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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4일 09시 16분 등록

습관 06 - “밥값 낼 때 신발끈 매지 않는다” (길게 승부하는 ‘장기 투자자’)

‘신발끈을 오래 묶는다. 혹은 갑자기 화장실로 줄행랑을 친다.’ 가끔 직장인들의 점심식사 자리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전통적인 방법(?)이지만 아직도 유용한 ‘공짜 점심’ 이용 노하우다. 그러나 CEO들은 하나같이 ‘먼저’ 계산할 줄 안다.
“계산속은 밝지만 타산쟁이는 아니다”는 뜻이다. 될 사람은 식사 계산하기에 앞서 화장실을 다녀온다거나 신발끈을 길게 매는 버릇이 없다. 최근 한 대기업 사장과 점심 식사를 한 적이 있다. 그가 외환위기 시절 이야기를 추억하며 농담 삼아 들려준 얘기다.
“시쳇말로 구두끈 맨다며 밥값 안 내던 이들이 먼저 옷을 벗는 경우가 많더군요. 흔히 밥값, 술값 안 내면 돈이 굳고 제일 먼저 부자될 것 같은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앞으로는 절약이지만 뒤로는 새는 격’이라고나 할까요. 사실 어느 정도 위로 올라가면 실력이란 어느 정도 검증된 것이고, 결국 휴면 비즈니스 아닙니까! 허허.”

CEO들과 사적으로, 공적으로 밥을 함께 먹으며 유심히 관찰한 것이 있다. 승산은 생각하지만 타산쟁이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것이 일반인들과 뚜렷하게 구분되는 습관 특징이다. 이해타산이 적어도 30일 이내의 짧은 기간에 이익을 따지는 데이 트레이더라면, 승산이란 롱텀(Longterm)의 장기 투자자란 점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들이 비록 억대 연봉을 받는 이라 할지라도 돈이 피처럼 귀하다는 점에서는 일반인과 전혀 다를 게 없다. 가치있는 일이라면 1억원이라도 아낌없이 투척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10원이라도 쓰기를 주저한다. 기부 습관도 마찬가지다.
김종욱 우리투자증권 회장의 ‘특별한 기부 계좌’ 습관이 좋은 사례다. 김 회장은 별도의 ‘기부 통장’을 관리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 예정된 잔고가 차면 무조건 남을 위해 쓴다. CEO들치고 계산속이 어두운 사람은 없다.

식당에 들어가서 분위기를 한번만 슬쩍 둘러봐도 “음, 이런 곳을 운영하려면 얼마가 들겠고, 손님이 어느 정도 들어야 수익구조가 맞겠는 걸”하는 것이 개점 인사다. 하지만 ‘하루 장사’할 것인가, 1년 장사할 것인가, 10년 장사할 것인가에 따라 계산기 두드리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세상에는 공짜는 없다.
세상에 공짜는 없음을 알기에 자신 있게 선뜻 베풀 수 있다. 마찬가지로 반드시 보답을 해야 함을 알기에 선뜻 공짜라고 받아먹지도 않는다. 그러기에 분명한 처신과 엄정한 자기 관리를 할 수 있다.

습관 07 - “왜? 왜? 왜?” (그때서야 본질이 보인다)

CEO에겐 무엇보다 스스로와의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하다. 이럴 땐 ‘부적’같은 습관을 한두 개 가지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초심(初心)을 잡을 때마다 차석용 LG생활건강 사장은 손때 묻은 수첩을 꺼내든다. 회사의 나아갈 방향과 자신의 업무 자세를 적은 일종의 ‘이정표’다. 차 사장은 “옛 기록을 볼 때마다 새로운 초심을 충전하게 된다”고 말했다.

대학생 벤처의 원조로 불리는 비트컴퓨터의 조현정 회장. 조 회장 사무실에는 조금 색다른 소품이 있다. 커다란 스탠드형 태극기가 세워져 있는 것. 민간 기업에 태극기가 걸려 있다는 것이 아무래도 이상하다? 조 회장은 심각한 고민에 빠질 때면 으레 이 캐극기를 어루만지는 버릇이 있다.
“대학 3학년 때 서클룸에서 벤처기업을 창업했습니다. 젊은 나이에 벤처기업을 시작하면서 사업으로 보국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있었어요. 그런 초심을 확인하고 싶을 때 태극기를 다시 만져봅니다.”

손병두 서강대 총장도 조금 독특한 습관이 있다. 가끔 집무실 전화기 옆에 있는 거북이 상을 만지작거리는 것이다. 손 총장은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이 거북이 상을 매만지며 마음을 다잡는다. 거북이 상이 알라딘의 요술램프는 될 수 없겠지만 심기일전하는 데는 좋은 벗이라고. 손 총장은 40대 초반에 직장에서 명예퇴직한 후 미국을 유학을 떠났다. 동년배보다 20여 년 늦게 늦깍이 유학을 떠난 것이다.
늦은 나이에 공부를 다시 하는 것이 워낙 힘들다 보니 마음속으로 후회하기를 수십 차례. 그럴 때마다 그에게 용기를 준 것이 바로 대학 도서관에 있던 거북이 상이다. 손 총장은 “그 거북이 상을 매만지면서 용기를 냈다”고 회고했다. 이제는 거북이 상 모으기가 아주 특별한 취미가 됐고, 테이블에 놓인 거북이 상을 만지작거리는 것이 중요한 습관이 됐다.

김재우 아주그룹 부회장은 스스로에 대한 질문을 통해 마음을 정돈한다. 김 부회장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 ‘왜(WHY)'를 다섯 번 하는 습관이 있다. ‘왜 유행일까’ ‘어떻게 할까’ ‘언제 시작할까’ 등을 반복해 질문하면서 본질을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부회장은 “다선 번 물으면 안 풀릴 것이 없다”며 “이런 질문이 없으면 수박 먹을 때 껍질만 먹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왜”라고 묻는 습관은 이건희 삼성 회장을 빼먹을 수 없다. 이 회장은 과묵하기로 유명하다. 선친인 고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경청(傾聽)’이라는 휘호를 최고의 덕목으로 삼고 있기도 하다. 이 회장은 상대방의 얘기를 귀담아 들은 다음 “왜”라고 묻고, 그제야 ‘준비된 말’을 꺼내는 스타일이다. 대표적인 것이 ‘도미’에 얽힌 일화다. 90년대 초 당시 신라호텔 조리 책임자와의 대화다.
“도미는 어느 산이 좋죠?” “남해가 플랑크톤이 많아 최고입니다.” “몇 kg짜리가 가장 맛있죠?” “1.5kg입니다.” “수율은 얼마나?” “30~35%입니다.” “열량은요?” “······” 이런 식으로 “왜” “왜” “왜”를 반복하면서 본질을 캐묻는 것이다.

이 회장은 “경영이든 일상사이든 문제가 생기면 최소한 다섯 번 정도는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 원인을 분석한 후 대화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삼성 경쟁력의 한 바탕에 이 회장의 ‘질문’ 습관이 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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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1.04 09:54:04 *.70.72.121
왜?와 무엇 때문에?, 무엇이?는 결국 같은 질문이겠죠? 나탈리 골드버그의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에서는 다르다고 하길래.

재미있게 잘 읽고 있어요. 나도 사업해야 할까봐. 식당에 들어서면 음... 오래 갈 집이군. 경영이 제대로 되고 있어. 종업원의 행동에서 주인장의 경영철학이 절로 떠오르고. 몇 평 쯤 되겠네. 얼마나 들까? 아주 궁금하고 재미있거든요. 내심 타산적인 것인지 계산에 밝은 것인지 갈등하면서...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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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균
2008.01.04 11:04:56 *.120.97.115
자로님,

부산에서 한번 뵙고 나서 오랫동안 뵙지 못했네요.
건강하게 잘 지내시죠?

좋은 정리글, 감사합니다.
해외에 나와있으니 이런 글 읽을 때마다 너무 감사할 따름입니다.

정리해주신 말씀처럼 습관의 힘을 인식하고 좋은 습관을 가지기 위해 매일매일 노력해 나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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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8.01.05 09:09:11 *.72.153.12
'습관의 힘'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것 공유해서 널리 이롭게 하는 것 그것도 습관에 추가했으면 하네요. 자로님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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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8.01.06 01:03:43 *.131.127.42

자로 !

^-^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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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자
2008.07.03 14:53:58 *.7.241.237
몇일전에 가입한 새싹맴버이데요 좋은 정리글 덕분에 2008년 제 삶이


원하는는데로 더 가까이 갈 것조금더 같구요 풍성 해질것 같은 예감! 감사드립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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