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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기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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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6일 11시 12분 등록

실패와 방황이 있어 더 아름다운 이야기

 

베토벤 바이러스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서툴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수많은 실패와 방황속에서도 좌절하거나 방향성을 잃기보다는 놓칠 수도 있는 삶의 묘미와 꿈을 향한 힌트를 잡아채고 다시한번 어제보다 나은 자신을 향해 뚜벅뚜벅 투박하게 걸어가는 소박한 분투기다. 그들이 너무나 쉽게 자신의 길을 찾고 성공이라는 열매를 얻어낸다면 통쾌할지언정 우리네의 삶에 이렇게도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할 것이기에 지금의 실패와 방황이 더욱 반가울 수 밖에 없다.

 

과거로의 회귀를 선택한 강마에는 한걸음 더 나아간다. 우리가 기대했던 영웅의 행보와는 어울리지 않는 선택말이다. 왜냐하면 그를 도발한 시장에게서 자신의 정체성이 또 다시 흔들리면서까지 진지한 대응을 해야 할 필요는커녕 그가 가슴에 설명할 수 없는 생채기를 내면서까지 내쳤던 새로운 관계의 단절을 더욱 확고히 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증명하는 역할을 할 뿐이니까.

 

그런 그에게 태클이 들어온다. 소심한 박혁권이지만 강마에의 선택을 듣고는 최대한 감정을 억누르면서도 '혼자서만 멋지다'며 강마에를 의미심장하게 야유한다. 애써 태연함을 가장하며 도피와 단절을 꾀하는 그에게 잽을 한방 먹인 것이다. 두루미가 바톤을 이어 받는다. 이번에는 겉으로는 담담한 모양새를 띄고 있지만 강마에가 쌓아놓은 허술한 방어벽을 강타하는 강력한 훅이다. 휘청거리는 강마에 그리고 두루미의 그에 대한 변하지 않는 애정이 묻어나는 진심어린 조언에 또 한번 가슴이 먹먹해지는 한 남자.

 

 

최적의 해법이 준비되지는 않았지만 일단 망가지고 부딪혀보기로 결심한 그에게 리틀 강건우가 또 다른 각도에서 어퍼컷을 날린다. 미워해도 좋고 제자로 여기지 않아도 좋으니 자신이 동경하고 따르고 싶어했던 스승의 모습을 지켜달라는 여린 제자의 호소앞에 강마에는 또 한번 자신만의 투쟁을 위한 전의를 불태운다. 여전히 자신의 선택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지만.

 

마지막 결정타가 그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누군가를 순수하게 돕는다는게 무엇인지 느끼게 해주었던 단원들이 그들다운 방식으로 짧지만 의미심장하게 던진 응원같기도 하고 협박같기도 한 귀여운 도발이 강마에를 위로하고 전투력을 배가시켜준다. 이제 더이상 그는 혼자가 아님을 깨닫게 된다. 좌청룡 우백호에다가 애증이 묻어나는 소박한 단원들의 응원까지 등에 업은 강마에에게 더이상 두려움과 의구심은 찾아볼 수 없다.

 

 

이미 위기때마다 선보였던 강마에만의 비전절기가 다시한번 취임식에서 이기어검을 연상케 하는 무형의 지휘를 통해 거침없이 시전된다. 예상하지 못했던 강마에의 반격에 속절없이 무너지는 신임시장, 그리고 환호하는 사람들속에 전임 강춘배 시장의 통쾌한 빈정거림이 재미있게 어우러진다. 사람들은 알고 있다. 이 순간의 승리가 영원한 승리가 아닌 것임을. 그래도 마냥 좋을 뿐이다. 어느 순간 그들의 나약한 마음을 지탱해 주었던 우상의 상징성을 지켰다는 기쁨. 그리고 다시한번 현실이라는 괴물과 맞서 싸울 수 있는 용기를 얻어냈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행복하다.

 

 

대선율을 찾아가는 사람들

 

강마에는 의도하지 않았던 이번 전투를 통해서 그가 단절하고자 했던 변화의 소용돌이속으로 다시 돌아올 수 밖에 없다. 그가 맹신해왔던 주선율에 의미있는 대선율이 양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할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아마도 그 길은 주선율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신의 가슴 깊은 곳에 내재되어 있던 자연스런 체험을 그 어떤 제약과 편견없이 조화롭게 끌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그는 더이상 혼자가 아니기에 자신만의 대선율을 찾아내고 다른 이들의 대선율과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기쁨을 맛보게 되지 않을까.

 

 

두루미는 익히 밝혀왔듯이 사랑의 마에스트로서 그녀 자신이 선택한 주선율을 근본적으로 위협받아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적절한 대선율을 찾아가는데 누구보다 능수능란하다. 기술이 뛰어나기 보다는 대선율의 의미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더 나아가 그녀는 다른 이들의 대선율을 찾아내는데에도 탁월한 내공을 보여준다. 관계의 윤활유를 뿌려주고 언제든지 다시 빠질 수 있는 함정에서 사람들을 구해주는 것이야말로 그녀만의 대선율의 핵심가치이기 때문이다.

 

리틀 강건우는 음악적 성장이라는 주선율에 집착한 나머지 그의 가슴을 시커멓게 멍들게 했던 스승의 독설에 자기도 모르게 물들어간다. 독해지라는 스승의 감정적인 조언을 능동적 해석없이 받아들인 결과다. 그러나 두루미를 통해 그는 자기다움의 훼손위기에서 벗어나 강마에가 박혁권에게 설명했던 그만의 강점, 올포원이 아닌 원포올의 마음가짐을 되찾게 된다. 그 선택은 잠시동안은 그를 더 좌절하게 할지도 모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만의 경쟁력으로 더 큰 희망을 잉태하게 될 것이다.

 

 

정희연은 또 어떤가. 자신이 가장 빛나고 아름다울 수 있는 모습을 되찾아 남편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어했지만 돌아온 것은 남편의 정신적 외도뿐이다. 비록 의도하지 않은 불행한 사건이 계기가 되었지만 정희연은 남편과의 진정한 소통을 통해 그동안 표현하지 못했던 자신의 속내를 털어 놓음으로써 자신만의 주선율(첼로리스트로서의 삶)에 대선율(동반자의 지지와 인정)을 입히는데 성공한다.

 

하이든과 배용기에게 음악적 삶이라는 주선율보다 그 가치를 가슴깊이 각인시키는데 결정적 도움을 주었던 김갑용에 대한 애달음이 더욱 소중하다. 그가 보여준 자존감을 지키기 위한 도구로서의 음악에 대한 간절한 애정이 두 사람의 가슴을 울린다. 우리 자신안에서만 빛나는 주선율보다 우리 삶을 더욱 풍성하고 의미있게 만들어 주는 함께 나누는 마음이라는 대선율이 더욱 아름다운 이유다.

 

 

이제 각자가 찾아낸 대선율이 어떤 모습으로 하모니를 이루어낼지만이 남아 있다. 그들은 또 다시 그들만의 선율을 잃을 수도 있고 방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생에서 세속적 기준의 주선율만이 중요하지 않다는 소박한 진실을 그들이 깨달았다는 것 만으로도 그들의 미래는 밝다. 이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잊고 있었던 우리 자신만의 대선율을 찾아나서자. 그것들이 어우러진 미래의 어느 곳에서 각자의 자기다움이 아름답게 연출해 내는 하모니를 만끽할 수 있으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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