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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19일 10시 47분 등록

기세 좋게 글을 시작한다. 한 문장 써놓고 보니, 더 이상 쓸 말이 없다. 지식의 공동화현상이다. 머리가 비었다.

독서를 하면 뿌듯하지만, 인터넷 서핑을 오래하면 허탈하다. 정보를 많이 습득했음에도 오히려 바보가 된 느낌이다. 인터넷 정보는 수다거리로만 적당하다. 혹은, 어떤 일의 단초로서만 적절하다. 타치바나 타카시는 책은 작은 우주라고 했다. 작가는 책을 짓기위해 시간을 모으고, 자료를 모은다. 무엇보다 책을 쓰기 위해서는 의식을 모아야한다. 책에는 정보도 있지만, 응축된 에너지가 있다. 책을 읽으면, 의식이 명료해지면서 의욕이 솟는다. 똑똑해진것 같다.책에는 흐름이 있다. 독서는 흐름을 내 안에 갈무리하기다. 흐름을 체내에 축적하면, 나름 융해되어서 생산물이 나온다. 

스마트폰이 유행이다. 가게에 오는 손님들의 핸드폰을 보면, 이미 스마트폰이 대세임을 알 수 있다. 스마트폰의 강점은 수백만개의 애플리케이션이다. 버스 시간도 알 수 있고, 주변 커피숖도 쉽게 찾는다. 컴퓨터에 '이동성'과 '휴대성'이라는 개념이 붙자, 재미있는 놀이가 많아졌다. 스마트폰 만큼이나, '증강현실'도 화제다. 핸드폰을 대상에 비추면, 해당 정보가 나온다. 건물에 들이대면, 건물안에 무엇이 있는지 나오고, 유적지에  대면 유적지 정보를 알 수있다. 더 나아가서, 사람에 대한 정보도 알게 될 것이다.핸드폰이 아니라 안경에 증강현실 센서를 부착한다면, 사람 이름을 외울 필요도 없고, 전에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 지 쉽게 메모한다.

스마트폰이 사람 삶을 풍요롭게 해줄 수 있을까는 의문이다. 무엇보다 매순간 폭발하는 정보를 사람들이 얼마나 소화할까? 수많은 에플리케이션중 몇퍼센트나 유용하며,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을까? 일반사람에게는 재주가 많은 장난감일 뿐이다. 영업사원이나 CEO, 요즘은 정치인은 업무에 활용한다. 고객을 관리하거나, 트위터로 지지자의 반응을 실시간 살핀다.  디지털 기기를 애용하면, 나도 모르게 정보 유통자가 되어버린다. 이메일을 확인하고, 반사적으로 대응한다. 디지털 기기로 생성한 정보는 깊이가 없다. 정보 생산자로서의 능력은 점점 떨어진다. 창조의 시대이고, 콘텐츠 생산 능력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별 대수롭지도 않은 수다에 대꾸하느라, 생각이 고이지 않고, 정작 내 이야기가 없어진다.

천박할 정도로 디지털 기기가 범람한다. 나는 스마트폰 보다, 노트북이 땡긴다. 이미 노트북이 있는데, 성능이 좋다. 단점은 무게가 꽤 나간다. 하루만 들고 다니면, 입술이 터지고, 이틀 들고 다니면 혈변이 나온다. 같은 회사의 넷북이 나왔는데, 1키로 남짓이다. 디자인도 가격도 쌈박하다. 나를 위해 만든것처럼 감사할 정도다. 백화점에서 처음 보고, 5분간 자리를 뜨지 못했다. 지금도 사고 싶어 미치겠다.

자고로 노트북은 카페에서 사용해야 그 멋이 있다. 좋은 노트북일수록, 펼칠때 중후한 아우라가 퍼진다. 반경 3미터내의 사람을 제압할 수 있다. 집중도 더 잘되는 것 같다. 넷북을 들고, 지하철이며, 카페며, 음식점이며 시도 때도 없이 글 쓸 생각을 하니, 설레인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 혼자 사용하는, 컴퓨터가 이미 4대다. 내가 주로 이용하는 공간에는 어김없이 컴퓨터가 있다. 가뜩이나 책 볼 시간도 없는데, 컴퓨터 할 시간은 더더욱 없다. 그래도, 구입하면 삶이 바뀔 것 같은 환상이 든다.

요즘 시대에는 장중한 서사가 필요하다. 디지털 기기때문에, 깊고, 긴 이야기가 희귀해졌다. 모두들 가볍게 재잘거리기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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