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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23일 23시 51분 등록
음식점이 성공할려면, 양이 많아야 한다. 경영학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려운데, 망할 각오로 퍼주면 그 곳은 흥한다. 음식을 받을때, 양을 가지고 장난을 치거나, 식재료값이 올라서...라는 우는 소리를 하면 손님은 섭섭함을 넘어 상처 받는다. 명색이 외식업 사장이라, 주방에 들어간다. 나는 요리에 자신이 없다. 자신이 없을때는 양을 많이 준다. 양이 푸짐하면 먹음직스러워 보이고, 손님도 만족한다. 음식은 혀 보다는 눈으로 먼저 맛보기에. 

음식 양을 보고, 손님이 기분 좋으면 엉뚱하게도 '맛있다'라며 기분 좋게 계산한다. 한국 식당의 '맛'이란, 정말 '맛'이 아니다. '양'이다. 에드워드 권이 몰래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어서 내놓았다고 치자. 아마도, 7성급 호텔 요리사 경력이 무색하리라.  

아직까지 현실은 이렇다. 아직까지 기존의 음식점과 판매점은 먹을만한 것이 남아있다. 난 가끔 매장 앞에서 도우미를 한다. 요즘은 날씨가 추워져서 캔커피를 준다. 하나에 250원이다. 입점해서 구경만해도 그냥 250원을 주는 것이다. 내딴에는 큰 결단이었다. 250원 인데 하루에 500개씩 준다고 해보자. 하루만 해도 몇만원이고, 다시 한달로 계산하면 보통 회사원의 월급을 상회한다. 그런데도 손님은 쳐다보지도 않는 것이다. 왜,일까? 너무 뻔하고 흔한 판촉물이기 때문이다. 

판매업에서는 limited edition이라고 하면 잘 팔린다. 자동차도 LE가 있고, 심지어 담배포장까지 한정판매로 제작해서 판매한다. 사람은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이 다른 사람과 다르기를 원한다. 나의 물건이 오직 하나이기만을 바라는 욕구가 있다. 여성은 이쁜 옷이라해도, 누구나 입고 다니는 흔한 것이라면 사지 않는다. '차별화'는 곧 창조다. 지금까지 없었던 조합, 혹은 개념. 

산업 전반이 '일률적인 양'에서 '특별한 질'의 형태로 이동중이다.아쉬워서, 혹은 필요해서 물건을 사는 손님은 없다. 우리는 이미 너무 많은 물건을 소유하고 있고, 오히려 가지고있는 것도 덜어내야할 판이다. 소비자는, 상품이 의미가 있고, 특별해 보인다면 구매를 한다. 상품에 의미를 넣고, 특별해 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생각없이 마구 만들어낼 수가 없는 것이다. 창조는 다급한 상황에서 나오지 않는다. 수익성을 집요하게 골몰하면 창조성은 없다. 새로운 시도를 할 수없는데, 어떻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겠는가? 

넥슨의 김정주 설립자는, 연극에 관심이 많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공부중이다. 한국 제일의 부자의 취미 치고는 소박하다. 넥슨은 콘텐츠 회사이고, 다양한 문화 경험을 해야, 새로운 상품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돈을 벌고 나서, 이런 생각을 한 것도 아니다. 넥슨은 원래 그런 회사였다. 

'회사 운영은 어떻게든 돌아가요. 노가다를 해서라도 운영할 수 있지요. 중요한 것은 어떤 가치를 만들 것인가?'입니다. 그의 이야기다. 

넥슨의 수익율은, 50%에 육박한다. 음식점과 화장품이 10% 간신히 넘는 것에 비하면, 놀라운 수치다. 누구는 열나게 떠들어대고, 손님에게 들러붙어도100원중 10원 간신히 떨어지는데, 연극 보면서 하고 싶은 대로 살아도, 40원 넘게 남는다. 아. 부럽다. 똑같은 게임회사라해도, 김정주 대표처럼 생각하는 경영자는 없다. 대다수가 조금 해보고, 돈이 안된다 싶으면 사업을 접는다. 

세상이 속도로 미쳐가는데, 이럴때 일수록 시계를 보지말자.속도는 창조성을 방해한다. 다짜고짜 찍어내면 팔리는 시대가 아니다. '난 어떤 가치를 만들 것인가?' 시계, 통장 잔고....물론 보지 않을수 없다. 방향이 없고, 추구하는 바가 없으면, 높아지는 생산 단가와 낮아지는 수익율 사이에서 자멸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것은 이 점이다. 인건비, 재료비, 모두 오르는데, 경쟁자는 밑도 끝도 없이 나타난다. 이런 진퇴 양난을 돌파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새로운 가치와 경영이다. 

그래서 이렇게 한다. 

1. 매출에서 마음을 멀리하자. 실시간 매출에 기분이 좌지우지 되는 사람은 되지 말자.(이것은 훈련이 필요한 일이다.)
2. 단발적인 시도 보다는, 새로운 서비스로 정착시킬 의도로 실행한다. 
3. 오랫동안 유지할려면, 뚝심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 방향이 자기와 맞는냐?는 질문을 해야한다. 하기 싫은데, 억지로 한다면 아무도 그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며, 본인에게도 의미가 없다. 
4. 경영에 있어서, 너무 세세한 것까지 챙기지 않는다. 직원도 사장도 피곤하다.
5. 남들과 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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