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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18일 18시 02분 등록
서른 세번째 날

아침: 현미밥 한 종지, 열무김치, 콩죽(콩, 땅콩, 잣을 갈음), 상추, 쑥갓, 죽순나물, 고추표고조림, 알로에, 은행, 쌀강냉이
점심: 현미밥 한 종지, 미역국, 토란대무침, 호박버섯볶음, 상추, 쑥갓, 방울토마토2알, 열무김치한 종지, 캐쉬넛, 쌀강냉이
저녁: 현미죽(어제와 동일), 열무김치 한 종지, 양파버섯볶음, 고추버섯볶음, 캐쉬넛, 방울토마토2알, 단감2쪽, 옥수수강냉이

감까기
할머니 귀가

어제부터의 보식 탓에 밥만 먹으면 화이트아웃증세가 나타난다. 조금 서 있기만 해도 현기증에 이명현상이 나타나다 앞이 하얘지려고 한다. 아직 몸 상태가 안 좋아서 여태 누워 있던 몸땡이가 습관대로 누우려 하나보다 생각했는데, 오늘 아침 보식 후에도 비슷한 증세가 일어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급체증상인 것도 같다. 갑자기 낯선 음식이 들어오니 창자들이 제각기 놀라워하는 것 같다. 순간 몸 속의 피들이 몽땅 위장으로 몰려 구경을 하는지 머릿속이 텅 비는 것 같이 하얘진다. 아침을 먹고서도 또 잠이 들었다. 어제는 점심식사 후 곧바로 두 시간이나 잠이 들어버렸다. 저녁식사 후에는 감까기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누울 수가 없었지만, 오늘 아침식사 후에 또 잠이 들어서는 점심식사 전까지 내내 쿨쿨이었다. 나뿐만 아니라 예전 선배들 중에도 밥만 먹여 놓으면 자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신다. 어지럼증도 여전해 사모님께 여쭤보니, 염분 부족 현상 때문이란다. 오늘 점심은 좀 가벼웠던 탓인지 속도 괜찮고, 잠도 오지 않았다. 저녁식사 후 2차 감까기에 온 집안 식구들이 총출동해 오늘 따온 분량을 몽땅 다 까 실로 매달 수 있었다. 열 시가 넘어 일을 끝내고 들어와 누우니 장들이 또 쫙 펴지며 죄다 한 마디씩 불평을 하는 듯 했다. 좁아서 꼬여 있느라 엄청 힘들었다는 둥 서로 부대껴 싸우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아~ 이제 내 창자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느껴진다. 매번 식사 때마다 식욕은 있으나, 먹은 후 괴로울 것을 생각해 이제는 양을 좀 생각해가며 먹어야겠다. 성경은 오전 내내 양념통닭이 날아다닌다더니, 오후엔 곱창이다. 나는 어느새 먹는 얘기가 많이 줄었다. ‘먹고 싶어 환장’ 증세가 많이 호전되는 듯 하다. 그래도 신선한 멍게와 즙이 살아 있는 신선한 가지나물이 먹고 싶다. 해물탕의 미더덕도 톡하니 씹고 싶고, 물미역과 다시마도 초장에 찍어 먹고 싶다. 몸땡이가 신선한 야채과 해초, 해산물을 원한다. 목요일 통영에서 실컷 먹여줘야겠다. 내일도 감까기다. 아마 집에 가기 전까지는 감까기의 연속이 될 것 같다. 그래도 내일은 사모님이 진주시장 가는 길에 찜질방에 떨궈 달라해 성경과 목욕이라도 하고 올 요량이다. 이제 얼마 안 남은 시간이 아무일 없다는 듯 무심히 스쳐간다.
2007-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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