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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 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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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월 24일 04시 15분 등록
새벽 2시.

술먹고 온 쌈마니들과 싸우다. 내 멱살을 잡고, 목을 쳤다. 원래는 우리집에 닭을 공급하겠다고 찾아왔던 사람들이다. 전에도 꾸준히 왔는데, 내가 싫다고 하자 폭발한 거다. 사람 한 번 쳐 본 적 없는 나로서는 황당했다.  요즘 세상에 누가 사람을 치는가.

구경꾼들이 몰려왔고, 같이 온 사람이 나보고 참으라며 회유했다.  '장사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않느냐, 사장님이 참아야 하지 않느냐....' 취객의 주사를 사장이 응당 받아주어야 하지 않느냐는 식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경찰을 부르자, 슬그머니 내뺐다. 가게 이미지는 나빠졌고, 난 바보됐다.  

 몇년 전, 이런 글을 읽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것'이라고.

당시엔 이해가 안되었다.


경찰은 사건 종료후 온다. 처벌을 원하냐고 사무적으로 말한다. 같이 있던 아내가 말린다. 그냥 내버려두라고 말했다.

집에 일찍 들어왔다. 아내가 안아주었다. 눈물이 나오는 것을 참았다.

화를 참지 못한 이유는 내 속에도, 분출하고 싶은 엉뚱한 스트레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빌미가 생기면, 언제든지 폭발하는 스트레스.

손님 시다바리를 하다가 생기는 스트레스, 대로변 경쟁업체의 호황에 대한 스트레스,

이 일을 계속해야 하나? 라는 생각이 고개를 쳐든다. 이 관념은 언제나 나를 쫓아다녔다.  회사 안에 있을 때도, 밖에 있을 때도.

넘지 못하면, 풀 수 없는 저주 같다. '이 일을 계속 해야하나?' '내가 이 짓하고 있어야 하나' , '나에게 할 짓인가?''...

목이 뻐근하다. '넌 맞고만 다니니?'라고 말하던 아버지의 답답함에 지금 폭발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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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석
2009.07.24 09:21:09 *.251.224.83
언젠가도 가게 앞 간판이 넘어져서 행인과 실랑이를 벌린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사람상대하는 일이 쉽지 않지요?
나도 학원할 때 기사가 운전하다 말고 가 버린 일이 기억나네요.
"나 00고 나온 사람이야, 내가 이런 일이나 하고 있을 것 같애!" 소리치면서요.
정말 황당했지요.
아내가 안아주니 얼마나 좋아요?^^

직장인이든 자영업이든 스트레스와 갈등이 없는 사람은 없겠지요.
문제는 그것을 풀어나가고 대처하는 방법일 텐데요,
책쓰기에 도전하는 것도 멋진 도전이라고 생각해요.
제게는 맑은님이 써 온 짧은 글들이
빨리 나를 연결시켜 이름을 지어달라고 아우성 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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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09.07.26 02:51:39 *.129.207.200
모두 다 읽으셨군요. ^^

그때는 취객과 실랑이가 있었던 것이고, 팔목에 너무 힘을 주었더니 휴유증이 몇 달 가더군요. 아무리 분해도 맞지 않는 게 상책입니다.

책쓰기는 많은 지도 편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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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처럼
2009.07.25 20:57:52 *.64.107.166
맑은님.
많이 힘드시겠네요.
그래도 명석님 말씀처럼 안아주는 아내가 있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남들이 충분히 잘 하고 계신데도
몇번인가 말씀드렸지만 너무 자신을 조이시는 것 같아요.
기계도 공차가 없으면 안되요.
설계를 할때 적당히 공차를 두고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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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09.07.26 02:54:33 *.129.207.200
그리 큰 일은 없었습니다. 요즘 세상에 폭력을 쓰는 것에 좀 당황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제 병입니다. 스스로를 몰아부치는.

2,3일 놀다가 왔으면 좋겠는데, 가게 볼 사람이 없네요. 불안하기도 하고.

햇빛처럼님과 찬 한잔 하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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