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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 수희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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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2일 12시 33분 등록

사부님은 1인기업가들의 마케팅에서 "진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신다.
진정성이 무엇일까..?
다름아닌 내면과 외면의 조화.

한편 당신을 "이상적 현실주의자"라고 하신다.
지난 2년간 사부님의 말씀을 화두처럼 붙잡고 살았다.
매일을 하루같이 말씀들을 내 삶 속에 녹여내고자 애쓰며 지냈다.

내면과 외면의 조화라하심은 실력 이상의 것을 바라지 말라는 말씀으로 이해했었다.
나를 부풀려 과장하지도 말고, 그렇다고 세상에 주눅들지도 말고.
있는 그대로의 나로 세상과 조우하라는 말씀으로 새겨 들었었다.

그러나 이상적 현실주의자는 너무 슬프다.
천복을 찾기도 어렵지만, 꿈을 찾았다면 거기에 안주하고 싶은 유혹이 너무 강렬하다.
스승님은 그 또한 경계하라 하신다.

밥을 굶고, 골방에 처박혀 책을 읽고 글을 끄적이는 삶.
그건 아니라는 말씀이시다.

깊은 대양과도 같은 꿈에 젖어들어 헤어나지 않는 삶이 차라리 편하다.
사회적 페르소나를 내려놓기는 어렵지만, 일단 내려놓고나면 세상에서 점점 더 멀어져
끝내는 세상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은 유혹이 너무 강렬하다.

그러나 스승은 이미 "이상적 현실주의자"라고 못박고 계신다..

내게 현실은 무엇일까.
온전한 자기실현을 위해 반드시 끌어안아야 하는 현실. 그게 과연 내겐 무엇일까..

비현실적인 이상을 조금이라도 현실세계로 불러들이는 거.
그게 내 삶의 의미이자, 나의 현실이다.

사람들 누구라도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며 살고 싶다면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꿈이 무엇인지.
그 꿈은 내 안에 있는것이지 바깥 세상에 있는 게 아니다.

너무 흐려서, 안개 자욱한 가운데 실오라기 하나만 보여도 붙잡고 늘어져야 하는 거.
그게 꿈이다.

그리고 그 끝에 매달려 끝없이 내면을 탐구하고 자기성찰을 하며
한편으로는 새로이 흐르는 생명 에너지로 나의 외부세상을 어찌 바꿀 수 있을지 두드리고 또 두드리고..
그게 삶이고, 그게 현실이다.

안으로 두 걸음 들어가면
밖으로 한 걸음 내디뎌보아야 한다.
내면과 외면의 균형점을 찾기 위해.

기우뚱, 기우뚱.
어색하고 낯설지라도 그렇게 조금씩.

겨우내 헤세를 사랑하고, 칼 융의 가르침에 귀기울이며 지냈다.
찰스 핸디의 번역을 잡고 사이사이 내게 다가오는 아이디어들을 끄적이다 구상하고.
틀을 잡고 다시 지우고 또 기획하고.

커다란 창문으로 들어서는 햇살이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알려준다.
2월내 병에 걸려 또 한번 죽고 태어남을 흉내내어보았다.
진통제와 항생제를 한달 내 달고살며 몽롱한 정신가운데 떠오르는 생각들을 적고 다듬고 수정하고.
그렇게 나를 바쳐 번역 책 한권에 기획 하나.

내게 삶은 여전히 슬프다. 나를 감싸고 도는 바이올린 선율처럼.
꿈을 실현시키고자 하는 몸짓. 그 자체가 슬픔이 아니고 무엇일 수 있을까..

그러나 어둠을 감싸지 못하는 밝음은 깊을 수 없듯이
슬픔을 알지 못하는 기쁨 또한 그 농도가 다르리라 믿는다.

슬픔을 승화시키자.
축축한 슬픔에 젖어있지도 말고, 가벼운 기쁨에 들뜨지도 말고
이상과 현실이 교차하는 그 아름다움에 감흥하는 봄이면 좋겠다.

이 봄.
한 걸음 더 세상으로 다가가는게다.
그 찬란한 햇살에 나를 내어맡긴체..

 



IP *.118.5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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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2 14:43:29 *.93.45.60
아프다가 낳았다니 다행입니다. 봄처럼 툭털고 일어나기실 바랍니다 .
전 이번 겨울 내내 이불 속에서 지냈는데 그러고 나니, 개떡같은 겨울이란 생각이 드네요. 개떡은 맛나기라도 한데... 음

우리에게 멋진 아침을 새벽을 알려주신 샤먼, 먼별님... 힘내세요.
샤먼님이 이상과 현실을 일치시키려고 노력해서, 샤먼님이 하늘의 뜻과 인간의 뜻을 둘다 헤아려야니까... 힘들지만 살기 좋아져요.
...
...


시 한편 드립니다.
아침 이미지 - 박남수

어둠은 새를 낳고, 돌을
낳고, 꽃을 낳는다.
아침이면,
어둠은 온갖 물상(物象)을 돌려 주지만
스스로는 땅 위에 굴복(屈服)한다.
무거운 어깨를 털고
물상(物象)들은 몸을 움직이어
노동(勞動)의 시간을 즐기고 있다.
 즐거운 지상의 잔치에
금(金)으로 타는 태양의 즐거운 울림.
아침이면,
세상은 개벽(開闢)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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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향
2011.03.02 17:59:54 *.118.58.46
무슨 그런말을요.. 겨우내 새벽에 자신의 천복을 찾아 묵묵히 걸어왔으면서요..^^
우리 모두 서로에게 사우되어 함께 걷고 있잖아요..^^

시 선물 감사해요^^
시인들은 참으로 대단한 분들같아요.
어떻게 저렇게 길지 않은 문장아래 저리도 깊은 세상을 담아낼까요~!
그저 감탄스러울뿐이에요..

가다가다 새벽에 한번씩 꺼내어 잘 읽을께요. 감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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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곤
2011.03.03 22:52:06 *.154.234.5
쓸쓸하지만
담담하게 현실을 받아 들이며
뚜벅뚜벅 꿈의 길을 걸어가야 겠다는
출사표로 읽혀집니다.
따뜻한 봄날이 오면
차 한잔에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싶네요.
내가 가는 곳이 곧 길이다!
Bravo your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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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4 06:36:32 *.12.196.17
선배, 방가요~ 잘 지내시죠?^^
묵묵히 자신들의 길을 걷고 있는 선배님들 앞에서...
제가 원래 엄살이 쫌 심해요^^:::
응원감사드리고요, 차는 더욱 감사요.
선배님도 늘 홧팅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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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4 10:38:15 *.160.33.89
넌 많이 먹지도 않고 채식주의자니 푸성귀 먹으면 되는데,
젊은이는 젊으니 제 밥은 먹을 것이고, 노인은 늙어 음식을 줄이는 것이니, 
더우기  걱정은 먹어도 먹어도 배부르지 않으니,
걱정으로 배를 채우면 안되는 것이다.   
주는대로 먹고 만들어 주는대로 살면
누구에게도 그의 세상은 없는 것이니 
시간들여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세상 하나 만들어야지
제 별을 하나 만들어야지  
     
봄이 되었으니 에레베이터 장난이나 하자.  
쿵 부딪혔는데, 벽이 아니라 사람이니 얼마나 좋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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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5 07:32:19 *.118.58.57
네, 사부님. 말씀 명심하겠습니다.
그저 가끔 성큼성큼 앞서가는 시간 앞에 잠시 놀라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봄햇살이 비추이니 햇살에게 투정을 부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삶이 저의 별이 되도록
시간 속에 정성을 더 들여 가꾸어 나가겠습니다.

넹~! 에레베이터 놀이가 연구원 과정 중 젤로 잼있슴다!! ㅋㅋㅋ

사람들이 서로에게 울타리가 되어야 함을 늘 일깨워주시는 스승님.
마니, 아주 마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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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20 09:28:23 *.61.23.218
그리 많은 일들을 해 내시고도 덧없음에 쓸쓸해 하시다니요..
앓아 누우신 그 2월 동안에도 수희향님의 향기로 인해 초보 단군이들이 얼마나 많은 힘을 얻고 있는지..
세미나 마치고 함께 한 밥 한끼 동동주 한 잔이 참으로 좋았더랬습니다.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데 주저하지 말라는 구본형 선생님 글귀가 새삼 떠오르는 날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사람에게서 구하라' 라는 책도 사서 봐야겠네요.
철 지난 댓글이라 쓰다 보니 머쓱하네요.
이 메뉴'나의 변화 이야기'를 제대로 본 게 오늘 첨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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