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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 동안의 변화 ①
어제(11월 24일) 월간 외식경영 사장님이랑 식당을 두 군데나 다녀서 그런지 배가 너무 부르다. 조금 일찍 눈을 떠 책을 보다가 갑자기 “확 굶어 버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 굶어야 하지? 이유는 없지만 그냥 이대로 살이 디룩디룩 쪄서 한 해를 보내는 것이 싫었다. 아직 해가 넘어가기에는 시간도 많이 남았고 12월엔 술자리가 많이 있을 것이므로 술로 흥청망청 보내기가 싫었다. 기말고사가 한 달이 채 남지 않아서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첫 학기부터 학사경고를 받을 판이었다.
그냥 아침부터 굶기로 했다. 꿈 프로그램에서 했던 것처럼 많은 준비를 한 것도 아니었고 귀자처럼 숯과 관장을 사용하지도 않았다. 그냥 적당히 배고프면 포도와 과일을 먹는 것이었다. 밥과 고기 그리고 술 대신 포도와 물, 여타 과일을 먹는 것이다. 이것도 사전에 생각해 놓았던 것이 아니라 배가 너무 고프면 감이나 수박, 배, 귤 같은 과일을 먹었을 뿐이고 모임이 식당에서 있을 때 혼자 숟가락 놓고 있기가 뭣해서 전날 술을 먹어서 속이 안 좋다고 하고서는 음식국물을 조금씩 먹는 정도였다. 달랑 밥과 고기와 술을 먹지 않고 얼마나 살을 뺄 수 있을까?
얼마 전 한 해를 마무리하기에는 40여일이 더 남아 있다는 선생님의 글도 읽었던 터라 이번 기회에 나도 술로 연말을 보내는 그저 그렇고 그런 12월을 보내고 싶지 않았다. 뭔가 이벤트가 있었으면 했는데 잘 됐네 싶기도 하다.
첫 날 저녁 너무 배가 고팠다. 할 수 없이 다음 날 먹으려고 사놨던 포도를 조금 먹고 잠을 청했다. 아! 꿀 맛 같은 그 맛이란... . 일요일은 바빠서 마실에서 일을 해야 했는데 고기냄새와 밥 냄새가 장난이 아니다. 중간 중간 포도 몇 알을 먹고 버티자니 하늘이 노래 보인다. 오늘만 참자. 조금 나아지겠지. 벌써부터 아내와 아이들은 왜 안하던 짓거리 해서 가족들 귀찮게 하느냐고 원성이 자자하다. 허나 어쩌랴. 아빠는 원래 그렇게 살거든.
11월 29일이 충남벤처인대회가 열리는 날이어서 월요일부터 사흘 내내 이 일에만 매달렸다. 벤처협회에서의 마지막 소임인지라 소홀히 할 수가 없다. 떠나는 그 날까지 나에게 주어진 임무는 충실히 했다는 말을 듣고 그만 두고 싶었다. 지난 5년 동안 수없이 많은 행사와 일들을 맡아 왔지만 그래도 어렵고 힘들긴 매 한가지였다. 아직까지 아무도 모르고 있다. 전 날 술을 먹었다고 하면 다들 그랬나보다 하고 속아 주었다. 다들 밥 먹는데 국물만 먹으려니 속이 쓰리기도 했지만 이틀을 지나고 나서부터는 조금씩 견딜만하다.
벤처인 대회가 있는 날 준비를 마무리하고 사우나에 갔다. 5일 만에 약 3kg가 줄었다. 배가 나온 것은 변화가 없지만 뭔가 모르게 몸이 가벼워진 느낌이다. 힘이 들어 잠시 눈을 붙였더니 훨씬 개운하다. 행사장으로 돌아와 최종 리허설을 진행하고는 내빈들과 인사를 한다. 오늘 상을 받는 허 회장님도 오셨다. 음으로 양으로 항상 도움만 받았던 터라 미안하기만 하다. 두 시간동안 행사는 무리 없이 진행되었고 250여명의 참가자들도 다들 만족해한 것 같았다. 다시 힘이 부친다. 마무리하고 뒷풀이 장소를 향했다. 빠지고 싶었지만 실무책임자가 없으면 뒷풀이가 썰렁해질 것 같았다. 폭탄주를 거절하느라 고생했지만 술은 먹지 않았다.
단식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이번 시도를 편하게 과일 식이요법이라고 부르기로 하였다. 시작할 때의 몸무게가 75kg, 목표는 65kg다. 언제 끝날지 모른다. 목표를 달성하는 날이 식이요법을 마치는 날이다. 과연 할 수 있을까? 공개적인 쪽팔림으로 끝나고 마는 것일까? 나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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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11월 24일) 월간 외식경영 사장님이랑 식당을 두 군데나 다녀서 그런지 배가 너무 부르다. 조금 일찍 눈을 떠 책을 보다가 갑자기 “확 굶어 버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 굶어야 하지? 이유는 없지만 그냥 이대로 살이 디룩디룩 쪄서 한 해를 보내는 것이 싫었다. 아직 해가 넘어가기에는 시간도 많이 남았고 12월엔 술자리가 많이 있을 것이므로 술로 흥청망청 보내기가 싫었다. 기말고사가 한 달이 채 남지 않아서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첫 학기부터 학사경고를 받을 판이었다.
그냥 아침부터 굶기로 했다. 꿈 프로그램에서 했던 것처럼 많은 준비를 한 것도 아니었고 귀자처럼 숯과 관장을 사용하지도 않았다. 그냥 적당히 배고프면 포도와 과일을 먹는 것이었다. 밥과 고기 그리고 술 대신 포도와 물, 여타 과일을 먹는 것이다. 이것도 사전에 생각해 놓았던 것이 아니라 배가 너무 고프면 감이나 수박, 배, 귤 같은 과일을 먹었을 뿐이고 모임이 식당에서 있을 때 혼자 숟가락 놓고 있기가 뭣해서 전날 술을 먹어서 속이 안 좋다고 하고서는 음식국물을 조금씩 먹는 정도였다. 달랑 밥과 고기와 술을 먹지 않고 얼마나 살을 뺄 수 있을까?
얼마 전 한 해를 마무리하기에는 40여일이 더 남아 있다는 선생님의 글도 읽었던 터라 이번 기회에 나도 술로 연말을 보내는 그저 그렇고 그런 12월을 보내고 싶지 않았다. 뭔가 이벤트가 있었으면 했는데 잘 됐네 싶기도 하다.
첫 날 저녁 너무 배가 고팠다. 할 수 없이 다음 날 먹으려고 사놨던 포도를 조금 먹고 잠을 청했다. 아! 꿀 맛 같은 그 맛이란... . 일요일은 바빠서 마실에서 일을 해야 했는데 고기냄새와 밥 냄새가 장난이 아니다. 중간 중간 포도 몇 알을 먹고 버티자니 하늘이 노래 보인다. 오늘만 참자. 조금 나아지겠지. 벌써부터 아내와 아이들은 왜 안하던 짓거리 해서 가족들 귀찮게 하느냐고 원성이 자자하다. 허나 어쩌랴. 아빠는 원래 그렇게 살거든.
11월 29일이 충남벤처인대회가 열리는 날이어서 월요일부터 사흘 내내 이 일에만 매달렸다. 벤처협회에서의 마지막 소임인지라 소홀히 할 수가 없다. 떠나는 그 날까지 나에게 주어진 임무는 충실히 했다는 말을 듣고 그만 두고 싶었다. 지난 5년 동안 수없이 많은 행사와 일들을 맡아 왔지만 그래도 어렵고 힘들긴 매 한가지였다. 아직까지 아무도 모르고 있다. 전 날 술을 먹었다고 하면 다들 그랬나보다 하고 속아 주었다. 다들 밥 먹는데 국물만 먹으려니 속이 쓰리기도 했지만 이틀을 지나고 나서부터는 조금씩 견딜만하다.
벤처인 대회가 있는 날 준비를 마무리하고 사우나에 갔다. 5일 만에 약 3kg가 줄었다. 배가 나온 것은 변화가 없지만 뭔가 모르게 몸이 가벼워진 느낌이다. 힘이 들어 잠시 눈을 붙였더니 훨씬 개운하다. 행사장으로 돌아와 최종 리허설을 진행하고는 내빈들과 인사를 한다. 오늘 상을 받는 허 회장님도 오셨다. 음으로 양으로 항상 도움만 받았던 터라 미안하기만 하다. 두 시간동안 행사는 무리 없이 진행되었고 250여명의 참가자들도 다들 만족해한 것 같았다. 다시 힘이 부친다. 마무리하고 뒷풀이 장소를 향했다. 빠지고 싶었지만 실무책임자가 없으면 뒷풀이가 썰렁해질 것 같았다. 폭탄주를 거절하느라 고생했지만 술은 먹지 않았다.
단식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이번 시도를 편하게 과일 식이요법이라고 부르기로 하였다. 시작할 때의 몸무게가 75kg, 목표는 65kg다. 언제 끝날지 모른다. 목표를 달성하는 날이 식이요법을 마치는 날이다. 과연 할 수 있을까? 공개적인 쪽팔림으로 끝나고 마는 것일까? 나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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