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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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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7일 11시 40분 등록
(100일 창작을 시작한지 오늘로 69일째이다.)


p_20100503-말하다-s.jpg
<2010.05.02 말하다>

실컷 속에 있는 이야기를 하고 나서 내가 꼭 스피커처럼 느껴졌다.
나는 그동안 '수다'가 고팠는지도 모르겠다.

차분히 이야기를 들어주는 지우가 있어,
나는 끊임없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하듯이
나의 속마음을 털어 놓았다.
끊어질 듯 하다가 다시 시작하고, 몇번이고 하는 털어 놓는 그 속에서
나는 누군가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길 몹시도 바래왔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그에게 들려 주었던 것은 외계인 이야기였다.
외계인이 나오는 사랑스런 이야기와 자신을 외계인으로 여기는 사람의 이야기.

형,
나는 내가 외계인이라고 생각하면 편했어.
나는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했고
그래서 난 내가 외계인이기 때문에 그런다고 상상하곤 했어.
나는 늘 외로웠고,
그래서 종종 아팠어.


나는 형들과 함께 노래 부르는게 좋아.
형, 고마워요.
고마워요.
고마워요.
형들, 사랑해요. 고마워요.

아마도 이런 류의 이야기 였던 것 같다.
천계영의 만화 '오디션'의 주요 부분은 '벙어리 여가수의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다.
우울증으로 다시 아프게 된 주인공이 감기와 몸살로 열에 들떠 서있을 힘조차 없는 상태에서
오디션 장에서 알아들을 수 없는 가사로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로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며,
그룹의 멤버 형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장면이다.
음악으로 함께했던 그룹의 멤버들은 막내의 노래 소리에 담긴 그 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막내는 더이상 외계인이 아닌
그룹의 막내 멤버이다.

내 이야기를 다 듣고 난 후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한사람만 있어도 되는 거 아니야?'
라고 내게 되물었다.

내 주절주절 내 놓은 이야기를 들어주며,
그는 나를 이 세상에 같이 사는 사람으로 인정해 주었다.
소통이 단절된 상황에서는 나는 외계인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했던 그 외계인의 이야기는 바로 나의 이야기였다.

그는 아이를 놀이방에서 데리러 가야 한다며 먼저 일어섰고,
나는 내 안에서 말하는 녀석을 지면으로 옮겨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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