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나의

일상에서

  • 식염수
  • 조회 수 2736
  • 댓글 수 4
  • 추천 수 0
2007년 11월 25일 11시 45분 등록
서점은 대체 뭐 하는 놈일까요?
서점은 왜 있어야 하는 걸까요?
서점을 어떻게 정의 내리면 좋을까요?

아침에 문득 그런 생각을 해 봤는데
하루 종일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네요.

서점을 변화시키고 싶다.
변화시키고 싶다….
이렇게 생각만 했지
젤 중요한 걸 빼먹은 느낌이예요.
무언가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그 대상에 대한 정의가 명확해야 하는데 말이죠.

그런데 자기 자신도
서점이 뭐 하는 곳인지
왜 필요한지조차 모른다니
역시나 바보 같은 식염수입니다.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서점은 ‘책을 파는 가게’입니다.

흠….
왠지 기운이 쭉 빠지는 군요.
변화할 여지가 없어요.
그냥 손님이 찾는 책 주문하고,
잘 팔리는 책을 좋은 위치에 진열하고
서점은 수동적인 곳이 되어 버려요.

물론 책을 판매하는 것도
서점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지만,
그게 서점의 본질이라 믿고 싶지 않아요.

그렇다면
어떻게 다르게 정의내릴 수 있을까요?

서점은….
서점은…
책을 즐기는 곳이다?
그럼 도서관과 구분이 안 되는 군요.
아니면 서점은
책이 세상에 태어나 첫 선을 보이는 곳이다?
아니면 서점은….

식염수는 무언가 풀리지 않는 문제가 생기면
늘 서점에 갔습니다.
이성을 꼬시는 법, 사기 당하지 않는 법
상대방 기분 나쁘지 않게 화 내는 법 등등…
세상 모든 일에 대한 해결방법이
책 속에 있거든요.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서도
쉽게 정보를 구할 수 있기는 해요.
하지만 그 중 좋은 정보를 추려내는데 들이는
시간과 노력을 감안하면,
역시 질 좋은 정보를 가장 값싸게 얻을 수 있는 것은 책이죠.
그렇다면
서점은 세상의 모든 지식 네이버?
ㅋㅋ

흠…
역시나 답을 못 찾고 헤매는 식염수입니다.

여러분들에게 서점은 무엇인가요?
여러분들은 언제 서점에 가시나요?
IP *.234.201.81

프로필 이미지
써니
2007.11.25 12:07:24 *.70.72.121
서점은 설레임이 있는 곳이다.
진열대에 새로이 태어나 얼굴을 쏙하니 내미는 책들이 그렇고,
찾아 읽어야할 책을 대면하여 나의 포로로 만들기 위해 대게의 첫 만남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도서관에 가서 빌려볼 수 있지만 서점으로 향할 때에는 책/너를 소유하겠다는 의지가 내게 서려있다. 이미 나의 포로가 될 너를 만나는 접선 장소.

그곳에 여러 책들의 정령들이 뿜어내는 온갖 향기와 여기 저기 손을 내미는 유혹 가운데에서도, 가지런히 정갈하게 꽂혀 쉽고 편하게 헤매지 않고 빨리 만날 수 있게 해 놓고, 혹시나 두리번 거리며 목적한 바를 찾지 못할 때에 전문가적 빠샤!하는 기지로 빠삭하게 목록과 책의 대강까지도 설명해 줄 수 있는, 그야말로 현명하고 지혜로우며 재치가 넘치는 상냥한 미소와, 반겨주는 자신만만함과 여유가 어우러진 부드러운 배려가 있다면 막연한 설레임을 일상의 즐거운 낙으로 끌어드리는 힘이 되며 온 국민의 지식 기반과 문화/독서에 일익을 담당하는 큰 역할이 될 것이다.

저자를 만나러 가지만 저자를 만나러 가고 싶은 장소가 또 있다. 그 중에서 너(그곳 서점)를 기억하고 싶은 의지가 내/고객의 마음에 항상 있다. 그녀가 나를 반길 것을 알면 더 자주 서점에 가고 서로가 지적 대화를 나누며 함께 성장하는 아름다운 사회가 된다.

"꽃집/서점의 아가씨는 예뻐요~ 그렇게 예쁠 수가 없어요~ 한 번만 만나면은 한 번만 만나면은 내 마음은 울렁울렁 거려~
프로필 이미지
할리보이
2007.11.25 18:46:13 *.133.238.5
책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서점은,
나에게 악기점, 레코드점, 혹은 할리 매장과 같은 곳이 아닐까...
짐작을 해 보지요...^^;;;;;;;;;;

써니님 말씀처럼, 늘 설레이는 곳...
꼭 무엇을 사지 않아도 배부른 곳...
부자가 된 느낌을 주는 곳...
시간가는 줄 모르는 곳...

저는 책을 그리 좋아라... 즐겨하거나, 가까이 하지는 못하지만,
그런 저 역시도 소시적부터 책방에 가면 새책에서 풍기는
그 종이 냄새, 그 지식의 향기가, 설레임이 늘 좋았던 것 같습니다...

20대 초반, 두꺼운 철학 서적이라도 한권 사가지고 나올때면,
고작 서문을 보았을 따름인데도 왠지 내가 세상을 꿰둟어 볼 수 있는 혜안이 생긴 것 같은 기분좋은 착각에 빠지기도 하고...
이것 저것 사고 싶은 것을 다 사가지고 나오지 못해 아쉬울때도 많고...

책방엘 언제 가느냐구요?
음...저는 거의 못갑니다.ㅜ.ㅜ

읽을만한 소설, 시집, 수필류는 집에 늘 신간이 비치되는 관계로...
읽고 싶을때 서재에 가서 골라서 읽으면 됩니다만,
그것도 일년에 딸랑 서너권...^^;;;;

업무 관련 서적은 직원들 시켜서 인터넷 주문하여 받아보구요...

가장 최근에 책방에 간것은 친구가 책사러 간다고 해서 따라갔다가,
눈에 띄는 마케팅 관련 서적 한권 산게 전부입니다.

별로 도움 안될 것 같은데도 질문에 대한 답을 나름 성의껏 적는 이유는,
열심히 써서 올리시는 글을 보는 사람으로서의 기본 예의라고 생각하고...ㅋㅋ
프로필 이미지
맑은
2007.11.26 01:18:44 *.207.136.252
고교때 부터 무언가 잘 풀리지 않거나, 문제가 생기면 서점에 갔습니다. 그곳에 가면 해결책이 있으리라 생각했지요. 요즘도 반디, 영풍을 거쳐서 교보까지 서점 순례를 주말마다 합니다.

예전 저희 팀장이 저보고 책을 뭐하러 보냐고 하더군요. 다 아는 내용, 읽어 봤자 뻔한데...운운하면서...

참 무식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삶에 필요한 텍스트는 반드시 책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삶의 구석구석, 사람들의 몸짓 하나가 일용할 양식이 될 수 있겠지요.

주변에서 무엇이 일어나는 지도 모른면서, 혹은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해결책을 찾고자 서점으로 먼저 간 것에 반성을 합니다.

서점은 머리를 삼림욕하는 곳.
프로필 이미지
식염수
2007.11.28 00:44:39 *.234.204.218
써니님, 할리보이님, 맑은님 감사합니다.

역시나 써니님의 글은 댓글이 아니라 한 편의 시 같아요.
멋져요.
감동 받았슴다~~
현명하고 지혜로우며
재치가 넘치는 상냥한 미소와,
반겨주는 자신만만함과 여유가 어우러진
부드러운 배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갖추려 노력하겠슴다!!


할리보이님은 음악을 좋아하시는군요.
저희 매장 바로 옆에 음반 매장이 있어요.
그 음반매장 직원들의 공통점!!
모두 결혼을 안 했다는 사실~
그래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결혼을 하지 않는구나 생각했어요.
갑자기 왜 이런 말을? ㅋㅋ

맑은님.
저도 무언가 고민거리가 있으면 서점을 가요.
물론 결국 답은 직접 부딪쳐 알아내는 거라는 걸 알지만
길이 없고, 막막할 때는 나도 모르게 서점을 향하지요
아직 지혜가 많이 부족한 저에게 서점은 많은 이야기를 해 주지요.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