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은
- 조회 수 2524
- 댓글 수 5
- 추천 수 0
금요일이다. 등골 빠지게 일했다. 평상시 등골이 안좋은데, 몸이 쇠해지면 이곳부터 아퍼오기 시작한다. 몸살감기가 자꾸 재발한다. 피로가 누적되다 보니, 병에 걸려도 낫지를 않는다. 매출이 높은 것도 아니다. 일한 만큼 받지 못한다는 생각은 회사 다닐때나 같다. 게다가 원재료값이 높아서 나갈 돈이 많다. 이번달은 매출은 최고인데, 수익율은 최저다. 매출이 떨어지면, 불안한데, 매출이 높다고 기쁜 것은 아니다.
부가세 신고를 했다. 세금을 위해서 따로 돈을 떼어두지만, 막상 새파란 돈이 뭉텅 뭉텅 나가니까 다리가 후들거린다. 저 돈 벌려면, 닭을 몇마리 팔아야할까? 손님에게 머리를 몇번 조아려야 하는가? 라는 생각에 현기증이 난다. 나랏돈은 눈먼 돈이 된다. 세금 내는 돈에는 추적 장치를 달았으면 좋겠다.
아내도 나와서 소처럼 일한다. 얼마전 야간 아주머니가 손을 다쳤다. 주방 선반은 스텐으로 짠다. 끝부분을 마무리할때, 안으로 접는다. 접은 부분은 괜찮지만, 끝은 날카롭다. 키가 작은 아주머니가 선반위 옷을 꺼내다가, 스텐 안쪽을 잡고 올라섰다. 깊이 베었다. 살이 너덜거리는데, 가위로 잘라버리자는 말에 소름 돋았다. 응급실에 가서 한참 꼬맸다. 물이 닿으면 안되기에, 아내가 나와서 일한다.
암만 좋게 보아도, 아내는 여우같지 않다. 오히려 내가 여우가 되어가는 것 같다. 곰같은 아내가 소처럼 일하니까, 장사는 못할 짓이라는 생각이 든다.
호출벨 소리에 노이로제가 걸리다. 동시에 5개가 울려도, 모두 클리어할 수 있다. 나도 달인인 것이다.
목놓아 말하면, 쪽팔리기에 지면으로만 말한다. 고달프다. 장사!
몸이 안좋다고 하니까, 어머니께서 하루 휴가를 줄테니, 날 잡으라고 하신다. 2년간 하루도 쉬지 않았는데, 못해도 3박4일 놀다와라. 라고 말씀하실 줄 알았다. 며칠전에는 가게 화장실 문을 못고치겠다고 하니까, '넌 어디다 써먹냐?' 라고 하셨다. '저 분이 우리 엄마 맞나?'라는 생각을 불혹 가까운 나이에 해보았다.
얼마전 이건희 전 회장이 딸들 손 잡고, CES 관람하는 모습을 보다. 저들도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하는지' 걱정하는 것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부터 베이비붐 세대 은퇴가 시작된다. KT는 2000명 희망 퇴직을 접수 받았다. 50 넘어서 퇴사하면, 갈 곳이 없다. 할 것도 마땅치않다. 식당 아니면, 택시다. 혹은 아파트 관리다. 이들의 퇴직금을 노리는 시장이 암암리에 형성되었다. 이건희도 열심히 했고, 베이비붐 세대도 열심히 했다. 나도 등골 빠지게 일한다. 그런데, 왜 다를까?
조직, 직업에 기대지 말아야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마음 편하게 시키는 일만 하면, 대가를 치룬다. 기업은 어떻게 생존해가는가? 개인은 기업의 경영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이들은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어떻게 처신하는가? 어떤 마인드인가?
기업가 정신, 1인기업은 결국 밥벌이에 대한 이야기다. 낭만적인 밥벌이는 없다.
장사하시는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게 부가세를 마치 본인 소득에서 나가는 피같은 돈으올 여기는데 그건 아닙니다.
부가세는 최종 소비자단계에서 부과되는 즉, 소비자가 부담하는 세금을 중간단계에서 매출,매입을 통해 대신 거두어서 국가에 납부하는 세금입니다.
그러니 부가가치세 만큼은 본인의 돈이라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왜나면 매출시 10% 붙여서 중간상인 혹 소비자에게 팔지 않습니까?
그렇게 거두어들인 돈을 사업자가 국가에 대신 납부하는 것이지 본인 소득은 아니지요..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96 | 재미있는 전략이야기 19- 전략가의 조건, 면후심흑(面厚心黑... [3] | crepio | 2010.01.27 | 5079 |
» | 낭만적 밥벌이는 없다. [5] | 맑은 | 2010.01.30 | 2524 |
394 | 1인 기업의 생산라인. | 맑은 | 2010.02.01 | 2429 |
393 | 재미있는 전략이야기 20-전략가의 조건, 面厚心黑 II [5] | crepio | 2010.02.01 | 2513 |
392 | Warming up! | 숲속나무 | 2010.02.01 | 2338 |
391 | <라라1>앵무새가 욕부터 배우는 이유 [4] | 한명석 | 2010.02.03 | 2688 |
390 | <라라2>작가란 오늘 아침에 글 쓴 사람이다 [6] | 한명석 | 2010.02.05 | 2528 |
389 | 일단은 자발성 훈련을 선택했습니다 [1] | 청보리 | 2010.02.05 | 2501 |
388 | 나만 그런가? | 싸이 | 2010.02.08 | 2357 |
387 | 재미있는 전략이야기 21- 면후(面厚), 그 냉철한 不動心 I [5] | crepio | 2010.02.08 | 2718 |
386 | <라라3>글쓰기의 고통은 과장되었다 [6] | 한명석 | 2010.02.08 | 2467 |
385 | <라라4>즐겁지 않으면 오래 가지 못한다 [3] | 한명석 | 2010.02.09 | 2432 |
384 | 삶은 언제나 선택을 요구한다. [2] | 숲속나무 | 2010.02.10 | 2602 |
383 | <라라5> 저와 잠깐 결혼해 주시겠어요? [3] | 한명석 | 2010.02.10 | 2511 |
382 | <라라6> 직관을 따르라 [2] | 한명석 | 2010.02.11 | 2507 |
381 | <라라7> 미안하다, 쓰면서 생각하겠다 [5] | 한명석 | 2010.02.12 | 2346 |
380 | Simply the best | 숲속나무 | 2010.02.13 | 2453 |
379 | 노사 재취업 센터 [1] | 맑은 김인건 | 2010.02.13 | 2915 |
378 | 작가는 쓰는 사람이 아니다. [1] | 맑은 김인건 | 2010.02.14 | 2581 |
377 | 재미있는 전략이야기22-면후, 그 냉철한 부동심 II [4] | crepio | 2010.02.15 | 264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