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나의

일상에서

  • 구본형
  • 조회 수 3675
  • 댓글 수 3
  • 추천 수 0
2005년 11월 4일 20시 16분 등록
전문가를 위한 교육, 롯데그룹, 10월

인적자원에 대한 분야에서 노벨상을 받은 경제학자 게리 베커는 지금의 자본주의는 ‘인적 자본주의’라고 불렀다. 그는 교육, 훈련, 기술, 건강등의 총합이 현대 국부의 75%를 차지한다고 주장한다. 사람이 자산이고 경쟁력의 핵심이 된 것이다. 실제로 이런 분명한 현상을 기업의 성과와 자산에 대한 평가에 반영하려는 움직임들이 점점 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한 예로 로버트 하웰이나 바루크 레부같은 회계혁명주의자들은 전통적인 회계원칙 (GAAP , Generally Accepted Accounting Principles)으로는 현대 지식집약형 기업들의 가치와 실적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고 믿고 있다. 따라서 기존의 대차대조표를 던져 버리고, 지적 자산, 연구개발, 인사 채용 및 훈련, 직원의 건강등이 지닌 가치를 담아낼 수 있는 새로운 평가기준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본주의 역시 진화한다. 지나온 세기가 효율성과 생산성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효과성과 재능의 시대다. 과거와 지금의 사이에 분명히 ‘전략적 변곡점’이 존재한다. 이 기회와 몰락의 변곡점에는 ‘사람’이 있다.

인재를 확보하는 좋은 방법 중의 하나는 좋은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새로운 인물을 밖으로부터 충원하는 것은 새롭고 훌륭한 피를 수혀라는 효과를 가질 수 있으나 문화적 동질성과 공동체 의식에 대한 이질감에 따른 새로운 부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보다 본질적인 과제는 기존의 인적자원을 가장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계발하는 것이다.

기존의 인적 자원은 기업이 짊어져야할 과거의 은총이기도 하고 저주이기도 하다. 그들을 활용할 수 없다면 낙후된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엄청난 부담을 짊어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새로운 인재의 채용 못지않게 이미 가지고 있는 자원들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계발 전략이 중요하다.

가장 근본적이고 기초적인 방법이 바로 교육이다. 교육은 투자가 많이 들어가는 반면 그 효과를 입증하기는 어려운 과정이다. 따라서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교육과 계발 전략이 중요하다.

교육의 목적은 우선 기업이 원하는 핵심 역량을 가진 인재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따라서 첫 번 째 작업은 핵심 역량으로 분류될 수 있는 지식과 기술이 무엇인지 먼저 분명히 정의해 두어야 한다. 우선 해당 산업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역량을 10개 정도 정의해 보도록 하자. 이것이 출발점이다. 이 질문은 쉽지 않다. 그러나 반드시 필요한 질문이며 적절한 해답을 알아내야 한다.

일단 핵심역량이 정의 되면 이차적으로 두 가지 작업을 더 해보자. 첫 번째 할 일은 조직 내에서 현재 이 핵심역량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가려내 보자. 그리고 이들을 역량의 완숙도에 따라 등급을 정해 두자. 예를 들어 최고의 마이스터라면 level 5, 그보다 못하지만 꽤 경지에 올라 있다면 leve 4 라고 분류해 두자. 기술과 지식의 정도에 따라 전문성의 정도를 가늠해 두는 기준을 정해 핵심역량 별로 어느 정도의 레벨에 어떤 사람들이 몇 명이나 있는 지 데이터 베이스화 해두자. 역시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러나 이걸 모르고 있다면 지식의 시대에 자기 조직 속에 해당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는 인재가 누구인지 모르고 있다는 가장 치명적인 실수를 하고 있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세 번째는 조금 정교한 작업인데, 차별적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각 핵심 역량별로 어느 정도의 기술력을 가진 사람들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어야 하는 지를 플로팅해 보자.

이 작업은 예를 들어 역량평가위원회 같은 테스크 포스 팀을 결성하여 추정하도록 할 수 있다. 일종의 핵심역량평가 프로세스라고 할 수 있다. 그 결과 앞에서 정의된 10 가지 정도의 핵심역량 에 때하여 각 레벨별로 필요한 적정 역량 데이터가 만들어 질 수 있다. 이 정도만 되어도 기초 작업은 수행했다 할 수 있다.

우리는 이제 아주 간단한 비교, 즉 ‘필요한 경쟁력 대비 현재 보유하고 있는 경쟁력’에 대한 기초 데이터를 가지게 된 셈이다. 필요한 핵심역량과 현재 보유한 역량 사이의 괴리가 얼마나 되는 지 알게 되었기 때문에 이 정보를 바탕으로 이 간격을 채우기 위한 중장기 교육및 계발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어느 정도의 기간을 두고 어떤 내용의 교육과 훈련 그리고 현장 체험을 통해 핵심역량별로 얼마나 많은 인재를 더 길러내고 확보해야하는 지 기획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핵심역량을 가지고 있는 level 5의 마이스터들은 특별한 관리를 받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이들은 핵심인력으로 편성되어, 특별한 보상을 받게 되고 이들은 프로젝트나 일상의 업무를 통해 멘토로서 활동할 수 있도록 활용되어야 한다.

대체로 이런 마이스터들은 승진의 사다리를 타고 관리자가 되어 위로 올라가는 경력관리의 대상이 아니다. 별도로 전문가 제도에 따라 그 핵심역량의 질적 수준으로 평가 받아야 한다. 그 이유는 자명하다. 핵심역량을 가지고 있다하여 좋은 관리자라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핵심역량을 가진 사람들을 인사관리자로서의 무거운 책임과 의무에서 자유롭게 해 줌으로써 자신들의 전문성을 회사를 위해 십분 발휘할 수 있는 별도의 경력 체계 (career path)를 열어 두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배우게 도와주어야 한다. 10년간 경험을 쌓았다고 무언가를 터득한 것은 아니다. 어떤 이들은 ‘1년의 경험을 10번 되풀이하는 사람들’도 많다.

평생 직장을 보장한다는 것이 신선한 사고와 기술로 무장된 젊은이들의 앞길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장애는 나이가 아니라 경험이 쌓이면서 그 경험 위에 새로운 것을 채우지 못하는 것이다.

공식적인 교육 모듈만이 유일한 핵심역량을 배양하는 방법은 아니다. 오히려 일반적 교육훈련 보다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과 적성 그리고 취향을 잘 발휘할 수 있는 부서나 직무로 자발적인 순환이 이루어 질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훨씬 유용할 수 있다. 아울러 유능한 관리자들에 의한 코칭과 맨토링이 유용한 현장 교육이 된다는 점 또한 간과해서는 안된다.

스스로 배우는 힘이 약하면 정규 교육에 의존하는 바가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공식 교육은 반드시 한계가 있다. 피터 드러커는 ‘100년간의 미국 경영대학은 단지 쓸 만한 행정사무직원을 양산했을 뿐이다“ 라고 개탄한다. 리 아이아코카 역시 ‘정규교육에서도 많이 배울 수 있지만 정말 필요한 것은 대부분 혼자 터득해야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고, 적합한 배움과 기회를 제공하여 그들의 열정을 이끌어 내고, 적절한 자리에 적절한 사람을 배치하고 적합한 대우를 해 줌으로써 ‘사람들이 스스로 경영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훌륭한 경영자와 리더의 공통된 과제다.

사람은, 경영자가 자신의 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하여 집중할만한 무엇보다 훌륭한 투자처다. 매출을 챙기고 수익을 챙기는데 시간의 대부분을 쓰는 경영자는 3류다. 결코 위대한 기업을 만들어 낼 수 없다.

좋은 경영자의 비밀은 사람에게 자신의 시간의 대부분을 우선적으로 할애할 수 있다는데 있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바로 이런 ‘적합한’ 사람들을 가려내기 위한 분명한 기준과 프로세스가 계발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회사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적합한 직원’이며, 가장 큰 손실은 ‘부적합한 직원’이기 때문이다.
IP *.229.146.29

프로필 이미지
박노진
2005.11.05 10:12:58 *.118.67.206
나도 이런 글 쓰고 싶었는데...
쩝~
프로필 이미지
송창용
2005.11.08 09:55:57 *.99.120.184
주말에 "기적은 당신안에 있습니다"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제가 느낀 메시지는 약점의 한계를 뛰어넘으면 오히려 강점이 될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사지마비의 한계를 넘어 재활의학과 의사로서 다시 섰다는 사실만으로도 마비 장애 환자에게는 오히려 희망이 되어 정상인 의사보다 오히려 신뢰하는 의사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구선생님의 메세지와 일맥상통한다고 생각이 드네요.진정한 장애는 경험위에 새로운 경험을 쌓지 못하는 것. 오늘도 장애속에 헤매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아야 겠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흐르는강
2005.11.10 10:58:56 *.94.1.23
제가 근무하는 회사상황과 대비해보니 깊은 한숨이 나오네요. 좋은 글 고맙습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6 아직 창업 중 [3] 박노진 2006.03.27 2094
155 사람과 사람 [4] 박노진 2006.03.19 2393
154 행복한 직원만이 행복한 고객을 만들 수 있다 [1] 구본형 2006.02.17 3035
153 벼랑에 서야 날 수 있다 [9] 구본형 2006.01.15 5056
152 존경받는 기업을 위한 혁신 [3] 요술공주 2005.12.28 2707
» 진정한 장애는 경험 위에 새로운 경험을 쌓지 못하는 것 [3] 구본형 2005.11.04 3675
150 일본IBM의 인사시스템 [1] 박노진 2005.10.17 4335
149 오늘 새로운 일을 하나 시작하자 [1] 구본형 2005.10.13 4515
148 이력서를 관리하라 구본형 2005.10.13 3163
147 유한킴벌리의 경영이념과 신 인사제도 박노진 2005.10.11 5030
146 변화 - 강요당하기 전에 스스로 시작하라 [2] 구본형 2005.10.01 3273
145 NUMMI 사례와 사람 박노진 2005.09.05 4352
144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위한 고민 [3] 통찰맨 2005.09.01 3391
143 삶을 관조와 관찰로 대체하지 마라 [1] 구본형 2005.08.30 5356
142 3M의 ‘3M 가속’ 프로젝트 [1] 홍승완 2005.08.14 3173
141 한국인의 ‘관계지향성’ 과 법과의 관계 구본형 2005.08.09 3214
140 [이순신과 조선 수군] 무능한 조정(朝廷) (하) [1] 홍승완 2005.07.31 2714
139 [이순신과 조선 수군] 무능한 조정(朝廷) (상) 홍승완 2005.07.31 2353
138 [이순신과 조선 수군] 상주 전투와 충주 전투의 패배 그... 홍승완 2005.07.16 2633
137 [이순신과 조선 수군] 상주 전투와 충주 전투의 패배 그... 홍승완 2005.07.17 30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