음엔 어색할 수도 있지만일주일만 끈질기게 시도해보면 점점 쉬워질 것이고, 6개월 후에는 이 연습에 중독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실제로 심각한 우울증을 겪는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일주일 동안 이를 실험해보니, 우울감은 반으로 줄고, 행복감은 3배이상 증가한 것을 볼 수 있었다. 

나는 이틀 전부터 위 방법을 적용해보고 있다. 자기 전에 감사한 일도 3가지를 적고, 잘 됐던 일도 3가지 적는다. 물론 이유도 함께. 그 때문인지는 알 수 없으나, 요 며칠 확실히 기분이 좋아졌다. 몸에 활기도 돌고, 인상도 좀 더 좋아졌다. 일주일동안 하면 어떤 결과가 일어나는지 보려고, 일주일 프로젝트를 가동시켰다. 

결과는... 다음주에 공개합니다! 함께 하실 분, 언제든 환영합니다. :)    

IP *.181.106.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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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2 20:46:48 *.169.227.25

학습된 무기력이란 단어가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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