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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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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26일 22시 23분 등록
몸에 활기가 넘친다. 새벽에 4시간 동안 꼬박 글쓰기를 했고 3시간 동안 스터디를 했고 또 3시간 동안 요가를 했다. 요가수련원까지 3번 모두 자전거로 이동했다. 그리고 틈틈이 책을 읽었다. 낮에 잠깐 눈 붙인 것 빼고는 피곤함이나 무력감이 전혀 없었다. 나 단식하는 거 맞아?라고 자꾸 생각될 정도다. 좋은 일이지.

‘기운이 없으니 쉬어야 한다’라고 생각했으면 지금쯤 골골대며 방에 누워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헌데 나는 순전히 자유의지로 단식을 선택한 것이고 최대한의 즐거움과 유익을 추구하며 단식을 하고 있는 중이기에 무기력하게 시간 가기를 기다리고만 있고 싶지는 않다. 요가원 선생님 말처럼 오히려 움직여서 에너지를 만들고 싶다. 내가 여전히 활기넘침을, 조금 안 먹어도 괜찮음을 확인하고 싶다. 이런 마음때문인지 (아님 이전에 쌓아둔 열량이 너무 많아서인가? ㅋㅋ) 힘은 전혀 들지 않는다.

단식기간 중에 집중적으로 요가를 하기로 한 건 참 잘한 일이다라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든다. 지금 하는 요가는 명상요가로서 이완과 편안한 호흡을 기본으로 한다. 요가 내내 쉬는 것 자체에 초점을 두므로 애써 동작을 꾸며대거나 힘들이지 않아도 된다. 온 몸의 긴장을 푼 상태에서 몸이 허락하는 만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 몸 구석구석의 긴장을 그대로 느낄 수가 있다.

오늘도 첫번째 요가시간에 깜짝 놀랐다. 내가 동작을 하고 있는 중에 선생님이 내 허리에 가만히 손을 대고 계시더니 묻는다. ‘혹시 이전에 호흡을 수련하신 적이 있나요?’ 그렇다고 했다. 난 서너군데 요가학원을 드문드문 다닌적이 있다. 참, 단학선원도 다녔다. 선생님 왈 ‘호흡은 의식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아닙니다. 호흡을 조절해서 이완의 효과를 어느 정도 누릴 수 있긴 하지만 결코 그 수준을 넘기기는 어렵습니다. 가장 첫째는 이완입니다. 어깨, 고관절 등 몸을 세심하게 살펴보고 아주 작은 긴장이라도 풀어놓다 보면 편안한 호흡은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그렇구나! 오늘 아주 중요한 것을 배웠다. 의식적으로 조절하려는 것 자체가 긴장을 남긴다니…몸을 이완시키면 호흡은 그저 따라온다니…난 항상 내 몸에 긴장이 많은 편이라고 생각해 왔다. 힘이 많이 들어가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간지럼도 잘 타고 누가 마사지해주면 웃겨서 못 참을 정도다. 그런데 긴장은 내가 스스로 만든 것이었다. 그 생각을 염두에 두고 다시 몸에 집중해 보았다. 긴장을 다 풀었다고 생각했는데..아직 남아있던 긴장들이 느껴졌다. 하나하나 다 풀어 보았다. 온 몸이 바닥으로 깊이 가라앉는 느낌이다. 계속 풀어본다. 더욱 침잠한다. 내 몸의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다. 아…편하다. 다른 동작으로 이어지면서 주의가 흐트러져 그 상태를 오래 유지하지는 못했지만, 오늘 진정한 이완을 경험한 듯하다.

오늘의 배움을 곱씹다 생각은 참나찾기로 이어졌다. 어쩌면 참나는 그것이 무엇일지 고민한다고 해서 찾아지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나를 찾기 위해 단식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의식적인 노력이고 따라서 다소 억지스러운 참나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스스로 정의한 참나의 모습에 얽매이는 것도 우스운 일일 것이다.

몸 구석구석의 긴장을 풀고 평정한 마음상태를 갖게 되면 참나의 모습은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러면 답은 나온다. 일단은 긴장풀기만 숙달하면 된다. 코칭에서 말하는 센터링도 결국은 긴장풀고 마음속 깊은 곳으로 들어가는 것 아닌가. 그 다음 단계는 완전한 이완상태에서 떠오르는 생각, 감정, 행동들을 바라보며 그 중 내가 의도하지 않은 것들을 서서히 제거해 나가는 것이다. 갈길이 멀어 보이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지금 내가 발견한 것부터 서서히 실천을 해보자.

저녁엔 요가수련원 원장선생님과 잠시 상담을 했다. 얼굴이 아주 좋아보인다고 하신다. 며칠전부다 훨씬 맑아졌단다. 기분 좋다. 오늘은 몸이 아주 활기찬데 어젠 많이 아팠다고 했더니 단식 이틀째까지 몸에 남아있던 탄수화물 소비가 끝나고 3일째에 단백질을 태워 에너지를 만들다 보니 몸이 변화에 적응하느라 많이 아플 수 있다고 하신다. 5일째부터 지방을 태우는 걸로 아는데 그때도 아프냐고 여쭤봤더니 그땐 그렇지 않다고 하신다. 다행이다. 그럼 남은 기간도 오늘과 같은 활력이 유지가 된단 말인데..그럼 며칠 더 할수도 있겠다 싶다. 아무래도 7일은 좀 짧은 듯한 생각이 자꾸 들기 때문이다. 그랬더니 선생님 왈 ‘단식을 며칠 연장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보식기간에 단식때의 엄격함을 유지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라고 하신다. 그러고 보니 어느새 ‘단식만 끝나면..’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이번 프로젝트의 끝은 보식이다. 보식이 훨씬 중요하다. 지금의 조심성을 보식때까지 유지하겠다 다시 다짐해 본다.

<< 일과 >>

5시 기상, 글쓰기
9시 스터디 참석
2시 요가
3시 독서
5시 요가
6시 30분 관장
7시 30분 포도씻기
8시 30분 요가
10시 인터넷 써핑
11시 독서
11시 30분 취침

* 아침에 4시간 동안 컴퓨터 앞에 쭈그리고 앉아 있어서 하루종일 어깨가 아팠다. 세시간 요가를 했는데도 피곤하다. 역시 자세가 중요하다.

* 3시간에 한번씩 6~8알의 포도를 먹었다. 음식에 대해서는 아직도 별 구미가 안 생긴다. 가끔 (아주 순간적으로) 짭짤한 음식 (구운 김이나 오징어 등)이 먹고 싶긴 하나 잠깐 생각났다가 지나간다. 외식 한번을 해도 뭘 먹을까, 어디서 먹을까 등등을 많이 고민하던 나에게 이것은 큰 변화이다. 이제껏 음식에 내 의식을 얼마나 쏟았는지 새삼 느껴진다. 장보고 요리하고 설거지하고 뭘 먹을지 고민하는 등의 시간 (그렇다고 몸에 좋은 음식만 먹는 것도 아님)이 모두 공짜로 생기니 아주 여유롭고 단초롭고 좋다.

* 관장이 재미있다. 따스한 물이 배속 한가득 퍼지는 느낌이 좋다. 관장액 주입이 끝난 후 몸을 좌우로, 앞뒤로 뒤척이면 꿀럭꿀럭 물 흘러가는 소리를 듣는 것도 재밌다. 몸 속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잠시 생각해 봤는데, 소장이나 대장 모습이나 항문과 연결된 길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졌다. 윗배까지도 빵빵한데, 위에도 관장액이 흘러가는지 궁금해졌다. 나중에 함 인터넷으로 찾아봐야겠다.

* 머리가 좀 지저분해서 어제, 오늘 모자를 쓰고 다녔는데, 내일 하루종일 수업이 있어서 저녁에 머리를 감았다. 화학물질을 쓰지 않겠다고 다짐했기에 그냥 맹물로 감았다. 약간 뜨거운 물로 빡빡 문질러 감으면 기름때가 씻겨져 나갈 것도 같았다. 머리감는데 한 20분 걸린 것 같다. 평소엔 5분이면 끝나는데…부드러운 기는 없지만 그런대로 괜찮다. 내일 수업엔 이대로 가면 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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