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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13일 18시 19분 등록
월요일 아침 8시를 약 10분 남긴 시각, 회사로 바쁜 걸음을 재촉하다 회사에 거의 이르러 마찬가지로 헐레벌떡 출근하고 있는 옆 부서 박팀장을 만났습니다. 박팀장은 피곤에 절은 얼굴로 나름 밝게 웃으며 아침 인사를 건넸습니다.

"안녕하세요!  실장님~ 주간회의시간 10분 남았네요! 아~ 이 놈의 8시 회의만 없으면 정말 워라벨이 좋아질텐데 말이죠, 안 그런가요? ㅋㅋ"

"네 ㅎㅎ"

박팀장은 집은 회사에서 15분 거리입니다. 저는 경기도에서 1시간 30분 걸려 출근을 하죠. 그나 저나 아침 8시 회의가 없으면 워라벨은 좋아지겠죠.
9시출근으로 1시간을 버는 셈이니 박팀장은 출근시간대비 4배의 시간을 , 전 출근시간대비 66%의 시간을 꿀잠을 잘 수 있을 겁니다.
박팀장이 보면 저의 워라밸은 거의 헬수준일지도 모릅니다.
어디에다 기준을 놓느냐에 따라 모든 결과는 달라집니다.

세상을 보는 눈, 만사에 대한 해석이 곧 자신의 삶이 됩니다.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일, 그리고 그것보다 분명 더 중요한 '일 아닌 모든 것'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워라벨은 일과 '일 아닌 모든 것'의 밸런스입니다. 그 단어에는 일은 많이 하면 좋지 않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모두에게 워라벨이 중요한 시대입니다. 드라마 미생에 나왔던, 그리고 그 이전 숱한 드라마에 나왔던 야심한 시간 넥타이를 풀어놓고 소매를 접어 올린 채 일에 열중하는 직장인의 모습은 이제 누구에게도 부러움의 대상이 되지 못 합니다.
덕업일치가 된 것처럼 보이는 이들에게도 워라벨은 중요합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이 천직이라 퇴근하고 집에 가서도 코딩을 하고 관련 포럼을 들락거리는 이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일은 일일 뿐이죠. 똑같은 활동이지만 하나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취미입니다.

고령이신 저희 아버지는 전화 통화 할때마다 회사는 어떠냐고 물으십니다. 항상 전 별일 없고 그냥 계속 바쁘다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럼 아버지는 기다렸다는듯이 회사에서 바쁜게 최고라는 말씀을 하시고 흐뭇하게 전화를 내려놓으십니다. 아직 저의 아버지에게는 야심한 시간 넥타이를 풀어놓고 소매를 접어 올린 채 일에 열중하는 직장인이 최고입니다. 늦은 밤 공부를 하는 자식이 안스러우면서도 대견스러운 것처럼 말이죠.

서구의 경우 일이라는 것을 바라보는 관점은 시대에 따라 변화해왔습니다. 고대인들은 일을 가축이나 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무릇 교양있는 지식인이라면 노동을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중세에 이르러 종교가 모든 것을 지배하면서 지배층의 필요에 의해 일에 신성이 개입됩니다. 모든 일은 신의 명령이 되었습니다. 일이 고통스러워도 신의 명령이니 따라야만 했죠.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곧 신에게 진심을 다하는 길이라고 믿으면서 말입니다. 르네상스에 이르러 일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집니다. 일은 좋을수도 있고 나쁠수도 있다는 양시론이 등장합니다. 다양성을 포용했던 르네상스 시대답습니다. 현대사회와 별 차이가 없죠.

연말이다 보니 업무 평가다 내년도 업무계획이다 해서 한 해를 회고하고 새로운 한 해를 계획하는 넓은 범위의 사고를 하다보니 일에 대한 본질에 또다시 질문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보통 직장인들에게 회사와 일은 삶의 60% 이상을 차지합니다. 직장과 일에 있어 불행하면, 아무리 가정이 화목해도 행복하기는 어렵겠죠. 일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많은 것들이 좌우되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의 일과 회사생활은 어떤가요?
남은 한주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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