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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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가던 외국인이 행인을 붙잡고 시간을 묻는다.
What time is it? 지금 몇시죠?
잠깐 당황하겠지만 이내 행인은 자신의 손목시계를 보며 시간을 일러 준다.
4 o'clock. 4시네요.
자, 그럼 똑같은 상황에 외국인이 다시 이렇게 묻는다.
Time, What is it? 시간, 그게 뭔가요?
??? 뭐지? 뭐라는 거야?
행인은 아마도 시계와 외국인의 얼굴을 번갈아 보며 식은땀을 똑똑 떨어뜨릴 지도 모르겠다.
단어의 순서만 살짝 바꾸었을 뿐인데, 그 의미는 엄청난 차이를 가지게 된다.
첫 번째 질문에는 누구나 쉽게 대답할 수 있다. 그러나 두 번째 질문에는 거의 예외없이 당황하고 주저하게 될 것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시간이 가지는 의미와 본질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리라.
시간에 대한 많은 정의가 있지만, 사전은 시간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시간이란 과거로부터 현재를 거쳐 미래로 이어지며 일어나는 사건들의 연속체이다.”
이렇듯, 시간의 기본 요소는 바로 크고 작은 사건이다. 모든 것이 하나의 사건이다. 내가 지금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것도, 글을 쓰며 쓴 커피를 홀짝거리는 것도 역시 사건이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인생을 사랑하십니까? 그렇다면 시간을 낭비하지 마십시오. 인생은 곧 시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말이 진실이라면, 인생을 컨트롤한다는 것은 시간을 컨트롤한다는 것이고, 시간을 컨트롤한다는 것은 인생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컨트롤한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컨트롤 할 수 있는 사건의 범주는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 입는 옷, 만나는 사람들, 다른 사람에 대한 태도와 같은 것들. 하지만 아침의 일출 시간, 갑자기 찾아드는 병, 태풍, 직장의 윗사람, 주식 시장의 폭락 등은 도저히 우리가 어찌 해 볼 수 없는 사건이 아닌가. 심지어는 옷을 입는다든지, 만나는 사람들을 결정한다든지 하는 우리가 충분히 컨트롤할 수 있는 사건이라 해도 이에 수반되는 감정들은 쉽게 다스리지 못한다.
중요한 점은 인생에서 컨트롤할 수 없는 사건이 많다는 사실이 아니라 거기에 우리가 어떻게 반응하느냐 하는 데 있다.
단순한 시간 관리를 넘어 인생을 컨트롤함으로써 그 충만감을 찾아내어야 한다. 시간을 관리하고 삶을 관리하는 것의 목적은 마음의 평화와 평정심을 찾는 데에 있어야 한다.
시간을 잘게 쪼개어 할당한 일을 하고 순서에 맞추어 일을 진행하는 것으로 시간관리의 목적이 정해진다면, 시간 관리는 단순히 알람시계의 초침을 맞추는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What time is it? 이 아닌 Time, What is it? 에 대한 답을 진지하게 고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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