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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17일 04시 20분 등록
'나무를 베는 데 10시간이 주어진다면, 그 중 8시간은 톱을 가는 데 쓸것이다'는 속담도 인간 OS에  대한 이야기다. 불필요한 레지스터리를 삭제하고, 0KB 파일을 정리하는 작업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파일이 엉키면, 시스템이 꺼진다.

글을 쓰면서 나를 부팅한다. 부팅이 덜 되면, 욕구불만에 시스템이 안돌아간다. 혹은 무표정하게 같은 일을 반복하는 좀비가 된다.  대다수의 직장인과 자영업자들도 OS가 꺼져있다. 목적 없이 응용프로그램만 돌아간다. 주어진 일만 방어적으로 처리하고, 일에서 어떤 흥미도 느끼지 못한다. 직장인으로서 추구해야할 것은 OS와 응용프로그램의 조화다. 기계적으로 일만 해서도 안되고, OS의 안정에만 신경쓸 수도 없다. 성과를 내야하며, 동시에 과정도 즐겨야 한다. 

OS가 잘 안돌아가면, 애꿎은 응용프로그램을 탓하기 쉬운데, 흔히 다른 응용프로그램을 설치한다. 전직轉職이라고 한다. 새롭게 보이는 프로그램이라해도 그다지 특별한 것은 없다. 프로그램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들어가고, 그 프로그램으로 결과물이 나오기까지도 또 시간이 필요하다. 여기 저기 전직을 한다는 것은 프로그램만 깔다가 볼장 다 본다는 이야기다. 이력서 내고, 면접 보고, 자기소개하다가 끝난다. 

컴퓨터 프로그램도 익숙해지기 힘든데, 하물며 직장생활은 어떻겠는가? 응용 프로그램을 바꾸기 보다는 OS를 최적화하는 것이 낫다. OS 최적화란, 하기 싫은 일에서 의미를 찾고, 보기 싫은 사람과 사이 좋게 지내도록 스스로를 설득하기다.왜냐면 직장생활은 어딜가나 이런 포맷이다. 하기 싫은 업무가 있고, 보기 싫은 사람이 분명히 있다.

이런 어려움을 스스로 다독여서 견디면 그의 OS는 강력해진다. 어떤 응용프로그램을 돌려도 쌩쌩하다. 다른 직장에 가도, 핵심을 금방 꿴다. 현재 네이버의 사장(김상헌)은 법조계 인물이었는데, 엘지에 있다가  IT로 왔다. 겉으로만 봐도 부러운 경력이다.각각의 소임을 잘 처리했으니까, 경력도 선순환이다. 소명은 찾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다.  하늘은 내게 맞는 일이 아니라, 필요한 일을 준다. 천직은 현직이다.'경력을 계획한다'는 것이 올바른 말일까? 어른들은 세상사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경력도 그런것 같다. 내 뜻되로 되지 않는다.

지금 직업과 직장때문에 방황하고 있다면, 그 방황 자체가 올바른 현상이다. 성장에는 확장의 고통이 필요하다. 고통에는 '이게 뭐하는 짓인가?'라는 회의도 곁들여진다. 일, 업무 자체에는 성장이 없다. 숙달만 있을 뿐이다. '포정의 칼'이 경이로울지는 몰라도, 존경스럽지는 않다. 정작 나를 성장시켜주는 것은 그 일을 둘러싼 환경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지옥에 끌려가는 듯한 느낌이 들지 않는가?  일요일 저녁이 되면 우울하지 않은가? 상사의 하대에 상처가 곪아있지 않은가? 혹은 진상 고객 때문에 자괴감을 느끼는가? 이 상황에서 몸부림칠 때, 나의 OS는 견고해진다. 

불가에서는 모든 중생 안에 부처가 있다고 한다. 성불하라는 이야기는, 당신 안의 부처를 드러내라는 말이다. 지금 문제는 응용프로그램이 아니다. 아무리 혁신적인 프로그램을 외부에서 가져온다해도, 변화는 없다. OS가 불안정한 이상, 직장을 바꾸어도 변하는 것은 없다. 나는 피하지만 않으면, 드러날 것이다. 현실과 괴리가 클수록, OS는 헛돈다. 

주어진 일에서 최고最高가 된다. 다음에는, 골라 내려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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