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나의

일상에서

  • 맑은
  • 조회 수 2367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09년 9월 4일 02시 35분 등록
특목고를 졸업했다. 많은 친구가 판검사, 의사, 대학교수가 되었다. 가끔 뉴스를 보면, 기자로 활동하는 놈들도 몇몇 보인다. 지금도 엄마들은 자녀를 특목고에 보낼려고 애쓴다. (요즘은 아빠들도 가세했다. 관련기사링크) 엄마들은 바보가 아니다. 공무원, 공사시험, 국회의원등,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힘든 산 너머에는, 특혜가 있다.

수재들 사이에 낀 범재로써 상처도 받았지만, 특목고를 나온 것은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공부는 못했지만, 공부를 잘 할려고 노력했는데, 그 결과는 졸업후 사회생활 하면서 나오기도 했고, 장사하는 지금도 학습으로 에너지를 얻곤한다. 어떤 교육학자는 특목고를 다니면,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아이들 자존감이 낮아진다고 하지만, 자존감이 개발될 수 있다면, 그것은 학교 보다는 가정에서다. 부모가 영양가 높은 사랑을 공급한다면, 자녀는 밖에서 흔들리지 않는다.

친구들은 하나같이 잘난맛에 학교를 다녔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끼리 뭉치는 습성은 노골적이었고, 그들 사이에 낄려는 어중간한 친구는 비굴하게 굴었다. 선생님도 '5%와 나머지'라는 분위기를 부추겼고, 난 맨 뒤에서 그런 모습을 아니꼬워하면서도 부러워했다. 20년이 지난 지금. 잘난 맛에 살던 그 친구들은 역시 잘되었다. 스스로도 열심히 했지만, 무엇보다 선생님과 부모들은 모두 그들의 성공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아이를 '바보'로 만든 것은 타고난 능력의 차이 또는 그것의 부족이 아니라 실패할 수밖에 없으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단절의 시대73_피터드러커]

사람의 성장은 직감적으로 느껴지는 타인의 기대감에 영향을 받는다. '니가 하는 짓이 그렇지'라고 쳐다보면, 천재도 바보가 된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이런 악의는 학교, 회사 뿐만 아니라 가정에도 만연한다. 스캇펙은 '거짓의 사람들'에서 악惡은 무시함으로써, 스스로 질식해 소멸시킨다고 했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악은 명확하지가 않고, 대개 좋은 의도에 기생한다. 기득권은 현상유지를 보장하지만, 혁신에는 악이다. 일시에 사랑을 거두거나, 고의적으로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악이다. 악에 대응하는 개인의 노력은, 단순히 무시만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스멀스멀 쉼없이 공격하면, 헤깔려하다가 결국 무너지고 만다.

대가없이 봉사하는 사람들이 RQ(실패 대응 지수)가 높다는 결과가 있는데, 가장 든든한 복병은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고, 나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이 많다는 자신감이다. 우리는 살기 위해, 사랑을 필요로하고 반대로 죽이고 싶으면 사랑하지 않는다.

[우리는 유기체가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 염분을 필요로 하는 것과 같은 이유에서 사랑을 원한다고 할 수 있다. 즉 인간은 자동차가 가솔린을 필요로 하듯이 사랑과 염분을 필요로 하도록 설계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_매슬로우_동기와 성격]

사람은 왜 알면서도 변화하지 못하는가? 경영은 지식이 아니라, 정서다.
IP *.5.101.1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