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희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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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님은 1인기업가들의 마케팅에서 "진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신다.
진정성이 무엇일까..?
다름아닌 내면과 외면의 조화.
한편 당신을 "이상적 현실주의자"라고 하신다.
지난 2년간 사부님의 말씀을 화두처럼 붙잡고 살았다.
매일을 하루같이 말씀들을 내 삶 속에 녹여내고자 애쓰며 지냈다.
내면과 외면의 조화라하심은 실력 이상의 것을 바라지 말라는 말씀으로 이해했었다.
나를 부풀려 과장하지도 말고, 그렇다고 세상에 주눅들지도 말고.
있는 그대로의 나로 세상과 조우하라는 말씀으로 새겨 들었었다.
그러나 이상적 현실주의자는 너무 슬프다.
천복을 찾기도 어렵지만, 꿈을 찾았다면 거기에 안주하고 싶은 유혹이 너무 강렬하다.
스승님은 그 또한 경계하라 하신다.
밥을 굶고, 골방에 처박혀 책을 읽고 글을 끄적이는 삶.
그건 아니라는 말씀이시다.
깊은 대양과도 같은 꿈에 젖어들어 헤어나지 않는 삶이 차라리 편하다.
사회적 페르소나를 내려놓기는 어렵지만, 일단 내려놓고나면 세상에서 점점 더 멀어져
끝내는 세상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은 유혹이 너무 강렬하다.
그러나 스승은 이미 "이상적 현실주의자"라고 못박고 계신다..
내게 현실은 무엇일까.
온전한 자기실현을 위해 반드시 끌어안아야 하는 현실. 그게 과연 내겐 무엇일까..
비현실적인 이상을 조금이라도 현실세계로 불러들이는 거.
그게 내 삶의 의미이자, 나의 현실이다.
사람들 누구라도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며 살고 싶다면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꿈이 무엇인지.
그 꿈은 내 안에 있는것이지 바깥 세상에 있는 게 아니다.
너무 흐려서, 안개 자욱한 가운데 실오라기 하나만 보여도 붙잡고 늘어져야 하는 거.
그게 꿈이다.
그리고 그 끝에 매달려 끝없이 내면을 탐구하고 자기성찰을 하며
한편으로는 새로이 흐르는 생명 에너지로 나의 외부세상을 어찌 바꿀 수 있을지 두드리고 또 두드리고..
그게 삶이고, 그게 현실이다.
안으로 두 걸음 들어가면
밖으로 한 걸음 내디뎌보아야 한다.
내면과 외면의 균형점을 찾기 위해.
기우뚱, 기우뚱.
어색하고 낯설지라도 그렇게 조금씩.
겨우내 헤세를 사랑하고, 칼 융의 가르침에 귀기울이며 지냈다.
찰스 핸디의 번역을 잡고 사이사이 내게 다가오는 아이디어들을 끄적이다 구상하고.
틀을 잡고 다시 지우고 또 기획하고.
커다란 창문으로 들어서는 햇살이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알려준다.
2월내 병에 걸려 또 한번 죽고 태어남을 흉내내어보았다.
진통제와 항생제를 한달 내 달고살며 몽롱한 정신가운데 떠오르는 생각들을 적고 다듬고 수정하고.
그렇게 나를 바쳐 번역 책 한권에 기획 하나.
내게 삶은 여전히 슬프다. 나를 감싸고 도는 바이올린 선율처럼.
꿈을 실현시키고자 하는 몸짓. 그 자체가 슬픔이 아니고 무엇일 수 있을까..
그러나 어둠을 감싸지 못하는 밝음은 깊을 수 없듯이
슬픔을 알지 못하는 기쁨 또한 그 농도가 다르리라 믿는다.
슬픔을 승화시키자.
축축한 슬픔에 젖어있지도 말고, 가벼운 기쁨에 들뜨지도 말고
이상과 현실이 교차하는 그 아름다움에 감흥하는 봄이면 좋겠다.
이 봄.
한 걸음 더 세상으로 다가가는게다.
그 찬란한 햇살에 나를 내어맡긴체..
전 이번 겨울 내내 이불 속에서 지냈는데 그러고 나니, 개떡같은 겨울이란 생각이 드네요. 개떡은 맛나기라도 한데... 음
우리에게 멋진 아침을 새벽을 알려주신 샤먼, 먼별님... 힘내세요.
샤먼님이 이상과 현실을 일치시키려고 노력해서, 샤먼님이 하늘의 뜻과 인간의 뜻을 둘다 헤아려야니까... 힘들지만 살기 좋아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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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한편 드립니다.
아침 이미지 - 박남수
어둠은 새를 낳고, 돌을
낳고, 꽃을 낳는다.
아침이면,
어둠은 온갖 물상(物象)을 돌려 주지만
스스로는 땅 위에 굴복(屈服)한다.
무거운 어깨를 털고
물상(物象)들은 몸을 움직이어
노동(勞動)의 시간을 즐기고 있다.
즐거운 지상의 잔치에
금(金)으로 타는 태양의 즐거운 울림.
아침이면,
세상은 개벽(開闢)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