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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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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22일 11시 12분 등록
일곱째 날

어느새 일주일이 되었다. 사실 이 곳의 시간은 더디 간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포도밥을 먹고 냉찜질을 하고, 관장을 하는 것 외에는 자유시간인데, 그 토막 난 시간들이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는 것 같다. 먹는 것에 우리는 얼마나 시간을 쓰고 있는가? 밥을 벌기 위해 하루 온종일 씨름을 하고, 하루 꼬박 세 번은 밥을 먹고, 평생을 잘 먹고 살기 위해 저축을 한다. 밥을 빼고 난 삶이 과연 어떨지 궁금해진다. 물론 포도밥도 밥이라고 열심히 먹고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이런 간단한 식사로 생활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먹고 사는 것은 문제로 다가온다. ‘잘 먹고, 잘 사는 법’이라는 책도 나오고, 강의도 생기는 이유는 결국 현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잘 먹고 잘 사는 삶이 화두가 되어서 일 것이다. 과거 보릿고개 시절엔 초근목피로 연명하며 배불리 먹어보는 소원을 품었지만, 거꾸로 먹을 것이 풍부해진 지금은 ‘웰빙식품’이라는 이름으로 초근목피가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볶은 곡식에 과일을 곁들인 식사를 하고, 침낭 하나로 산 속 한 데서 잠을 자는 생활로 암과 각종 병을 이겨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았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포도단식과도 일맥 상통하는 것 같다. 우리 몸의 자연치유력을 극대화 시키는 방법의 차이일 뿐, 결론은 우리 몸 스스로 극한 상황에서의 자가 생존 본능을 발휘시키는 듯 하다. 우리의 DNA는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위대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자연도태도 결국 한정된 에너지를 가지고 최대한의 생존률 향상을 위한 본능 발현이 아닐까? 건강을 이야기 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건강한 의, 식, 주를 얘기한다. 별로 어려울 것 같지 않은 얘기가 내게는 난제로 다가온다. 맑은 공기, 매일 햇빛 쬐기, 규칙적인 운동, 채식위주의 식생활, 밤 10시부터 2시 사이에는 세로토닌 합성을 위한 수면, 인스턴트식품과 술, 담배와의 절연, 스트레스 덜 받기 등의 얘기에 지난 십 년간을 돌이키게 된다. 어쩌면 하나도 해당되는 사항이 없다. 결국 그 원인으로 목사님의 진찰 결과가 종합병원인지 모르겠다. 어렵다. 현실과 이상은 내게 늘 난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뇌> 에 이 대목이 가슴을 후빈다.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되어 한 쪽 눈과 한 쪽 귀만 자유로운 이의 이야기로 작가는 자신의 자아를 드러내고 있는 듯 하다.
<나는 자유롭지 않습니다. 나는 나 자신을 낮게 평가하고 있어요. 나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선입관의 체계에 얽매여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는 현실에 대해 미리부터 가지고 있는 어떤 생각들을 계속 유지하면서 현실을 그 생각들에 꿰어 맞추려고 해요. …… 학교와 우리 부모와 우리 주위 사람들은 이 세계를 해독하는 틀을 우리에게 만들어 줍니다. 우리는 세계의 참모습을 변형시키는 그 프리즘들을 통해서 모든 걸 바라보지요. 그 결과, 아무도 이 세상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보지 못하게 됩니다. 우리는 그저 우리가 미리부터 보고 싶어하던 것을 보고 있을 뿐입니다. 우리는 세계의 모습이 우리의 선입견과 맞아떨어지도록 하기 위해 끊임없이 세계를 다시 그립니다. 관찰자가 자기 관점에 따라서 자기가 관찰하고 있는 것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지요. …… 나는 우리 자신이 현실을 지어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자신이 우리가 누구인가에 대해서 꿈을 꾸고 있어요. 우리의 뇌가 우리 인간을 60억의 신들로 변화시키고 있는 겁니다. 이 신들은 자기들의 능력을 거의 의식하지 않고 있지요. 그래서 하는 말인데, 나는 이제 내 나름대로 세상을 이해하고 내 방식대로 나 자신을 받아들일까 해요. 또 이제부터는 나 자신을 미지의 흥미진진한 세계 속에 있는 대단한 존재로 여기기로 했어요. 이 세계에 대해서 나는 어떤 선입관도 없어요. > 내게는 마지막 부분의 얘기가 너무나 솔깃하게 와 닿는다. 이 한 달을 지리산에서 보내고 저 밖의 세상으로 나아갈 때, 이 얘기를 스스로에게 다짐하고 싶다. 어떠한 선입견도 없이 내 나름대로 이 세상을 이해하고 나 자신을 받아들이고 싶다고……. 벌써 가슴이 벅차 오른다.
2007-10-16 11: 08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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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광
2007.12.21 14:51:06 *.104.234.249
DNA이야기며, 우리몸의 자연치유력을 극대화 시키는 방법의 차이이뿐이라는 얘기~ 공감한다. 역시 전공을 못속여요. ㅋㅋ
<뇌> 나도 꼭 읽고 싶은 책인데, 아직도 못 읽었다오~
you와 점심을 같이 한 뒤 퇴근 전에,
이 글을 읽고 있자니 왠지 나도 you의 변화된 모습을 지켜보면서
나 또한 다람쥐 쳇바퀴 같은 일상에
작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싶네.
오늘은 일곱날까지 읽었고 내일 또
너의 변화해 가는 모습을 지켜봐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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