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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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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27일 09시 27분 등록
오늘은 긴 시간 동안 외출했다. 1달에 한번 있는 코칭워크샵이 있었기 때문이다. 7시 반에 집에서 나가 6시 반에 돌아왔으니 11시간 동안 밖에 있었던 셈이군. 아침엔 생기가 넘쳐 흘렀는데, 저녁에 집에 돌아올 때쯤엔 머리도 좀 어지럽고 진이 좀 빠진다.

9시간 넘게 대화하고 생각하고 발표하고 하는 수업이니 체력적으로 소모가 큰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같이 수업듣는 동기분들이 연민의 시선을 많이 보내셔서 약간 강한척하느라 더 힘들었던 것 같다. 특히 교육장 직원 한분은 내가 화장실 가거나 포도먹으러 가거나 할 때마다 괜찮냐고…어디 아픈 건 아니냐고 걱정스럽게 물어보신다. 걱정말라고 아주 멀쩡하다고 안심시키느라 고생이었다 ㅋㅋ

그리고 다들 단식을 왜하는지 어떻게 하는건지 많이들 물으셔서 일일이 답하는 것도 힘들었다. 다이어트하는 걸로 생각하는 분들도 계셨지만 그거야 그분들 자유니까…..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참나를 찾기위해 단식을 한다고 대답하긴 어려웠다. 그들에게 설득력있게 설명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인가 보다. 그것이 가능한 목표인지도 불확실했기 때문인가 보다. (변경연 분들과 있으면 적어도 이런 고생은 안할텐데..라고 생각했다. 선생님이 책에서 워낙 잘 설명을 해주셨으니까!)

그리고 또! 간식시간에 제공되는 과일, 스낵, 쿠키 등이 바로 눈앞에 있으니 조금 힘들었다. 특히 포도가 나왔을 때는 내가 포도만 먹는 걸 아시는 분들이 포도다 외치며 좀 먹으라고 들이대서 사양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먹을까 하는 유혹이 0.1초간 일긴 했지만 시간이 일단 안 맞았고, 밀가루로 깨끗하게 씻은 포도가 아니라 내키지가 않아 웃으며 나중에 먹겠다고 했다. 점심시간엔 다들 식사하러 가시고 난 혼자 산책을 했다. 길을 걷다 1시가 되어 벤치에 앉아 깨물던 포도한알의 맛! 그건 정말 꿀맛이었다. 포도껍질이 톡 터지면서 그 안의 달콤하고 풍부한 과즙이 입안에 솨악~ 퍼지는 질감이란! 정말 굶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거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마침 날씨가 너무 좋고 바람이 시원해서 삼성동 일대를 걸으니 기분도 더 상쾌해지고 중요한 결정도 한가지 내릴 수 있었다.

코칭에서는 모든 인간이 고귀하고 순수한 존재이며 무한한 가능성을 가졌다고 전제한다. 다만 환경과 교육에 의해 그 순수한 존재에 대한 의식이 없어져 무시하고 왜곡하게 되는 것이다. 이 의식을 순수존재의식이라고 하는데, 근본적으로 이 의식이 나의 가치관과 의미, 감정, 생각, 행동을 결정한다. 순수한 존재를 의식하지 못하면 존재가 의도하는 바와는 다른 다른 가치를 추구하거나 자신의 잠재력을 부정하는 감정, 생각, 행동을 하는 것이다. 이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참나와 어떻게 같고 다른지 난 잘 모른다. 불교에 대한 이해가 아직 낮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서양 철학,종교,심리학 분야의 통합사상가로서 의식연구의 대가이자 세기적 지성인 켄윌버의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그림을 그려보고자 하지만 아직 어렵고 불분명하다.

오늘 한가지 분명하게 깨달은 것은, 인간은 누구나 자신만의 독특한 모습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을 존재, 참나, 자기, 기질, 재능…뭐라고 부르든 말이다. 며칠 전에는 이것이 변화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아니다. 이것은 절대 변치 않는다. 태어날 때부터 내 안에 같은 모습으로 있지만, 자라오면서 학대, 지나친 사랑, 잘못된 정보나 가치관의 주입 등을 거치면서 이 모습에 대한 인식이 변하는 것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가려지거나 잊혀진 나의 원래모습을 찾는 것이다. 시대와 세상의 잣대에, 부모님과 선생님의 요구에, 범람하는 정보와 전문가들의 각기 다른 견해에 흔들리고 상처받아왔던 나에게 새롭게 생명력을 부여하는 것이다. 나의 생각이나 감정, 가치라고 믿어왔던 것에 의문을 가져보고 그것이 진정 나의 것인지, 외부에서 주어진 것은 아닌지 가려내 본다. 원래의 모습을 찾기란 분명 어려운 일일 테다. 짧지 않은 여정일 것이다. 더구나 어디서 끝이 날지, 어디로 가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 이게 나의 진정한 모습이라고 확신이 들다가 어느 순간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이지 않고서는 궁극의 행복을 누릴 수 없다. 내가 아닌 남이 되려고 한다면, 나를 내가 아닌 것으로 포장하려 한다면 그것은 위선이고 패배이다.

과거와 지금을 돌아보며 나의 순수한 모습을 묘사해 본다.

- 나는 자비(연민과 포용)롭다.
- 나는 호기심이 강하고 새롭거나 다른 것에 열려있다.
- 나는 따뜻하고 강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 나는 최선을 다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 내용은 긍정의 가치도 부정의 가치도 아니다. 어떻게 나를 쓰느냐에 따라서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갖게 된다. 또한 이 묘사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단어가 바뀔 수 있고 우선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 그리고 새롭게 더하거나 빼는 내용도 있을 것이다. 나는 지금의 묘사에 얽매이지 않는다. 매일 어린아이의 눈으로 나를 바라볼 것이고 매일 새롭게 태어날 것이다. 그리고 나의 순수한 원래 모습에 매일 조금씩 다가갈 것이다.

먼 길을 돌아 원점으로 돌아온 거 같다. 남들이 다 아는 것을 난 이제서야 발견한 것도 같다. 하지만 오늘의 발견은 나 스스로 오랜 여행을 통해 깨달은 것이다. 이것은 내 안에 깊이 남을 것이다. 남은 인생 살아가는데 내 삶의 지침이 될 것이다. 오늘 나는 다시 태어났다.

<< 일과 >>
5시 15분 기상, 글쓰기
7시 외출 준비
8시 코칭실습
9시 코칭수업 참석
7시 집 도착 및 관장
8시 독서
10시 30분 인터넷
11시 취침

* 포도를 먹는 중간중간에 물을 마시니 배고픔은 역시 일지 않았다. 오늘은 한 2.5리터의 물을 마신 듯하다. 녹차나 둥글레차등을 마셔도 되는지 몰라 하루종일 생수마셨는데, 그것도 그리 나쁘진 않다. 이젠 홀짝거리며 마시는 것도 조금 익숙해진 듯 하다.

* 몸의 떨림이 보다 많이 의식된다. 가만히 앉아서 배에 손을 대보면 몸이 강하게 떨려온다. 오늘 한 20번도 넘게 몸에 손을 대본 것 같다. 장기가 보다 역동적으로 활동해서인지, 몸에 당분이 부족해서인지 잘 모르겠다. 건강의 위험신호이진 않겠지? 어쨌든 많이 신경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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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쌤
2007.05.27 10:50:20 *.207.221.12
^^ 마음이 점점 더 예뻐지는군요.
오리쌤도 변화경영을 시작하려 하는데
우선 "참나잃기 음주일기"부터...?
몸에도 안좋고 돈도 나가고 시간도 버리는 음주 !!
지혜님 본받아서 "참나찾기 금주일기"로 할까 ?
음~ 하여튼 단식 마무리 잘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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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현
2008.09.26 12:15:44 *.144.1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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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나현
2008.09.27 17:14:43 *.144.1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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